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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뉴욕, 포크 음악을 만나다 <인사이드 르윈>(2014)

2018년 05월 장다나(영화 평론가)

로큰롤(rock’n’roll)의 붐이 일기 시작한 60년대 초. 코트 한 벌 없이 이 집 저 집 신세 지며 겨울을 나는 포크 가수 르윈(오스카 아이삭)은 이미 한물간 가수다. 이렇다 할 수익도 없고, 예술가로 살고자 했던 그의 일상은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푼돈이라도 벌어보고자 잘나가는 프로듀서인 짐(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보조로 나서는데, 그럴수록 자신이 꿈꾸는 음악 세계와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인사이드 르윈>은 험난한 60년대를 살아가는 가난한 뮤지션의 내면을 포크 음악을 통해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이다. 밥 딜런에 대해 조사하던 감독 코엔 형제는 포크 가수 데이브 반 롱크의 자서전을 읽은 후, 밥 딜런 이전의 음악과 뮤지션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로큰롤 시대에 몇몇 포크 뮤지션들은 포크와 록을 결합하는 ‘포크-록’ 스타일에 도전하며 대중들의 기대와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정통 포크를 고집하는 뮤지션들은 점점 잊히게 됐는데, 그중 한 명이 데이브 반 롱크였다.
이 영화는 성공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적 측면 사이에서 당시 아티스트들이 느꼈을 진정성에 대한 갈등을 가상 인물인 르윈을 통해 다시금 재현한다. 극중 르윈은 돈도 없고, 잘 곳도 없어 지인의 집에서 잠을 청하며,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지키려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는 당시 정통 포크를 고집하던 뮤지션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그를 누르고 있는 생계에 대한 문제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해결될 듯 해결되지 않았고, 진정한 아티스트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 르윈은 차가운 현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쳐진다. 경제적 궁핍과 그를 한량으로 여기는 차가운 시선 속에 르윈은 또다시 냉혹한 뉴욕 거리를 헤매는 고된 삶 한가운데 존재한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결코 르윈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감독의 태도다. 여타 음악 영화나 주인공의 꿈을 그린 영화들은 대부분 인물의 성공적 결말을 보여 주는 데 반해, 코엔 감독은 르윈에게 풀리지 않은 미로에서 쉽지 않은 삶을 살게 한다. 발버둥 쳐도 내 맘대로 되지 않고, 조금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것이 우리를 전혀 다른 삶으로 인도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우리네 삶은 영화가 아니니 말이다.


Vol.160 201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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