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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말씀

언약의 계승자, 그가 누릴 영광

2017년 03월 박희원 목사(<날샘> 디렉터)
본문 : 열왕기상 1장 1절~7장 51절

500년 전, 종교개혁자들은 영적 파탄 상태에 빠져 버린 로마 가톨릭교회에 대항해 개혁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교회가 초대 교회의 영광을 잃어버린 이유는 바로 복음의 진리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오직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교회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종교개혁자들과 비슷한 역사 인식을 가진 성경이 바로 열왕기입니다. 열왕기는 왜 이스라엘이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영광을 잃고 결국 멸망했는지를 다루며, 그 영광의 회복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언약으로 돌이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열왕기 묵상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고, 다시 한번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언약 계승자의 자격(1장)
열왕기상은 “다윗 왕이 나이가 많아 늙었다”(1:1)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이는 지도자가 바뀔 때가 됐다는 뜻입니다(참조 수 13:1). 다윗은 나단 선지자를 통해 영원한 왕조에 대한 하나님의 언약(삼하 7장)을 받은, ‘언약의 원조(元祖)’라 할 수 있습니다. ‘다윗이 받은 언약이 얼마나 바르게 계승돼 가는가?’가 바로 열왕기의 중심 주제입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언약 계승자의 자격은 무엇인가?’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최초로 왕위를 물려받을 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 두 명의 후보자, 아도니야와 솔로몬이 제시됩니다.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명망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군사력까지 갖춘 아도니야가 적임자입니다(1:5~7). 그러나 만약 이스라엘이 이방 나라들과 같은 기준으로 왕을 세운다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은 사라질 것입니다.
이때 선지자 나단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합니다. 나단은 다윗에게 하나님의 언약을 전달했던 사람이며, 또한 다윗과 밧세바의 죄를 고발해 다윗이 회개함으로 그 언약으로 돌아오게 했던 사람입니다(참조 삼하 7:1~17, 12:1~15). 나단은 이스라엘의 왕은 언약을 계승한 사람이어야 함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밧세바를 통해 다윗을 일깨워 여호와 앞에서 행했던 맹세를 기억하게 했고, 다윗은 즉시 솔로몬을 왕으로 선포합니다(1:11~40).
이미 왕좌를 차지한 것처럼 아도니야가 추종자들과 함께 벌였던 잔치는 다윗이 솔로몬을 왕위에 세웠다는 소식에 산산이 깨지고 맙니다. 세상의 방법으로 왕이 되려 했던 아도니야와 그 추종자들은 오히려 솔로몬이 더 빨리 왕이 되게 하고, 자신들의 생명만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1:41~51). 이처럼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의 언약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며, 인간의 능력이나 자격에 의해 획득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언약에 대적한 자들의 파멸(2장)
이후 하나님의 언약을 무시하고 자신의 힘을 의지했던 자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 나타납니다. 죽을 날이 임박한 다윗은 솔로몬에게 먼저 여호와께서 주신 언약 안에 거하라, 즉 “율법을 지켜 행하라”라는 당부로 유언을 시작합니다(2:2~4). 이스라엘의 왕위는 오직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위에서만 정통성을 가질 수 있으며, 그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다윗은 이어서 요압, 바르실래, 그리고 시므이에게 어떻게 행할지를 당부합니다(2:5~9). 요압은 비록 다윗과 함께 전장을 누볐던 군대 장관이었지만 다윗의 명령을 어기고 아브넬과 아마사를 암살한, 언약의 대적자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위해 무고한 피를 흘린 살인자로서 심판을 당해야 했습니다.
다윗을 쫓아오며 모욕했던 시므이도 비록 다윗이 그를 용서해 죽이지는 않았지만 기름 부음받은 자를 멸시한 죗값을 치러야 했습니다. 반면 압살롬에게 쫓겨 도망가던 다윗을 도운 바르실래는 기름 부음받은 자를 돕고 축복한 자이므로 복을 받게 됩니다.
결국 언약을 대적한 자들은 모두 솔로몬에 의해 처단되는데, 그들의 공통된 모습은 바로 ‘어리석음’입니다. 아도니야는 어리석게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윗의 후궁 아비삭을 원했다가 죽임을 당합니다(2:13~25).
이를 계기로 아도니야를 도왔던 제사장 아비아달은 쫓겨났고, 요압도 죽임을 당합니다(2:26~35). 시므이 역시 예루살렘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솔로몬의 명령을 무시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죽임을 당합니다(2:36~46). 이처럼 어리석은 자들은 자신을 파멸로 이끕니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얻는 지혜와 대조를 이루는 이들의 어리석음은 솔로몬의 왕위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언약 계승자의 영광과 그림자(3~4장)
솔로몬은 언약의 계승자였지만 어떤 자격을 갖췄던 것도 아니고, 또 하나님 앞에서 완벽하게 거룩한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애굽의 바로와 정략결혼을 하고 백성이 산당에서 제사하도록 허용한 것은 그가 온전히 이상적인 통치자는 아니었음을 보여 줍니다(3:1~2).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통치 초기에 솔로몬은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3:3). 그는 기브온 산당에서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립니다. 성막이 아닌 산당에서 드린 제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이를 사랑과 헌신의 표현으로 받으시며, 그날 밤 그의 꿈에 나타나셔서 무엇을 원하는지 물으십니다(3:4~5).
솔로몬은 자신의 왕위가 아버지 다윗으로부터 왔음을 인정하는데, 이는 자신에게는 왕이 될 자격이 없다는 고백입니다(3:6~7). 이어서 백성을 재판할 수 있는 분별력, 곧 ‘듣는 마음’을 구합니다(3:9).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가 ‘지혜’를 구했다고 말씀하시며(3:11), 그가 구하지 않은 부와 영광까지 허락하십니다. 이때부터 솔로몬은 ‘지혜’의 상징적 인물이 됩니다. 아이의 진짜 엄마가 누구인지를 구별한 재판 이야기(3:16~28)는 그 지혜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 줌과 동시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왕의 통치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지혜 위에 다시 상상할 수 없는 부와 영광을 부으십니다. 이는 단지 재물이 많아지고 영토가 넓어졌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선조들에게 허락하신 언약이 성취됐음을 보여 주는 증거입니다.
솔로몬이 계승한 다윗의 언약은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언약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듯이 이스라엘 백성은 ‘바닷가의 모래같이’(4:20, 참조 창 22:17) 늘어났고, 아브라함이 약속받았던 땅은 모두 이스라엘의 영토가 됩니다(4:21, 24, 참조 창 15:18, 17:8). 그리고 그 가운데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압도하는 솔로몬의 지혜, 곧 진리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4:29~34).
다만 그 빛이 찬란할수록 그림자 역시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솔로몬의 번성 배후에는 ‘소유가 풍부할 때에 교만하여 하나님을 잊는’(참조 신 8:13~14) 타락의 맹아가 숨어 있습니다. 백성이 ‘먹고 마시며 즐거워했다’(4:20)라는 표현은 출애굽 당시 금송아지를 숭배했던 이스라엘을 연상시킵니다(참조 출 32:6).
왕이 말과 아내와 은금을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는 율법의 가르침(참조 신 17:16~17) 역시 지켜지지 않습니다(4:26~28). 하나님께서 언약을 성취하시며 복을 주시지만 그 복에 취해 하나님을 잊을 수도 있다는 복선이 그 가운데 조용히 드리우고 있습니다.

