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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말씀

세상에서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다

2018년 10월 조철민 목사(<날샘> 디렉터)
본문 : 레위기 17장 1절~24장 23절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애굽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앞으로 들어가게 될 가나안 땅에서도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기를 바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답기를 원하셨는데, 이런 그들에게 요구하신 바가 ‘거룩함’(카다쉬)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거룩한 공동체를 이루고 이를 지켜 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백성다운 모습은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을 통해 ‘성결법전’(Holiness)이라 불리는 레위기 본문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함을 지켜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거룩한 예배를 위해(17장)
17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제사로 드릴 제물을 잡을 경우, 반드시 회막 문으로 끌고 가서 잡아야 한다고 장소를 지정하셨습니다(4~5절). 왜냐하면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음란하게 섬기던 숫염소에게 더 이상 제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7절). 오직 지정된 장소에서 하나님께만 예배드리도록 해 우상을 섬기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봉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피를 먹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10절). 피는 곧 생명이므로 죄인들을 속죄하는 용도로만 사용돼야 했고, 피를 먹는 자들은 백성 중에서 끊어지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11, 14절). 이는 하나님의 강력한 경고로 거룩한 예배를 위한 하나님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거룩한 예배를 위해 백성이 이방 신을 섬기지 못하도록 환경을 조성하셨고, 생명과 동일한 피로 속죄받게 되는 사실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우리도 거룩한 예배를 위해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장소가 얼마나 중요하며, 속죄로 인한 은혜가 얼마나 큰지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영생을 얻기 위해서는 제물의 피가 아닌 주님의 피를 마셔야 함을 기억해야 합니다(참조 요 6:54).



거룩한 성생활과 사회윤리를 위해(18~20장)
18장부터 제시되는 율법은 백성들의 실제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세상 풍속과 상관없이 모두 하나님의 법도와 규례에 기준을 맞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거에 거주하며 습관화된 애굽의 풍속이나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가나안의 풍속으로 인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온전히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18:1~5).
이런 차원에서 가장 먼저 요구하신 사항이 근친상간에 대한 금지입니다(18:6~18). 하나님께서는 철저하게 성적 순결을 요구하셨습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관계 안에서 성관계를 맺는 것도 금지하셨습니다. 월경 중인 여인과의 성관계, 이웃의 아내와의 성관계, 자녀를 몰렉에게 바치는 행위, 동성애, 짐승과의 성관계 등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모든 행위를 금하셨습니다(18:19~23). 이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가증하며 자신을 더럽히는 행위로, 이를 어기면 백성 중에서 끊어지게 됩니다(18:24~30).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거룩함을 다시금 드러내시며, 백성에게도 삶의 영역에서의 거룩함을 요구하십니다. 이를 위해 부모 공경과 안식일 성수(19:3), 우상 숭배 금지(19:4), 화목제물에 대한 바른 처리와 추수 때 어렵고 힘없는 자들을 돌보는 선행(19:5~10), 도둑질이나 거짓말 금지(19:11~12), 약자에 대한 착취 금지(19:13~14), 공정한 재판(19:15~16)을 명령하셨습니다.
또한 이웃을 사랑하고(19:17~18), 분리 규정을 지키며(19:19~25), 이방 풍습을 따르지 말고(19:26~28), 자신의 딸을 신전 창녀로 만들지 말고(19:29~30), 신접하지 말고(19:31), 노인을 공경하며(19:32), 거류민들을 사랑하고(19:33~34), 거래는 공정히 할 것(19:35~36)을 요구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은 명령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사랑과 공의를 명확히 드러내셨고, 죄의 문제만큼은 단호하게 처벌할 뜻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20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규정들에 대한 처벌 규정이 등장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를 몰렉에게 바치는 등 가나안 땅에 퍼져 있는 생명 경시 풍조를 금하시며, 이에 동참하거나 방조한 자 모두를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피할 수 없게 하셨습니다(20:1~5).
또한 박수무당과 같이 신접한 자들을 따르는 자들에 대해서도 백성 중에서 끊어 버리시겠다고 하셨습니다(20:6~8). 간음죄, 근친상간, 짐승과의 성행위, 동성애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선을 그으시며, 창조 질서를 훼방하는 행위들에 대해 엄중하게 다스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20:10~26).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속성을 삶 가운데서 반드시 드러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며,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을 온전히 드러내는 길입니다.



