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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미국의 전설적인 풋볼 감독인 빈스 롬바르디는 자신이 이끌던 그린베이 파커스팀이 뉴욕 자이언츠에 큰 점수차로 졌을 때의 일화로 유명하다.
선수들은 그에게 호되게 야단맞을 것을 예상하고, 굳은 표정으로 연습실에 나갔다. 감독의 일장 훈계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감독은 아무 말 없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공을 들어 그들 앞에 내려놓고, 마치 선수들이 풋볼 경기에 관해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듯이, 풋볼의 가장 기초적인 특징을 설명해 나갔다. 그가 말한 핵심은 자신들이 게임에서 진 것은 게임 전략을 잘못 짜서도 아니고, 상대팀이 절묘한 전략을 갖고 있어서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다만 기초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 이기려면, 기초로 돌아가 그것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것은 꺼져 가는 불씨와 같은 형편에 처한 오늘날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교훈이다.
많은 교회가 침체와 정체로 인해 고민한다. 또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 역시 자신의 변화되지 않는 모습에 좌절할 때가 많다. 교회나 성도들은 “어떻게 하면 변화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며 특별한 방법을 찾는다.
교회와 성도 모두 꺼져 가는 불씨에서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영성의 불길로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니지먼트처럼 재미난 행사를 기획하거나, 좋다고 평가받은 세미나나 프로그램, 집회에 참석하거나, 새로운 교재를 갖고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꺼져 가는 불씨와 같은 불길을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하기 위해 필요한 불쏘시개는 빈스 롬바르디 감독의 조언처럼, 특별한 비법이 아닌 신앙의 기본을 붙잡는 것이다. 말씀을 묵상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는 어떤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신앙도 불길처럼 타오를 수가 없다.
미국장로교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브라이어우드장로교회의 해리 L.리더 목사는 출석 교회 900명이던 교회가 25년간의 침체기를 겪은 후 채 50명도 모이지 않던 시기에 부임해 3천여 명이 넘는 교회로 재활성화시켰다. 그는 교회가 재활성화되기 위해 “기억하라, 회개하라, 회복하라”는 세 가지 지침을 강조한다. 왜 침체되고 정체되고 쇠퇴했는지 과거에 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고, 저지른 죄는 없는지 회개하며,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말씀과 기도로 회복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디사이플> 2월호에서는 ‘교회 재활성화, 다시 불길로 타오르게 하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침체됐고, 재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불씨가 필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