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15년 06월

열정(熱情)이 식지 않는 하프타임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TV에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다른 나라 대표팀과 경기를 할 때면 매번 손에 땀을 쥐게 되고, 긴장하며 지켜보게 된다. 희한하게 내가 볼 때는 전반전에 죽을 쑤고 상대팀에게 골을 내주고, 힘겨운 모습으로 중간에 쉬는 시간인 하프타임(half time)을 맞을 때가 잦았다. 경기 해설자들은 하프타임이 되면 전반전을 평가하고, 감독이 어떤 전략을 짜고 어떤 선수를 교체해서 전반전에 보였던 부족함을 보완해야 할지를 분석하곤 한다. 그러면 아직 45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기대감과, 만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후반전을 지켜보게 된다.

 

그래서 하프타임이 중요하다. 그러나 하프타임의 시간은 길지 않다. 고작 15분 정도다. 감독과 선수들은 이 15분 동안 전반전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후반전에 임해야 승리할 수 있다. 하프타임 15분은 후반 45분이라는 경기 시간의 전략을 짜는 시간이기에 굉장히 중요하다. 이 15분을 잘 활용한 팀은 그날의 경기를 역전하기도 했고, 반대로 전반전에 잘하다가 후반전에 역전을 당해 패배하기도 했다.

 

이는 비단 축구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생에서도 하프타임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2015년의 하프타임에 서 있다. ‘아니 벌써 상반기가 끝났어?’ 하고 놀랄 때가 아니다. 지금은 상반기를 어떻게 살았는지, 실수와 후회되는 일은 없는지, 연초 계획 중 잘 지켜진 점은 무엇인지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것들을 꼼꼼히 점검하지 않고, 하프타임 시기를 지나쳐 버리면, 무더운 여름에 허덕이다 금세 눈발 날리는 차가운 겨울을 맞게 될 것이다.

 

지난 5월 11일 은평성결교회에서 열린 서울 CAL-NET 모임에서는 갑자기 ‘열정’(熱情)이라는 주제가 부각됐다. 전체 강사진과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질의응답을 갖는 시간에 한 참가자가 강사진에게 물었다. “나는 열정이 식어서 이 자리에 왔다. 열정이 식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강사진들의 답변은 가지각색이었다. 은평성결교회 한태수 목사는 “저는 한 해에 꼭 한 번은 교회에서 지원하는 45개 선교 오지에 방문해 영혼 구원과 복음 전도에 대한 사명을 다시 회복하고 돌아옵니다. 선교지를 방문하면 식었던 열정을 회복할 수 있고, 6개월간 다시 힘차게 사역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는 “저는 꼭 열정이 계속 타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짜 맛있는 음식은 뜨거울 때뿐만 아니라 식었을 때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을 평생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라고 답했다. 또 푸른초장교회 임종구 목사는 “저는 웬만해 서는 열정이 잘 식지 않습니다. 열심히 사역하고, 한 달에 한 번은 ‘퀼리티 타임’을 가져 꼭 하고 싶은 일을 아내와 함께합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듯 사람은 365일 동안 열정이 식지 않는 사람, 열정이 식기에 중간에 자극제가 필요한 사람, 또는 열정이 자주 식는 사람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열정’(熱情)이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갖고 열중하는 마음을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 지치고, 처음에 가졌던 열정을 잃곤 한다. 그럴 때는 한발 물러서서 겸손한 마음으로 지난 상반기를 바라보고, 후반기의 전략을 지혜롭게 계획하는 하프타임이 필요하다. 다시 열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는 곳에 가고, 열정이 있는 사람을 만나며, 설레는 감정을 회복해야 한다. 2015년 하프타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다시 열정을 회복해 하반기를 뛰어 보자. 하나님께서는 회복된 자, 열정이 충만한 자를 쓰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