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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일상이 모여 삶을 완성하다 <에브리데이>(2012)

2018년 03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카렌(셜리 헨더슨)의 남편은 마약 밀수로 수감 중이다. 카렌은 4명의 어린 자녀들이 행여 아빠의 얼굴을 잊을까 봐 주기적으로 수백 킬로미터가 떨어진 교도소를 오가고 있다. 남편의 부재는 카렌을 점점 무너지게 만들지만 계절이 바뀌고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며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은 어느덧 희망의 시간으로 변화한다. <에브리데이>는 가장을 기다리는 한 가족의 5년을 그린다. 그들이 삶의 무게를 견뎌 내는 모습, 그리고 그들의 사소한 일상을 경험하게 해 주는 잔잔한 감동이 담겨 있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영화 속 5년의 시간을 그려...

달빛을 입은 아름다운 성장 <문라이트>(2016)

2018년 0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큰 이슈 중 하나는 <문라이트>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이다. 모두가 <라라랜드>의 수상을 기대하고 있을 때, 아카데미는 미국 사회에 강하게 뿌리박힌 편견의 시선을 견뎌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흑인 청년의 성장담에 손을 들어줬다.이 영화의 원작은 희곡 <달빛 아래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로, 연극으로 제작되기 전에 먼저 영화화됐다. 구조 또한 주인공의 유년기(리틀), 소년기(샤이론), 청년기(블랙)의 이름을 사용했는데, 이는 현재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의 단면을 그대로 흡수하려 한...

자유를 기다리는 12년의 비극 <노예 12년>(2013)

2018년 0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1841년 뉴욕. 노예 제도가 폐지된 미국 북부에 거주하던 흑인 음악가 솔로몬(치웨텔 에지오포)은 어느 날 납치돼 남부로 팔려 간다. 자유인임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그는 노예 신분의 ‘플랫’으로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끔찍한 삶을 살게 된다.  영화는 실제로 남부인들에게 납치됐던 솔로몬 노섭의 자서전 『노예 12년』을 원작으로 한다. 이 책은 노섭이 자유를 다시 찾은 지 1년 후인 1853년에 집필한 작품으로, 지옥 같던 노예 생활을 매우 상세하고 대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감독 스티브 맥퀸은 서인도제도 출신의 흑인이다. 어릴 적 ...

집착과 결핍이 낳은 파멸 <폭스캐처>(2014)

2017년 1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명예에 대한 결핍을 안은 채 살아간다. 듀폰사의 후계자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은 그런 마크에게 자신이 이끄는 팀 ‘폭스캐처’에 합류하길 제안하고, 그는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존 듀폰을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베넷 밀러 감독의 <폭스캐처>는 인간의 일그러진 내면, 그것이 결핍을 만났을 때 치닫게 되는 파멸의 모습을 냉담하고 건조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실제 1996년 미국에서 발생했던 ‘존 듀폰의 데이브 슐츠 살인사건’을 바탕으...

절망 끝에서 만나는 한 줄기 빛 <러스트 앤 본>(2012)

2017년 1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아마추어 복서 알리(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다섯 살 된 아들과 함께 누나 집에 얹혀산다. 클럽에서 우연히 알게 된 스테파니(마리옹 꼬띠아르)가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게 되자, 둘은 각자의 결점을 보완하며 어느덧 사랑과 치유의 관계로 발전해 간다.크렉 데이빗슨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러스트 앤 본>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에 의해, 다리를 잃은 여성과 감정이 상실되고 육체만 남은 남성을 통해 치유와 관계, 사랑을 논하는 러브 스토리로 완성됐다. 감독은 초기작 <내 마음을 읽어 봐>에서는 소심한 사무직 여성...

절망에서 피어나는 감미로운 블루 <본 투 비 블루>(2016)

2017년 10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한때 웨스트코스트 쿨 재즈로 명성을 날렸던 쳇 베이커(에단 호크)는 현재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고독과 갈증은 끊임없이 그의 영혼을 좀먹었지만, 그런 그의 곁을 지키는 제인(카르멘 에조고)의 노력으로 재기의 길에 오르게 된다. <본 투 비 블루>는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1960년대 삶을 중심으로 성공과 몰락의 시기를 함께 넘나들며 재기를 노리는 그의 열정에 주목한다. 동시에 예술가로서 끝없이 채우고자 했던 심연의 공허함과 원초적인 우울함의 정서 또한 재즈의 선율로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재즈에 심취한 청소년기를 보낸...

불안한 청춘, 그것이 무엇이든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

2017년 09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개강을 3일 앞둔 대학 새내기 제이크(블레이크 제너)는 개성 넘치는 룸메이트들과 함께 성년의 자유를 만끽 중이다. 술과 춤, 음악, 이성 친구들과의 만남 등 모든 것이 즐겁고 새롭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 역시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웃음과 향수를 자아내는 영화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성년의 길목에 선 인물들이 겪는 3일간의 좌충우돌을 통해 자유와 불안, 그리고 혼돈이라는 젊은 날의 에너지를 유쾌하게 담아낸다. 팝 음악, 화려한 패션, 비디오 게임 등은 물론 당대 유행했던 음료, 포켓볼 초보자들이 쓰던 일명 ‘엄마손’, ‘환상특급’...

빛나는 인생의 기억들에 대한 찬가 <라라랜드>(2016)

2017년 08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예술가의 삶을 꿈꾸며 살아가는 청년들이다.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하게 된 이들은 젊음의 시간을 함께 달리며 사랑과 꿈 그리고 예술 사이에서 좌절과 행복을 경험한다.‘라라랜드’는 통상 꿈같은 세계,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라라’라는 발음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스크린을 통해 잠시나마 꿈을 꾸는 할리우드라는 무대, 즉 LA를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위플래쉬>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 장르에 대한 ...

그래도 짐을 서로 지며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2017년 07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급작스런 심장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다니엘(데이브 존스)은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해 복지 센터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차디찬 냉대뿐이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몰린 다니엘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맞서게 되고, 같은 처지에 놓인 싱글맘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를 만나게 된다.사회적 약자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 제도의 부조리를 예리하게 건드리는 감독 켄 로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사회 제도의 부조리, 관료적 시스템에 대한 날선 비판과 함께 ‘인간 존중’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영국의 뉴캐슬을 배경으로 한다. 이 도시는 급박한...

하나로 이어지는 엄마와 딸 <줄리에타>(2016)

2017년 06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12년 전 집을 나간 딸 안티아(프리실라 델가도)를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는 줄리에타(엠마 수아레스)는 우연히 딸의 소식을 듣게 된다. 자신의 실수로 멀어진 딸에 대한 죄책감으로 줄리에타는 하루하루 과거를 회고하며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캐나다의 소설가 앨리스 먼로의 단편 소설 , , 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이 영화는, 욕망과 죄의식 그리고 모성을 섬세한 감정 흐름을 통해 탁월하게 표현한다. 스페인 출신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1999년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발표하면서 여성과 모성에 대한 탐구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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