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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양승언 목사
지난 9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는 소화기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전세계 의학자 가운데 최고의 의사에게 주어지는 ‘오쿠다 상’을 수상했다. 간 이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 교수는 92년 처음 이식수술을 시작한 이래, 벌써 1천회가 넘는 수술을 시술했다. 97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뇌사자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으며, 2000년에는 두 사람에게서 간의 일부를 떼어내 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2대1 간이식수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현재까지 이 교수팀의 간이식수술 성공률은 95%로, 국내보다 먼저 간이식수술을 시작한 미국, 유럽, 일본의 85%에 비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 최고라는 명성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 교수는 평균 주당 4회가량 수술을 집도한다. 간이식수술은 평균 15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수술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교수팀의 젊은 교수들은 일주일에 한번 들어갈까 말까 한다. 심지어 의료계에서는 “이 교수팀은 가정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이 교수는 이 분야에서 광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자훈련을 인도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이 교수의 광인 정신에 때로는 부끄러울 때가 있다. 그러나 오늘의 이 교수가 있기까지는 이러한 광인 정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매번 수술을 할 때마다 자신이 수술한 내용과 더불어 이를 통해 얻은 교훈과 다음 수술 때 고쳐야 할 점에 대해 기록을 해 둔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적어둔 노트만 지금까지 10권이 넘을 정도로, 이 교수는 똑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