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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붙잡는 ‘네게브 정신’

2016년 05월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블레셋의 수도, 그랄에 가다
남쪽의 중심 도시 브엘세바에서 분쟁이 많은 가자지구가 있는 서쪽으로 27km를 달렸다. 그랄 시내라는 표지판이 나오면서 아브라함과 이삭이 아내를 누이라 거짓말을 했던 쓰디쓴 추억(?)의 장소, 당시 블레셋의 수도였던 그랄이 보인다.
승용차로 가기에 다소 버거운 비포장도로의 끝, 여전히 유목민이 살고 있는 그랄 언덕에 이르자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북쪽으로는 해변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사도행전 8장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가 이 길을 따라 왔을 것이다. 7km 지점에는 다윗이 피신하면서 힘을 키웠던 블레셋의 국경도시 시글락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브엘세바 들판이 있는 네게브 지역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크고 넓은 광야가 펼쳐진다. 뒤를 돌아 서쪽을 보니 16km 떨어진 지점에 콘크리트 장막으로 두른 가자지구가 보인다. 오래전에 삼손이 기생을 만난 후 가사 사람들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성 문짝을 들고 나왔던 곳이 바로 여기다.
그랄은 아브라함과 이삭이 애굽으로 내려갈 때마다 들러야 했던 국제적인 고속도로로, 해변에 위치한 남쪽 네게브의 교통 요지다. 이곳을 들를 때마다 무엇이 그렇게 그들을 두렵게 했는지, 왜 그들은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여야 했는지 생각하곤 한다.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광야 가장자리라는, 마을의 지정학적인 위치가 그들을 두렵게 했을까?

 

이삭, 그랄에서 거부가 되다
이삭이 살던 때에 가나안에 흉년이 들었다(창 26:1). 이삭은 흉년을 피해 아버지처럼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애굽으로 내려가려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삭에게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시면서 그 땅에 거류하면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이삭은 이 사실을 믿고, 그다음 해 가장 좋은 땅을 택해 자신이 가진 종자를 뿌렸다.
그랄에 살던 블레셋 사람들은 비웃었다. 요셉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기근이 오면 몇 년 이어서 오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랄 사람들은 그랄 옆 시냇가, 지금은 와디라 불리는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계절천 주변에 곡식을 조금 뿌렸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다음 해 예상을 깨고 많은 비가 내렸다. 그랄 사람들이 조금 뿌린 종자들은 많은 물에 쓸려 갔지만 이삭은 100배의 곡식을 거뒀다. 이삭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거부(巨富)가 됐다.
그렇다. 하나님께서 이삭을 네게브에 두신 이유는 그의 믿음을 훈련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네게브는 여호와를 의지할 때 100배의 복을 받는 지역이요, 불순종할 때는 ‘꽝’, 아무것도 못 얻는 지역이다. 창대하고 왕성하게 하는 복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철저히 배우는 곳이었다.

 

야곱, 하나님의 복을 사모한 사람
하나님께서 복 주시는 원리를 가장 잘 배운 사람은 야곱이다. 비록 처음 그의 관심은 복 자체에 향해 있었고, 아버지 이삭이 누리는 복을 얻기 위해 에서를 제치고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다. 그러나 그는 험난한 인생의 고비에서 하나님의 복을 받지 못하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얍복 강에서도 골반의 신경줄을 다치면서까지 하나님의 천사를 놓지 않고 복을 요구한 것이다. 이것이 ‘네게브 정신’이다. 하나님을 의지하면 100배를 얻고,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때로 주님은 우리를 이런 두려움과 사막지대 같은 시련의 땅으로 몰아가신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네게브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 땅에서 네게브 정신을 발휘해 살아간다면 주님께서 주시는 복을 충만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아브라함의 후손이여, 주님만을 의지해 영육 간의 부요함을 경험하자!

Vol.136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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