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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감상

이 땅에 오신 하나님, 예수

2014년 12월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2천 년 전 이 땅에는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이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을 통해 온 인류에게 전해졌다. 예수님께서는 30여 년의 생애를 마치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고, 3일 만에 다시 부활하셨다. 예수님은 사역하시면서 천국에 관한 말씀을 전하셨고, 가난한 자와 병든 자들에게 여러 기적들과 병 고침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로서 사랑의 증거들을 보여 주셨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후, 그의 제자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돼 지금도 전 세계에서는 성탄절에 그분의 탄생을 기념하며 감사하고 있다.
그의 태어나심(Nativity)은 예술가들도 여러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고대와 현대의 두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래 작품은 르네상스 초기인 14세기 초에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활동했던 두치오(Duccio, 1255~1319)의 것인데, 원래 이 그림의 좌우에 이사야와 에스겔 선지자의 입상이 더 달려 있다. 두치오는 이전의 비잔틴과 고딕의 고풍스러움에 섬세함과 고귀함을 살려 매우 우아한 여성적 화풍을 만들어 냈다.
마리아가 붉은 보료 위에 파란색 옷을 입고, 길게 기대듯이 누워있는 모습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상당히 파격적인 구도에 강렬한 색채 처리가 이색적이기까지 하다.
아기 예수는 보통 앞에 위치하는데 여기서는 뒤로 물러나 있고, 그 뒤에 소와 말이 머리만 내놓고 지켜보고 있다. 왼쪽에는 요셉이 이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으며, 위에는 천사들이 이곳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하늘을 우러러 보기도 한다.
아래쪽에는 아기 예수를 씻기는 장면이 있고, 오른쪽에는 목동들이 양 떼를 몰고 와 천사의 말을 듣고 있다. 마리아에 초점을 둔 이 작품은 고풍스러우면서도 조용히 변화를 추구한 두치오의 화풍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런 서양의 고풍스러운 화법을 계승하면서도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살린 것이 바로 이경림의 작품이다. 중세 삼폭대의 제단화 형태를 모방해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왼쪽에는 동방박사 세 사람이 찾아오고 있고, 오른쪽에는 작가의 가족들이 경배를 하고 있다. 중앙에는 두치오의 그림과 같이, 보료 위에 길게 누운 마리아와 그 옆에 요셉이 자리하고 있다. 그 뒤로 역시 아기 예수가 소와 말이 지켜보는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는 마구간 대신에 성벽이 둘러싸고 있다. 위에는 큰 별이 달려 있고, 세 명의 아기 천사가 내려다보고 있다.
작가는 이 장면을 골판지로 작업했으며, 짙고 강한 채색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화면에는 기쁨과 찬양이 가득하며 경배를 드리는 가족의 모습에 사랑이 넘치고 있다. 작가는 두치오의 작품과 유사한 독일의 부조 작품에 착안해 작업했으며, 좌우에 두 장면을 더 넣어서 과거의 동방박사와 지금 2천년 후에 예물을 드리고자 하는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사건은 인류의 역사를 A.D.와 B.C.로 바꿀 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또한, 우리에게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는 귀한 가르침과 모델이다. 다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견해와 입장 차이, 종족과 문화적 차이로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종교전쟁을 종식시켜야 하는 것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계절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한다.
- jungheehans@hanmail.net


두치오, <태어나심>, 1308, 내셔널 갤러리, 워싱턴

이경림, <첫 번째 크리스마스>, 2013, 작가 소장


*한정희 교수의 성화감상은 2014년 12월호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이 코너를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Vol.119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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