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06년 04월

훈련 이후 변화를 그려보라

발행인칼럼 오정현 목사_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이제 각 교회마다 새 봄의 용트림과 함께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의 분위기도 점점 제 궤도에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제자훈련을 시작하기 전 가졌던 마음가짐이 조금은 흐트러지기도 했을 것이고, 또 아직까지는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열심을 내는 훈련생들의 모습도 눈에 그려진다.
나는 올해 사랑의교회 평신도훈련 개강예배 때, 훈련생들에게 세 가지 당부의 말을 했다. 그것은 훈련을 마친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는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훈련생들이 훈련 이후 자신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훈련을 통한 은혜와 기대감을 안고 있다. 제자훈련을 마친 이들이 고백하는 것 중에 가장 많은 이야기는 “제자훈련이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고 집중력 있는 시간이었다”라는 것이다. 제자훈련은 자신의 삶의 부가가치를 가장 높이 올려놓는 인생의 단 한번뿐인 기회이다. 따라서 제자훈련 인도자뿐만 아니라 훈련생들도 다음 세 가지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이 가져다 줄 변화의 그림을 그려봤으면 한다.
첫째, 제자훈련은 영성훈련이다. 영성훈련은 성령께 의존하는 훈련이다. 또한 주님을 더 깊이 체험하는 훈련이다. 제자훈련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주님과의 더 나은 관계이다. 그래서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하고, 말씀을 읽을 때 항상 자문해야 할 것은 이것을 통하여 주님과의 더 나은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자칫하면 말씀과 기도생활이 자신의 영적인 자족감을 채우고, 나아가 지나친 영적 자부심으로 끝날 수도 있다.
둘째, 제자훈련은 인격훈련이다. 제자훈련은 균형 잡힌 인격훈련이다. 믿음은 고백하는데 삶이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인격의 균형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제자훈련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인격훈련은 섬김의 훈련이다. 교회가 직분자를 세울 때 그들에게 묻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직분을 섬기는 직책인 줄 알고 섬기겠는가?”이다. 이것은 세움 받는 이들이 제자훈련 과정을 통하여 섬기는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직분자들이 섬김이 아니라 직분으로 일한다는 점이다. 한국 교회가 제자훈련을 통해 체득된 균형잡힌 인격 때문에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기를 바란다.
셋째, 제자훈련은 지성훈련이다. 이것은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골 3:10)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의 지식을 취득하는 지성이 아니라 창조주의 목적을 깨닫는 지성을 말한다. 세상 사람들은 지식을 가지면 교만해지지만, 우리는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존재로 무장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모를 때는 우리의 지성까지 죄에 오염되어 쾌락과 이기를 추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제자훈련을 통해 우리의 지성이 거듭나게 되면, 지혜와 진리로 충만할 수 있다. 지성을 방치하는 것이 삶을 낭비로 이끈다면, 주님께 드려지는 지성은 삶을 풍성함으로 이끌 것이다.
얼마 전 도미노 피자(Domino? Pizza)의 창업자인 토머스 모너건이 엄청난 돈을 들여서 도덕적으로 엄격한 종교도시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기사를 보았다. 이 사람의 사상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그 기사 중에 한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는 15년 전에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읽고 변화되었다.” 그는 읽기 전까지만 해도 골동품, 명품 차, 요트 수집에 열광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거듭난 지성의 체험으로 말미암아 그가 가진 돈 전부를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거듭난 지성이 시대를 바꾼다.
그러므로 삶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자훈련을 통해 영성과 인격과 지성이 조화롭게 균형잡힌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서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 영성훈련, 인격훈련, 지성훈련 이 세 가지 훈련이 조화를 이루어 삶으로 체화될 때, 멋진 변화의 그림이 평신도들에게 그려질 것이다. 그리하여 겨자씨와 누룩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씨를 뿌려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