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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꿈과 현실 사이에서 <카페 소사이어티>(2016)

2017년 03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꿈을 갖고 할리우드에 입성한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할리우드의 화려한 정취에 빠지게 되고, 삼촌의 비서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돈이 우선인 보니에게 실연당한 뒤 뉴욕으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사는데, 몇 년 후 두 사람은 뉴욕에서 재회하게 된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에 주로 모이던 사교계 명사와 귀족, 예술가를 지칭하는 단어다. 영화는 당시 사교계의 화려한 겉모습 속 일그러진 욕망과 공허함을 우디 앨런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냉소의 시선으로 들춰낸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로맨틱함으로 전...

현대인들의 회색빛 우화 <아노말리사>(2015)

2017년 0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강연 차 신시네티에 도착한 작가 마이클(데이빗 듈리스)는 강연 하루 전날 밤 문득 고독함을 느낀다. 그는 호텔 옆방에서 우연히 들린 ‘특별한’ 목소리의 주인 리사(제니퍼 제이슨 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노말리사>는 <이터널 선샤인>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찰리 카우프만과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입지를 다져온 듀크 존슨이 공동 연출을 맡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연속적인 동작을 미세한 단위로 분할해 한 장씩 찍는 이 기법은 1초에 24장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다시 한 번,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1964)

2017년 0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이 영화는 한창 인기몰이 중인 비틀즈 멤버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가 TV쇼 생방송을 앞두고 떠난 1박 2일의 결코 순탄치 않은 여정을 담았다.<하드 데이즈 나이트>는 비틀즈의 세 번째 앨범 수록곡이자 전 멤버가 등장하는 첫 영화이기도 하다. 리처드 레스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1964년 오리지널 필름 버전이 최근 비틀즈 탄생 50주년을 맞아 디지털 복원작업으로 재탄생됐으며,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6년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라는 이름으로 개봉된 바 있다. 레스터 감독은 시종일관 기...

서울역이 품은 또 다른 모습 <서울역>(2016)

2016년 1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집을 나온 혜선(목소리 심은경)은 자신을 원조교제에 이용해 돈을 벌려는 남자친구 기웅(목소리 이준)과 서울역 근처 허름한 여관에서 지내고 있다. 딸을 찾아 나선 혜선의 아버지 석규(목소리 류승룡)는 서울역까지 오게 되는데, 한 노숙자로부터 시작된 바이러스가 퍼지며 순식간에 서울역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 <서울역>은 최근 개봉한 실사영화 <부산행>으로 흥행에 성공한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연 감독의 작품은 대부분 어른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까발려 보여 주는 냉소의 현실 그 자체다. 특히 <서울역&...

모두가 여전히 어른이 돼 가는 중 <태풍이 지나가고>(2016)

2016년 1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과거 소설가로서의 영광은 뒤로한 채 흥신소 사립탐정으로 살아가는 료타(아베 히로시). 어느 날 어머니(키키 키린)의 집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을 발견하게 되고, 갑작스런 태풍으로 인해 헤어진 아내 그리고 아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태풍이 지나가고>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 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다. 어린 시절 태풍이 지나간 후 왠지 맑아진 것 같은 거리의 모습을 떠올린 감독은 작은 일상의 순간을, 삶을 통찰하는 묵묵한 메시지로 환원한다. 이는 현실을 껴안고, 꿈을 이루지도 포기하지도 못한...

부당함에 맞서는 당당한 여성들 <서프러제트>(2015)

2016년 10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1900년대 초 영국, 세탁장에서 일하는 모드 와츠(캐리 멀리건)는 불합리한 처우와 모욕 속에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동자다. 여성 참정권을 부르짖는 서프러제트를 만난 후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작은 희망의 불씨가 빛을 내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녀는 세상의 부조리와 부당함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거리로 나서게 된다.영화 <서프러제트>는 약자에 대한 억압과 강요를 당연시 여기는 사회를 향해 불합리함을 외치는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생소한 단어인 서프러제트는 ‘참정권, 투표권’을 뜻하는 ‘suffrage’에서 파생된 뜻으로,...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젊은 날 <싱 스트리트>(2016)

2016년 09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학을 간 코너(페리다 월시-필로)는 매일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모델 지망생 라피나(루시 보인턴)를 사랑하게 된다. 자신을 인디밴드 보컬로 소개한 코너는 라피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며 서서히 희망과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싱 스트리트>는 존 카니 감독의 세 번째 음악영화다. 이미 <원스>, <비긴 어게인>으로 그 감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존 카니는 <싱 스트리트>에서도 음악이 주는 감동과 더불어 사랑, 꿈, 치유의 과정을 섬세하고 탁월하게 포착한다.<싱 스트리트>...

행복한 4등을 응원하며 -<4등>(2015)

2016년 08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초등학교 수영선수 준호(유재상)는 만년 4등이다. 수영을 좋아하지만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엄마는 1등을 해야 한다며 수시로 닦달하고, 코치(박해준)는 체벌을 가하며 순위에 욕심 없는 준호를 자극한다. 결국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걸지만, 체벌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져만 간다. <4등>은 정당함을 등에 업은 현시대 ‘폭력’에 대한 단상이다. 승자에게만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 폭력의 민낯을 외면하는 이기심의 단면을 만년 4등 수영선수의 불안한 일상과 두려움의 정서를 통해 꼼꼼히 밟아 간다. 이 사회에서 체벌은 가장 정당화된 폭력의 이름...

잿더미 속 빛나는 인간다움 -<사울의 아들>(2015)

2016년 07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나치의 학살이 극에 달했던 1944년 아우슈비츠. 여느 때처럼 시체를 처리하던 존더코만도 사울(게자 뢰리히)은 어느 날 시체더미 사이에서 작은 숨을 몰아쉬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발견하게 된다. 아들에게만은 정식으로 장례를 치러 주고 싶었던 그는 랍비를 찾아 비밀스레 수용소를 뒤지기 시작한다.  <사울의 아들>은 1944년 비르케나우에서 일어났던 존더코만도(나치의 학살을 돕는 유태인 포로)의 봉기를 그 배경으로 한다. 이들은 다른 포로들보다 처우는 좋았으나 대학살의 증인이 될 위험이 있어 3~4개월마다 처형당했던 자들이다. 지난해 ...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찾는 여행 -<그레이트 뷰티>(2013)

2016년 06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그레이트 뷰티>는 현대 로마를 배경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한 남자, 로마 사교계를 주름잡는 핵심 인물 젭(토니 세르빌로)의 여정을 담는다. 이 영화로 “이탈리아의 차세대 거장임을 보여 주는 완벽한 예”라는 찬사를 받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그는 <그레이트 뷰티>를 통해 과거와 현재, 실재와 환상을 넘나들며, 쇠락한 현대 로마가 품은 허무함의 정서를 비집고 들어가 가려져 있던 순수한 아름다움의 시기를 상기시킨다.영화 속에서 로마는 과거의 영광이 사라진 허울뿐인 이미지로 등장한다. 특히 상반된 두 로마의 모습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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