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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클리닉

평범한 오늘 하루에 감사

2020년 07월 2주 (2020-07-12) 정 선 집사(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을 열지 않아도 집안에서 날씨가 어떤지 알 수 있어 감사하다. 과거 반지하나 집들로 둘러싸여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산 적이 있었다. 새벽까지 일하고 무사히 들어와 곤히 자는 남편의 모습이 참 감사하다. 내가 정신없이 회사 다닐 때는 이 모습을 볼 여유조차 없었다. 
일어나라고 재촉해도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을 깨울 수 있는 사실도 감사하다. 직장에 다닐 때는 자고 있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아침 일찍 조용히 출근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이가 깨서 회사 가지 말라고 울며 매달리면 매정하게 뿌리쳐야 했다. 아이들이 등교를 하면 말씀을 읽거나 듣고, 커피 한 잔을 여유롭게 마실 수 있어 감사하다. 출근길 지하철은 지옥철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한 시간이 넘도록 사람들 틈에서 끼여 이리저리 밀렸는데, 지금은 흔들리지 않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남향에 빨래를 널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햇빛과 바람에 옷을 말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비록 전셋집에 4인 가족 방 두 개뿐인 집이지만 말이다. 남편이 일어나면 김치와 계란프라이뿐이어도 함께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 예전에는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 번 주일 저녁뿐이었다. 꿈만 같은 재택근무도 감사하다. 틈틈이 해야 할 일이 들어오면 일한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지도 못했고 할 줄 아는 일도 별로 없지만, 이십 년 넘게 해 오던 일을 할 수 있으니 주님의 은혜다.
아들 녀석 돌봄교실이 끝나면 학교 앞에서 기다렸다가 함께 집으로 오는 길도 감사하다. 아들이 어린이집을 다닐 때는 가장 먼저 가고,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서 엄마를 기다렸었다. 저녁이 되면 신랑 없는 독박 육아지만 아이들의 미소에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요즘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아이 없이 이 힘든 인생을 어떻게 사나 싶다.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오늘 하루도 주님이 지켜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두 손 모으고 잠든다.

Vol.186 2020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