거룩한 제사장이 되려면(21~22장)
21~22장에서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은 제사장의 거룩함에 대해 다룹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나 여호와는 거룩함이니라”(21:8, 15, 23, 22:9, 16, 32)는 구절을 중심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일반 제사장의 장례와 결혼(21:1~9), 대제사장의 장례와 결혼(21:10~15), 그리고 제사장의 신체적인 조건(21:16~24), 또한 제사장이 먹어야 할 음식(22:1~9), 제사장의 가족에 대한 음식 규정(22:10~16), 그리고 거룩한 제물의 조건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22:17~33)에 대한 설명으로 구분됩니다.
그에 앞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거룩함을 강조하시면서, 제사장에 대한 특별 규정을 별도로 주신 이유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구약에서는 백성, 제사장, 대제사장의 순서대로 더 높은 수준의 거룩함이 요구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사장과 대제사장의 장례와 결혼에 관한 사항 중 가장 큰 차이점은, 제사장은 자신의 살붙이의 죽음에 대해서 사체를 만질 수도 있고 장례에 참여할 수 있지만(21:2~3), 대제사장은 그마저도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21:10~12). 그만큼 대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순도 높은 거룩함이 요구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은 제사장 직분을 수행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규정이 아니라 레위기에서 보여 주는 ‘정결, 부정’에 대한 기준을 따라 제사장에게 더 높은 수준의 거룩함이 요구됨을 뜻합니다(21:16~24).
그뿐 아니라 제사장은 음식도 아무것이나 먹을 수 없었으며, 잘못 다루면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욕되게 하는 행위가 돼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22:2). 특히 몸이 부정한 상태에서 성물을 가까이하면 하나님의 성호와 거룩함을 위배한 것이 돼 죽음을 맞게 됩니다(22:3).
성물은 제사장과 제사장의 가족들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손님이나 품꾼, 출가한 딸은 먹는 것이 금지됐지만, 종이나 그 집에서 태어난 종의 자손들은 먹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자녀 없이 과부가 됐거나 이혼한 딸이 돌아온 경우에는 먹는 것이 허용됐습니다(22:10~16). 이처럼 제사장에게는 먹는 것까지도 엄격한 규례가 적용됐는데,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재자로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요구하신 거룩함의 수준에 대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제사장은 본인은 물론 먹는 음식, 드려야 하는 제물까지 완벽히 거룩해야 했습니다(22:17~33). 오직 여호와 하나님께서 거룩하시기 때문에 제사장에게 거룩함이 요구됐고,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받은 우리도 거룩함을 지켜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거룩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이름(23~24장)
23장은 백성이 거룩히 지켜야 할 명절, 24장은 거룩한 공간인 회막 안에 있는 등잔대와 등잔불, 진설할 떡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어떻게 여겨야 하는지에 대해 기술돼 있습니다.
먼저 안식일은 모든 명절의 가장 기초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창조 때 안식하신 하나님을 본받아 창조주를 공경하고 예배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23:1~3). 이어서 제시된 유월절(1월 14일, 23:5), 무교절(1월 15일부터 7일간, 23:6~8), 초실절(1월 16일, 23:9~14), 칠칠절(1월 16일부터 50일째 되는 날, 23:15~22)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미리 보여 주는 표징으로,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원에 대해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또한 7월에도 나팔절(7월 1일, 23:24~25), 속죄일(7월 10일, 23:27~32), 초막절(7월 15일부터 7일간, 23:34~36)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종교 달력에서 7월은 나팔을 불어 중요한 달임을 알리는 나팔절, 한 해 동안의 죄를 대속해 주는 속죄일, 7월 15일부터 1주일간 애굽에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초막 생활을 통해 기억하는 초막절까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감사로 가득 차 있는 거룩한 시간들입니다.
거룩한 절기와 더불어 이스라엘은 거룩한 공간인 성소에서 거룩한 물건들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제사장은 거룩한 공간에 있는 등잔불을 꺼지지 않게 관리해 하나님의 은총과 임재를 계속해서 기억해야 했습니다(24:1~4). 또한 떡 12개를 하나님 앞에 진설하고, 아론과 그의 자손들은 이것을 거룩한 곳에서 먹어 하나님과의 영원한 교제 가운데 들어감을 경험해야 했습니다(24:5~9).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며(24:10~23), 하나님과 백성의 온전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까지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알려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이 온전히 세상과 구별돼 거룩하기를 원하셔서 이 같은 규정을 주셨습니다. 이러한 율법들은 결코 우리를 억압하고 구속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고, 선이 악과 섞일 수 없듯이, 하나님의 백성은 결코 세상과 섞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같은 규정들은 구속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허락하신 사랑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 10월호가 21세기 가나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도 높은 거룩함을 유지하고,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데 귀하게 쓰임받기를 소원합니다.

Vol.165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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