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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을 잃고 거룩을 깨달은 아론

2018년 10월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성경에서 아론의 첫 등장은 출애굽기 4장이다. 아론의 등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학대 가운데 고통하면서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 그 소리를 들으시고(출 2:23~25)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모세를 부르시는 장면을 배경으로 한다(출 3:10). 하지만 모세는 이 놀라운 소명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출 3:11, 4:10, 13 등). 400년이 넘도록 애굽의 통치 아래, 그것도 학대와 신음 가운데 있는 아브라함의 자손을 해방시키려는 하나님의 계획은 그 출발부터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위기에 직면한 출애굽 작전의 구원병
이때 등장한 인물이 아론이다. “여호와께서 모세를 향하여… 네 형 아론이 있지 아니하냐… 그가 너를 만나러 나오나니 그가 너를 볼 때에 그의 마음에 기쁨이 있을 것이라”(출 4:14). 이후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과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위대한 여정에 중심인물로 등장해 호르산 위에서 죽기까지 활동했다(민 20:28).
아론은 바로의 통치 아래 신음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께서 그들을 돌아보셨고 구원하기로 하셨다는 희망의 소식을 전했으며(출 4:30), 바로 앞에 나타나 동족을 보내라는 위험천만한 말을 담대하게 선포했다(출 5:1). 그는 또한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음으로 신앙과 삶이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깨닫기 시작한 이스라엘 공동체를 위해 첫 제사장으로 세워졌다(레 8:1~9, 참조 출 28:1, 40:12~16).



이스라엘의 거룩한 제사장이 된 아론
출애굽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제사장으로서 아론이 감당해야 하는 중심 역할은 ‘거룩’이었다. 율법에 따른 제사장 임무의 실제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에 맞는 거룩함을 지켜 내는 것이고, 그 정점에 성막과 제사가 놓여 있었다.
“제사장은 그 피를 회막 문 여호와의 제단에 뿌리고”(레 17:6)라는 말씀은 레위기 안에서 적어도 스무 번 이상 반복된다. 이는 거룩함을 잃어버린 이스라엘 백성 개개인이나 공동체가 거룩함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는 규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라는 말씀은 제사는 물론, 이스라엘 백성의 삶 전반에 적용된 기준이었다. 따라서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이 삶의 모든 영역, 즉 음식, 출산, 질병, 의복, 풍속 등에서 거룩을 이루도록 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했다.


두 아들을 잃고, 거룩함을 얻다.
그런데 이전까지 율법에 따라 제사하고, 죄를 해결하며,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 가르침을 받은 적도, 그렇게 살아가는 백성도 없던 상황에서 아론은 어떻게 이 엄중한 책무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율법을 알더라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가 거룩하신 하나님과 죄인인 백성 사이에 서서 율법을 시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론의 인생에서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사건은 단연 두 아들의 죽음일 것이다. 그것도 여호와께 거룩하게 제사드리는 성막을 섬기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얼마나 충격이었겠는가!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키매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레 10:1~2). 이 사건이 레위기에서 제사장 위임식 직후에 일어난 것으로 기록된 점은 두렵기까지 하다(참조 레 8~9장).
아론은 슬퍼할 수도 없었다. “너희는 머리를 풀거나 옷을 찢지 말라… 여호와께서 치신 불로 말미암아 슬퍼할 것이니라”(레 10:6). 심지어 아들들의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레 10:4~5).
거룩함의 정점이라 할 성소 섬김을 통해 영예를 얻기는커녕, 두 아들의 저주스러운 죽음을 목도해야 했던 아론! 아들의 죽음이라는 슬픔까지 삼켜 버린 충격 앞에서 아론은 거룩의 중차대함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제사장으로서 그의 본격적인 사역은 이후에 이뤄진다. “아론의 두 아들이 여호와 앞에 나아가다가 죽은 후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형 아론에게 이르라”(레 16:1~2). 이처럼 아론은 아비로서 가장 끔찍한 일을 겪으며,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거룩함이란 무엇인지를 깨닫는 인물이 된다.
신약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도 레위기 묵상을 통해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거룩함이 무엇인지 더 깊이 알아 가기를 기도한다.


Vol.165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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