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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죽음을 마무리한 의로운 아리마대 요셉

2018년 07월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복음서들은 예수님의 사역과 삶이 철저히 고난의 잔, 곧 십자가의 죽음을 향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증언한다.
따라서 우리는 복음서를 통해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주목해야 한다. 그 가운데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과정에서 네 복음서가 모두 기록하고 있는 인물, 아리마대 사람 요셉을 탐구하고자 한다.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한 공회 의원 요셉
복음서에 기록된 아리마대 요셉은 묵상할수록 놀랍다. 그가 보인 행동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그는 예수님의 재판과 처형을 집행한 유다 총독 빌라도에게 가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그 시체를 세마포로 싸서 자신이 마련한 새 무덤에 안장했다(눅 23:52~53, 참조 마 27:59~60; 막 15:46).
요셉의 행동이 놀라운 이유는 그의 사회적 지위 때문이다. 그는 공회 의원이었다(눅 23:50, 참조 막 15:43). 공회란 당시 유대 사회의 최고 의결 기관인 산헤드린을 말하며, 예수님의 처형은 바로 이 공회를 통해 진행됐다(눅 22:66, 23:1, 24~25). 즉 요셉은 자신이 속한 공회의 결의를 정면으로 거스른 행동을 한 것이다. 누가는 요셉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그들의 결의와 행사에 찬성하지 아니한 자라”(눅 23:51a).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성경에 그가 예수님의 제자로 기록돼 있다는 점이다.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왔으니 그도 예수의 제자라”(마 27:57, 참조 요 19:38a). 성경은 또한 그를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눅 23:51b, 참조 막 15:43)라고 소개한다.
요셉은 어떻게 공회 의원으로서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주도한 공회의 결의에 배치되는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성경의 기록처럼 그에게도 분명 두려움이 있었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예수의 제자이나 유대인이 두려워 그것을 숨기더니”(요 19:38).
그런데 무엇이 그를 이렇게 담대해지게 했을까?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와서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막 15:43). 그는 어떻게 예수님의 제자가 됐을까?



십자가, 예수님을 구주로 확신한 요셉
성경 말씀에서 세 가지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니고데모의 존재다. 니고데모는 거듭남에 관한 말씀으로 예수님을 만났던 인물이다(참조 요 3장). 그리고 그는 아리마대 요셉을 기록한 본문에 다시 등장한다. “일찍이 예수께 밤에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온지라”(요 19:39). 이는 요셉과 니고데모의 관계가 특별하다는 증거다. 어쩌면 요셉은 거듭남의 문제로 예수님을 만났던 니고데모를 통해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둘째, 공동체다. 요셉이 치른 예수님의 장례식에는 여러 증인들이 함께한다. “갈릴리에서 예수와 함께 온 여자들이 뒤를 따라 그 무덤과 그의 시체를 어떻게 두었는지를 보고”(눅 23:55, 참조 마 27:61; 막 15:47). 요셉은 이미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를 알고 있었고, 믿음의 공동체와 교제하며 제자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무엇보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사건 자체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이 일 후에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기를 구하매…”(요 19:38). 여기서 ‘이 일’이란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말한다. 니고데모를 통해 예수님을 소개받고, 공동체를 통해 제자의 길을 따르고 있었더라도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은 예수님에 대한 부인이나 배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일’은 구약을 성취하는 사건이었고, 요셉은 율법에 따라 저물었을 때 예수님의 시신을 장례한다(신 21:22~23; 마 27:57). 그는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이 일’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확신하는 사건이 됐다(갈 3:13). 이런 확신이 아니고는 두려움으로 제자라는 사실을 감췄던 그가 예루살렘 공회 결의에 찬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빌라도에게 당돌히 예수님의 시체를 요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막 15:43).
특별히 누가복음은 예수님의 죽음을 마무리하는 요셉을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눅 23:50~51)으로 소개한다. 즉,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한 ‘의롭고 경건해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던’ 시므온(눅 2:25)과 절묘한 수미 상관(首尾相關)을 이루도록 기록했다.


이번 달 묵상을 통해 복음의 사람, 믿음의 공동체, 예수님의 십자가를 새롭게 만나 주님의 오심을 더욱 갈망하고 행동으로 믿음을 드러내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

Vol.162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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