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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모여 삶을 완성하다 <에브리데이>(2012)

2018년 03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카렌(셜리 헨더슨)의 남편은 마약 밀수로 수감 중이다. 카렌은 4명의 어린 자녀들이 행여 아빠의 얼굴을 잊을까 봐 주기적으로 수백 킬로미터가 떨어진 교도소를 오가고 있다. 남편의 부재는 카렌을 점점 무너지게 만들지만 계절이 바뀌고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며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은 어느덧 희망의 시간으로 변화한다.
<에브리데이>는 가장을 기다리는 한 가족의 5년을 그린다. 그들이 삶의 무게를 견뎌 내는 모습, 그리고 그들의 사소한 일상을 경험하게 해 주는 잔잔한 감동이 담겨 있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영화 속 5년의 시간을 그려내기 위해 매년 적은 분량씩 꾸준히 촬영하며 5년간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극 중 아이들이 실제 성장하는 모습과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세월의 깊이 역시 5년간의 촬영 과정이 아니고는 쉽게 재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에브리데이>에는 긴장감과 몰입감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가족의 불안과 아픔이 그들의 반복된 일상 속에 켜켜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기다림의 시간,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첫 장면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주인공들은 걷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교도소에서 돌아오고를 반복한다. 물론 카렌이 다른 남자를 만난다거나, 남편이 다시 마약과 관련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이런 사건들조차 일상의 흐름에 휩쓸린 채 시종일관 차분한 감성을 자아낸다.
또 인상적인 것은 그들의 시간과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자연의 풍경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되는 자연의 고요한 흐름은 그 안에 서 있는 가족의 일상을 포근하게 감싼다. 여기서 감독은 우리의 삶을 이루고 지탱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일상이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지루한 듯, 반복되는 것 같지만, 이것이 바로 영화적 삶이 아닌 실제 우리의 삶과 비슷한 모습임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다.
어떤 해답이나 결론도 없이 계속 이렇게 흘러가고 반복되는 것 같지만, 일상의 시간은 쌓이고 쌓이면서 우리를 분명 성장하게 하고 또 사랑하게 한다. <에브리데이>는 그러한 삶의 과정을 가장 작은 인간관계인 ‘가족’을 통해 바라보게 한다.


Vol.158 201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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