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사람은 누군가와 교제할 때 자신이 선호하는 성향의 사람과 만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취미가 비슷하거나 성격이 비슷하든지, 집안 배경이 유사하든지, 아니면 아예 정반대의 유형일지라도 각자 선호하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 청년부 시절의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와 맞는 사람들끼리 모이기 좋아하고, 몰려다니기를 즐겼던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 5층짜리 집을 지으면, 누구는 1층, 누구는 3층에 살자고 청년들과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자신이 선호하는 사람과만 교제하려는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 나이 들어서까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의 비위를 맞추며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의 교제의 깊이가 점점 가벼워진다.
그러나 교회 소그룹은 세상과 다르다.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통해 세워진 소그룹 리더는 한마디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적 리더다. 때론 친정엄마보다 더 살뜰히 챙겨 주는 리더의 섬김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가정이나 직장 내 고민이 있을 때 리더에게 터놓고 속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소그룹 리더와 헤어지는 것은 다 큰 성인이라도 쉽지 않다. 자신의 영적 리더와 이별을 해야 하고, 기존의 정들었던 소그룹 구성원들과 헤어져 다른 소그룹과 리더에 편입되는 것은 아쉬움을 동반하기에 한동안 방황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이별을 해 왔고, 앞으로도 헤어짐을 전제로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인생의 한 장을 닫으시면 또 다른 장을 열어 주신다. 사도 바울은 아시아로 가서 복음을 전하고자 했지만, 성령은 그의 마음을 꺾고 마게도냐로 가서 유럽에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결혼도 하지 않고 사명에 붙들린 바울이었지만, 그의 곁에는 동역자들이 꽤 많았다. 디모데,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뵈뵈, 바나바, 빌레몬 등이다. 바울에게는 평생 그들과 함께 사역을 하고픈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그들을 떠났고, 때로는 떠나보냈다. 헤어질 때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그로 인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고 복음은 더 퍼져 갔다. 그들의 헤어짐은 끝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바울은 종종 자신이 사랑하는 동역자들에게 편지를 써서 안부를 묻고, 맡긴 교회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들 데모데에게 편지하노니”(딤후 1:2), “같은 믿음을 따라 나의 참 아들 된 디도에게 편지하노니”(딛 1:4),“내가 겐그레아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롬 16:1) 등 몸은 떨어져 있지만 영적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소그룹은 교회의 생명줄과 젖줄로 비유된다. 특히 제자훈련 하는 교회에서 소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교회의 모든 중요 사역과 담임목사의 메시지가 소그룹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소그룹이 부흥해 분가할 경우, 교회마다 크고 작은 통증을 겪는다. 이에 <디사이플> 6월호에서는 ‘두려움과 통증이 없는, 끝이 아름다운 소그룹 분가’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아픔이 없는 소그룹 분가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또한 소그룹 분가에 대한 성경적 방법과 예비 리더 세우는 법, 흩어짐으로 인한 축복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 안에서 내 사랑하고 신실한 아들 디모데를 너희에게 보내었으니 그가 너희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행사 곧 내가 각처 각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니”(고전 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