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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감상

바울 선교의 첫 열매

2014년 09월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사도행전 16장에는 아시아 지역으로 선교를 가려 했던 바울을 예수의 영이 막으시고, 밤에 마케도니아 사람이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말하는 환상을 바울에게 보이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행 16:6~10). 이를 계기로 바울은 아시아로 가려던 계획을 접고 유럽으로 나아갔고, 이로 인해 유럽 지역에 기독교 복음이 널리 퍼지게 됐다.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간 바울은 마치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말씀만을 좇아 고향을 떠났던 아브라함을 연상케 한다. 바울은 빌립보에서 기도할 곳을 찾아 강가에 나아가 거기에 모인 여자들에게 말씀을 전했고, 그중에 자주색 천을 파는 루디아라 하는 여자가 그 말을 듣고 있을 때에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주셔서 유럽 최초의 결신자가 됐다. 그뿐 아니라 그녀는 바울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면서 유럽 최초의 교회인 빌립보교회가 세워지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행 16:11~15).
이처럼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던 흔적을 지금 현실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감격하게 한다. 바울이 드로아에서 제일 처음 건너갔던 마케도니아 지역의 항구는 네압볼리였다. 네압볼리는 ‘신도시’라는 의미로 자그마한 항구다. 지금은 이름이 카발라로 바뀌었으며 빌립보에서 16km 정도 떨어져 있다.
바울이 도착했던 곳에는 기념 교회가 서 있고, 그 앞에는 그림에서 보듯이 성경의 내용이 그려져 있다. 왼쪽에는 바울이 꿈에 마케도니아 사람을 만나는 장면이 있고, 오른쪽에는 바다를 건너 네압볼리에 첫발을 내딛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금빛 바탕에 밝은 청색이 청량함과 고풍스러움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현대에 그려진 이 그림은 한 화면에 두 장면을 그리는 옛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장면들도 의도적으로 옛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유럽에 드디어 복음이 전파되고 교회가 세워지는 복음화의 긴 여정이 시작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는지는 이후의 역사가 잘 말해 주고 있다.
바울이 루디아에게 복음을 전한 것과 그녀의 결신 또한 주님의 뜻이지만, 이후의 역사적 흐름에 비춰 보면 중대한 결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빌립보에는 두 사람이 만났던 곳에 루디아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산 아래 고즈넉하게 서 있는 교회, 그리고 그 아래에 흐르는 개천은 당시 루디아와 바울의 만남을 생생히 전하는 듯하다.
루디아교회 안에는 두 사람의 만남을 증거하는 화면들이 많이 있다. 여기 실린 화면은 루디아가 사도 바울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으로, 루디아가 바울과 함께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루디아도 마리아와 같이 평범한 여인이었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즉각 응답함으로써 세계선교에 기여한 중요한 인물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유럽은 5%도 안 되는 기독교 비율에 교인이 없어 교회의 문을 닫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라, 오히려 아시아에 있는 우리에게 다시금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 유럽뿐이겠는가. 유럽 교회의 안타까움이 언제 우리의 형편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우리도 늘 깨어 유럽의 사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jungheehans@hanmail.net

 

Vol.116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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