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클리닉 이효근 목사 _ 부산 호산나교회
개인 심방을 통해 청년부 지체들의 기도제목을 받아보면 대체로 3가지로 압축된다. 결혼, 직장 생활, 가족 구원. 하지만 얼마나 이 부분을 두고 기도하는가 물어보면 직장 생활과 가족 구원을 위해서는 저마다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데 결혼을 위해서는 그리 절실하지 않은 듯하다. 그럴 때마다 강하게 권면한다. 직장 생활이나 가족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 이상으로 결혼을 위해 ‘생명 걸고’ 기도하라고 말이다.
청년부 내 고령화 현상
일반 사회적으로도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이로 인한 출산율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교회 안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우리 교회 청년부(26세 이상 미혼)만 보더라도, 400명 출석에 79년 이전(30세 이상) 청년들이 60%에 육박하고 있다. 해마다 평균 75건 정도의 결혼식이 대내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고령화된 청년부의 평균 연령대를 낮추는 데는 역부족이다.
담임목사님은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는 물론이고 설교 시간에도 “빨리 결혼하라”고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혼하면 무조건 3명의 자녀는 낳아야 된다며 남녀 둘이 만나 하나만 낳으면 범죄요, 둘을 낳으면 본전이니 3명 이상이 하나님의 뜻임을 강조하며, 결혼 주례사에서 신랑 신부에게 매번 확답을 받아내는 쾌거(?)를 거두고 있다(실제로 호산나교회에는 3명의 자녀를 두는 게 일상이다).
하지만 결혼은 고사하고 만남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당면 문제이다. 청년부의 규모가 조금 큰 교회의 경우에는 누가 누구인지 잘 몰라서 문제이고, 또한 나 외에도 수많은 노령인구(?)들이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기에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착각 속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소규모 청년부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30세만 되어도 청년부에 참여하기를 꺼려하면서 장년부와 청년부 그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상황 속에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남녀 청년들은 만나야 하고, 만나서 사랑을 키워가야 하며, 하나님을 가장으로 모신 가정 천국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호산나교회는 청년 교제와 결혼을 위한 몇 가지 지침을 아래와 같이 두고 있다.
청년부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시키라
호산나교회 청년부는 젊은이 중심이긴 하나 장년층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예배 후 공동체모임(새가족반 수료자 축하, 생일축하, 파송, 광고 등의 순서)과 마을모임(7개 소그룹(순)이 한 마을), 그리고 순모임을 가진다. 새가족반 5주, 성장반 5주, 양육반 8주, 제자반 15주의 훈련프로그램을 두고 있으며, 금요기도회도 자체적으로 열리고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세대(또래)들이 한 공동체 내에서 함께 뒹굴고 함께 호흡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일진대, 적극적이며 열정적으로 청년공동체 내에 들어와 활동하도록 강권하고 있다. 청년들이 공동체 활동에 빠짐없이 열심히 참여하게 될 때 그 안에서 ‘함께 할 일’들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런 만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름 단기선교에 적극 참가하게 하라
단기선교 프로그램인 청년비전에 참가했던 지체들 마음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복음전도의 최전방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영적 자부심과, 비록 짧은 여정이지만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옴으로써 할 일을 했다는 만족감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여름 청년비전을 다녀오면 꼭 뜻하지 않은 ‘전리품’을 거두게 된다. 청년비전 모든 팀마다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청년비전 커플’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여름 단기선교를 통해서 그간 교회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눈에 뛰지 않았던 열정과 땀, 솔선수범하여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지체의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이 어찌 아름답지 않다고 느낄 수가 있겠는가! ‘청년비전 커플’들이 대부분 결혼에 골인하는 것을 보면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해외 6개국, 국내 6곳을 향해 나아가는 복음의 전령들 중 과연 ‘청년비전 커플’이 얼마나 만들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교제하는 커플들은 무조건 신고하라
우리 교회는 청년 교제 커플은 반드시 담당부서 교역자에게 보고하게 하고 있다. 커플이 함께 찾아와서 먼저 교제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섬길 것인지에 대하여 보고하게 한다.
그런 뒤 교역자로서 둘의 만남을 축하, 축복하고, 교제하는 동안 지켜야 할 기본수칙을 전달한다. 신앙생활(주일성수, 예배, 헌금생활)을 철저히 할 것을 강권하고, 스킨십 범위에 대해서 서로 합의하고 절제할 것을 권면하며, 청년부 내에서 활동할 때에도 공과 사를 잘 구분하여 행동하면서 아직 짝을 찾지 못해서 안달해 하는 다른 지체들의 눈빛을 의식, 배려할 것을 주문한다.
또한 만남의 장소에 나와서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에도 서로를 위한 기도를 잊지 말 것을 강조하며, 교제 때문에 일상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일주일 생활점검표(24시간)를 작성하여 서로 나누고 점검하게 함으로써 서로를 최대한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지켜갈 것을 주지시켜 준다.
