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04년 02월

『24/7 이노베이션』 혁신은 숨쉬는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서평 디사이플

스티브 M. 샤피로 저/ 김원호 역/ 시아출판사/ 2003년/ 304쪽/ 15,000원

 

‘변화, 개혁, 혁신’이라는 말이 이제는 지겨울 정도이다. 솔직히 요즘처럼 혁신이 강조된 적도 없었다. 외환 위기 이후 혁신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모든 지도자들을 혁신이라는 구호 아래로 내몰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하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이들은 드물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혁신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혁신은 일회적인 혁신이 아니다. 저자는 역량으로서의 혁신을 강조한다. 혁신을 하나의 역량으로 발전시킨 조직은 한두 가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의존하지 않을뿐더러, 혁신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지정하는 인위적인 혁신도 추구하지 않는다. 대신 조직 내의 모든 사람들이 항상 혁신을 추구하기 때문에 조직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사람이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혁신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식이나 도구, 프로세스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행동이 따르지 않고 습관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혁신이란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을 중시하는 조직만이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많은 조직들은 혁신을 달성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결국 저자의 주장처럼 혁신은 조직 구석구석에 스며들어야 한다. 많은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는 조직 문화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혁신에도 우선순위와 전략이 필요하다. 핵심의 혁신 없이, 혁신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 없이 진행되는 혁신 프로그램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에 가깝다. 구호성 혁신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이제 혁신은 숨쉬는 공기처럼, 일상의 몸짓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제자훈련을 통해 평신도 지도자를 세워온 교회가 건강한 외형을 갖고 지속적인 갱신이 가능한 것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볼 때에도 확인이 된다. 2,000년 전 예수께서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바꾸는 본질적 변혁의 수행을 위해 세우신 전략은 오늘날에 유효할 뿐 아니라 최고의 전략이다. 교회뿐 아니라 기업을 비롯한 일반 조직을 변혁하는 데 있어서도 최고의 전략이다. 진정한 혁신은 그 조직과 구성원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구호성 혁신이 아니라 내실 있는 혁신에 관심 있는 모든 지도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