 

성전, 언약의 완성(5~7장)
다윗은 자신은 백향목 궁에 사는데 하나님의 궤는 천막에 있다며 ‘하나님의 집’(성전)을 지어 드리기 원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다윗에게 영원한 ‘다윗의 집’(왕조)을 세워 주겠다 하시고, 성전은 그 아들이 짓게 하십니다(참조 삼하 7:5~16). 이것이 바로 다윗 언약의 골조입니다. 이제 솔로몬에 의해 다윗의 왕조가 시작됐으므로, 그 아들에 의해 성전이 지어지는 것은 곧 언약의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 성전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모세에게 약속하신 땅이 모두 정복됐음을 선언하는 종전 기념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5:3). 하나님께서 온 땅을 다스리게 되셨음을 선포하는 건물이기에 성전 건축에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방인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두로의 왕 히람이 성전을 위한 자재를 준비했고(5:7~10), 두로인 아버지와 이스라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또 다른 히람이 성전의 여러 도구들을 만들었습니다(7:13~14).
그뿐 아니라 주위 나라의 막대한 자원과 기술, 노동력이 성전 건축에 사용됐습니다. 이로써 성전은 단지 이스라엘의 종교적 중심지가 아니라 모든 족속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집이 됐습니다.
성전은 창조의 기간을 연상하게 하는 7년 만에 완성됩니다(6:38). 광야의 성막은 폭과 높이가 10규빗, 길이가 30규빗이었지만, 성전은 폭이 20규빗, 길이는 60규빗으로 각각 두 배씩 늘어났고, 높이는 세 배인 30규빗이었습니다(6:2). 성전의 뜰과 성소, 그리고 성소와 지성소는 계단으로 이어졌기에 지성소는 뜰로부터 10규빗 높은 곳에 위치했고, 성막에서처럼 폭과 길이와 높이가 모두 같은 정육면체의 공간이었습니다(6:20). 이처럼 성전은 성막의 각 규격을 정확히 두 배로 할 뿐 정확하게 율례와 법도, 설계와 식양을 따라 지어졌습니다(6:12, 38).
또한 솔로몬의 왕궁도 함께 지어져 그의 강력한 왕권이 확립됩니다(7:1~12). 그리고 성전 건축에 대한 설명이 “솔로몬이 그의 아버지 다윗이 드린 물건들을 성전 곳간에 두었다”(7:51)라는 말로 마침으로써,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언약이 성전에서 완성됐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 왕 앞에 온 땅이 굴복하며, 성전 건축으로 승리와 평화를 선포하는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온 땅이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꿈을 꾸게 합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과 함께 그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를 묵상하는 시간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Vol.146 201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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