그리고 빠뜨리지 않고 힘주어 전달하는 말은 “헤어질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서로를 축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결별을 맞이하라”는 것이다. 청년부 내에서 교제하던 커플이 여러 이유로 헤어지게 되면 둘 중 한 사람은 청년부 예배에 참석하지 않거나 아예 타 교회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경험하였기에, 이별 이후 공동체 내에서 불편하고 속상한 관계가 아니라(물론 불편하고 속상함이 헤어짐의 이유가 되겠지만) ‘서로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중보기도자’로 남아줄 것을 권면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만남을 신고합니다’ ‘헤어짐을 보고합니다’ 가 우리 청년부 내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한 커플의 교제 신고와 한 커플의 결별 보고가 들어왔다. 위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체들의 적극적인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사역을 호산나교회에서는 추진하고 있다.
데이트 스쿨
5주 과정 안에 5명을 1조씩, 4개조 정도로 편성하고, 모임의 전반부는 강의(남녀의 차이, 데이트 기술, 성격유형검사 MBTI 등)로 후반부는 실제 데이트(네 번씩 각각 다른 파트너와 함께)로 진행한다. 2주차부터는 교제를 하고 난 뒤의 소회를 발표하는 시간 등을 가지고, 마지막 주에는 교제 희망 선호도 1, 2, 3위를 적게 한다.
그리고 서로를 1위로 적은 남녀, 1위가 일치된 파트너는 공식 커플로 지정하고 담당 교역자의 지도 아래 지속적인 교제를 하게 한다. 이 데이트 스쿨은 연간 2회를 진행하되 전반기는 청년부 내부에서 지원자를 받고, 후반기는 타 교회 청년부와 함께 진행하게 된다면 좋은 결실을 많이 맺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매칭 사역
희망자에 한 해 지원서(신상명세서)를 받아 맞춤교제를 주선한다. 일반 웨딩 플래너나 커플 매니저와는 차별화된, 즉 기도와 꼼꼼한 보살핌을 통해 가장 알맞은 대상을 연결해 주는 매칭 사역은 중대형 교회에서는 꼭 필요한 사역이라 여겨진다.
청년들이 어른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 “믿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이 말 때문에 이쪽저쪽에서 들려오는 꽤 괜찮은 조건의 소개팅도 불신자라는 이유로 마다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참 신앙의 청년을 만나기가 너무 힘들기에 이 사역은 청년부나 교회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우리 교회는 장로님이 이 일을 자청하여 추진 중(자료 수집)에 있다.
이웃 교회와 연계
부산에는 청년사역자연합모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입된 청년사역자들이 월 1회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사역 정보도 공유하며, 부부동반수련회도 가진다. 이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결혼시키고(?) 싶은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실질적인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이웃한 교회끼리 엄선한 멤버들을 위한 등반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같은 교회 내에서는 지체들 간에 새로울 것도 없고, 너무나 뻔한 삶의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인 만남이 일어나기란 그리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웃 교회와의 연계가 이루어진다면 활발한 만남과 교제의 역사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수년 전만 해도 교회가 사회문화를 주도해 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가 사회 현상을 따르고 이끌려가는 추세에 놓여 있다. 부모 세대와 청년들이 하나 되어서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사회 현상을 바로 잡을 뿐 아니라 사회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다시 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청년들은 예수 안에서 만나 믿음으로 교제하고, 단단한 사랑을 키워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지금 주어진 시대적 사명임을 깨닫고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 화창한 계절을 필두로 교회마다 만남과 교제, 결혼이 풍성하게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더불어 ‘기독청년의 연애법칙- PARIS’ 강의 내용을 요약하여 첨부한다.
PRAYER 기도
- 거룩한 콩깍지를 씌워주소서!
- 직장이나 진로 문제보다 훨씬 강도를 높여 기도하라: 목숨 걸고 기도하라!
- 일평생 이어질 만남인데 평범한 기도로 되겠는가!
ACCESS 접근
- 자연스런 만남을 시도하라.
-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 상황을 만들어보라.
- 신선하고도 참신한 만남이 되도록 노력하라.
RESPECT 존중
- 만나는 시간 내내 상대는 안중에 없고, 자기 이야기만 실컷 해대는 일 없도록 하라.
- 말하기 전에 생각하라. 열 마디 듣고 한 마디 말하라.
- 천박하지 않은 수준 정도의 유머는 필수로 머리에 넣고 다니라.
- 푼수처럼 모든 걸 다 보여주지 말고 신비로움을 지녀라.
IMMUTABILITY 불변
- 결혼 전과 결혼 후에 성격 차가 확연히 드러날 경우 큰 문제이다.
- 교제 중에 작전상 상대의 마음을 뒤집어놓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보라.
- 약속은 철저히 지키라.
- 단둘이 있을 때든지 여러 명과 같이 있을 때든지 상대를 동일하게 대하고 배려하라.
SINCERITY 순수
- 공동신앙규칙을 정하라: 성경읽기/ 큐티 나누기/ 데이트 때 서로를 위한 기도 등
- 교제 중에 스킨십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약속을 통해 제한을 가지고 교제하도록 하라.
- 혼전 순결을 꼭 지키도록 하라.
- 양다리 걸치지 않도록 하라.
- 만날 때도 그랬던 것처럼 헤어지게 될 경우에도 서로를 향해 축복할 수 있도록 하라.
- 두고두고 후회할 일은 만들지 않도록 하라.
- 교제하는 동안 신앙적 성장 내지 성숙이 없다면 그 관계는 재고해 보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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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근 목사는 고신대학교와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쉬대학교(M. Th.)에서 수학했다. 현재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청년부를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