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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음식으로 전하는 화해와 회복 <바베트의 만찬>(1987)

2019년 06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마티나(버짓 페더스피엘)와 필리파(보딜 키에르)는 마을 신앙 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자매다. 어느 날 바베트(스테파니 오드런)라는 여인이 찾아와 유명한 오페라 가수 파핀(장 필립 라퐁)의 편지를 전한다. 필리파는 보수적인 청교도 목사였던 아버지의 반대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파핀을 떠올리며, 바베트를 들이고 그녀와 함께 지내게 된다. 수년 후 큰돈이 생긴 바베트는 자신의 요리 솜씨로 두 자매의 돌아가신 아버지 기일을 챙기겠다고 선언한다.최근 음식과 관련된 영화가 부지기수로 제작되고 있다.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카모메 식당>, <리틀 ...

채플린이 말한 웃음과 희망의 가치 <모던 타임즈>(1936)

2019년 05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하루 종일 공장에서 기계처럼 일하다가 신경 쇠약에 걸린 한 공장 노동자(찰리 채플린)는 파업 시위의 주동자라는 오해를 받아 수감됐다가 모범수로 풀려난다. 그러나 그는 자본가들의 모욕과 생활고에 지쳐 다시 감옥으로 돌아갈 궁리를 한다. 그러던 중 부모를 잃고 굶주린 소녀(파울레트 고다드)를 만나면서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찰리 채플린의 1936년 영화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는 알아도, 그가 산업화가 시작된 미국의 자화상을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담아낸 영화감독이었...

소멸하는 것의 쓸쓸함을 담다 <선셋 대로>(1950)

2019년 04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가는 곳마다 퇴짜를 맞는 무명 시나리오 작가 조 길리스(윌리엄 홀덴)는 압류당할 위기에 놓인 차를 선셋 대로에 주차하다가 노마 데스몬드(글로리아 스완슨)를 만난다. 조가 시나리오 작가임을 알게 된 노마는 자신의 전기를 부탁하고, 조는 노마의 저택에 머물게 된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연인이 된 두 사람.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노마가 과거 화려했던 은막의 기억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그들 사이에 위기가 찾아온다.무성 영화 배우의 쇠락과 재기를 그린 <아티스트>,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다음 세대에게 내줘야 하는 ...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 <안녕하세요>(1959)

2019년 03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아침이 시작되는 일본의 한 마을. 마주 보고 있는 주택 단지의 정겨운 비질 소리, 바쁘게 마을을 통과하는 기차 소리로 일상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방귀 뀌기 장난을 치며 등교하고, 어른들은 언제나 그렇듯 “오하요”(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한다. 평범함이 반복되던 어느 날, 장난꾸러기 형제 미노루와 이사무는 부모님께 TV를 사 달라고 졸랐다가 거절당한 후 침묵으로 반항하고, 마을에는 부녀회 회비를 둘러싼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일본 모더니즘 영화를 대표하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1959년 작 <안녕하세요>는 TV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

‘영화가 사랑한 영화’를 위해 <카사블랑카>(1948)

2019년 0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약 1년 전 미국 댈러스 경매장에서 영화 <카사블랑카>의 마지막 남은 이탈리아어 포스터가 경매됐다. 영화 포스터로는 사상 최고 금액인 47만 8,000달러(약 5억 400만 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런던 애프터 미드나잇>이 2014년 경매에서 낙찰된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라 한다. 영화의 화제성이나 포스터 자체의 희귀함, 그 위에 대중의 변치 않는 사랑을 한 겹 더 입은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개봉 당시 <카사블랑카>는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국제 정서가 가져온 시대의 서늘함과 그 안에 담긴 애절하고도 ...

그래도 삶은 희망을 품는다 <자전거 도둑>(1948)

2019년 0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빛바랜 흑백 필름 속, 한 남자가 하염없이 자전거를 찾아 헤맨다. 그를 따라나선 어린 아들은 연신 땀을 닦으면서도 부지런히 아버지의 발걸음을 좇는다. 이들이 그토록 찾고자 하는 것은 낡고 덜그럭대는 중고 자전거지만, 이 자전거를 찾느냐 못 찾느냐의 문제는 곧장 이들 가족의 생사와 연결된다. 그들의 공허한 눈빛은 어느덧 간절한 기도가 되고, 이들의 땀과 뜀박질, 건조한 회색 도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비극의 시기를 마주하게 한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어렵사리 포스터 붙이는 일...

기억 속의 예술과 여정 그리고 사람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8)

2018년 12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벨기에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와 젊은 사진작가 JR은 포터 트럭을 타고 프랑스 전역을 누비는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역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소환된 사람들의 기억은 영화를 지탱하는 묵직한 스토리가 되고, 그들의 사진은 건축물 위에 아름답게 치장된다. 어느덧 도시는 삶의 회한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생명력 넘치는 갤러리가 된다. 아녜스 바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모두의 이야기를 끌어안는 다큐멘터리스트다. 2000년대 이후 그녀의 작품 <이삭 줍는 사람과 나>(2000...

영화로 만나는 빈센트 반 고흐 <러빙 빈센트>(2017)

2018년 11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아버지의 부탁으로 1년 전 사망한 빈센트 반 고흐의 집을 찾아 나선 아르망(목소리: 더글러스 부스). 아르망은 빈센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와 함께,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비밀을 조심스레 추적해 가다가 마을 구석구석에서 생전의 빈센트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 마주친다. 그러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빈센트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된다. <러빙 빈센트>는 개봉과 동시에 기술적인 부분으로 주목받았다. 배우의 연기를 촬영한 후, 그림으로 옮기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인물 동작을 구현해 냈을 뿐만...

그렇게 소녀는 어른이 돼 간다 <레이디 버드>(2018)

2018년 10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자신을 ‘레이디 버드’로 불러 달라는 소녀 크리스틴(시얼샤 로넌). 그녀는 학생 회장 당선보다 선거 준비 과정이 더 즐겁고, 수학 성적은 바닥이지만 수학 올림피아드에는 나가고 싶은, 조금은 독특하고 꿈 많은 소녀다. 그녀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꿈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자신의 꿈을 우습게 여기는 엄마와 지긋지긋한 새크라멘토를 떠나 화려한 뉴욕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프란시스 하>를 통해 가난한 청춘의 삶을 개성 넘치는 유머로 보여 준 배우 그레타 거윅은 첫 연출작 <...

삶은 예술이고, 예술의 완성은 사랑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2011)

2018년 09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바이올리니스트 나세르 알리 칸(마티유 아말릭)은 첫사랑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그러나 아끼는 바이올린이 부서지던 날, 첫사랑에 대한 아픔과 우울로 인해 죽음을 결심하게 된다. 죽음을 기다리는 하루하루, 그는 지나간 추억과 기억을 만나게 되고, 여섯째 날 인생의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삶과 예술,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카툰 작가 및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동하는 이란 출신의 마르잔 사트라피는 실사 영화에 만화적 색감을 덧입혀 이란의 이국적 풍경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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