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7년 09월

[간호사] 아픈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 동시 통역사!

직업의 세계 박주현 기자

콜록콜록~ 감기에 걸리거나, 몸에 열이 펄펄 끓으면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가면 환한 미소로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 주는 분이 있지. 그러면 짜증나고 힘들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기도 해. 이번 호 <큐틴>은
몸과 마음이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간호하고 위로해 주는 간호사 선생님을 만나 봤어!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게 옆에서 돕는 건강 동시 통역사! 권나경 선생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볼래?


권나경 간호사는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보건학을 전공했다. 차병원 그룹에서 26년간 재직하며 차의과대학교 간호학과 외래 교수, 경동대학교 간호학과 임상 실습 지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예방센터에서 운영 총괄 지원을 하는 부장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직업 능력 심사 평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요?
간호사는 의사를 도와 환자를 간호하고 치료하는 일을 해요. 간호사는 수술실, 응급실, 분만실, 신생아실, 국제진료팀, 호스피스 병동, 외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안과, 내과, 치과, 산부인과 등 모든 파트에 투입되기 때문에 전 분야를 잘 알아야 하죠. 저 또한 응급실, 신생아실, 국제진료팀, 불임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자를 치료하며 도왔고, 지금은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예방센터(이하 검진센터)에서 운영 총괄 지원을 맡고 있어요. 운영 총괄 지원이란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찾아오면, 깊이 있게 상담하고 예약 및 검사를 진행해요. 건강 상태, 운동, 영양 상태 등을 검사한 결과를 보며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적으로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경우 해당 과로 연결하는 일을 하죠. 검진센터는 능력 있는 한 사람이 아닌 전문가 집단이 근무해요. 각 검사실의 담당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집중과 관심, 애정이 모두에게서 표출돼야 해요.


언제, 어떤 계기로 이 길을 꿈꾸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시절 제 꿈은 동시 통역사였어요. 그런데 원하던 학교의 영문과에 불합격하고 친구를 따라 선택한 전공이 간호학과였죠. 대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에 입사한 후 3년 동안은 이 길이 내 길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어요. 그런데 일을 배워 가면서 이 일이 건강 상태에 대해 잘 통역해서 전달하는 ‘건강 동시 통역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에게 건강 상태를 설명해, 환자가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하도록 마음을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레 위로하게 돼요. 다소 시간이 걸려도 꼭 필요한 일이죠. 꿈꿨던 길이 아니어도 그것이 꿈 이상이 된다는 역설 또한 제 인생에서 건질 수 있는 혜안(hindsight)이라고 생각해요.


간호사로서의 직업적 매력은 무엇이고,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저는 난임 환자가 임신을 하게 됐을 때, 백내장으로 시야가 뿌옇게 보였던 사람이 수술 후 세상이 말끔하게 잘 보인다고 말했을 때, 사고가 나서 뼈가 부러졌는데 치료를 받고 잘 걷게 됐을 때, 암 선고를 받은 환자가 치료를 받고 건강해졌을 때 등 다른 사람의 인생의 긍정적 전환점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강하게 회복된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기도 하고요.


반면 힘든 점이나 ‘이런 건 각오해야 한다!’라는 점이 있나요?
의료 분쟁이나 환자와 보호자의 불만, 직원들의 실수 등 부정적인 상황을 바라보고 해결해야 할 때는 심적으로 부담이 돼요. 환자나 보호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아프고 지쳐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부정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은 참 힘들어요.


일을 하면서 신앙적으로 혹은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나요?
병원은 전쟁터와 같아요.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고, 30년을 근무했지만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죠. 저는 뒤늦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어요. 그전에는 제 실력으로 일을 하려 하며 좌충우돌했죠. 그러나 2002년에 하나님을 영접한 이후, 제게 ‘일’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운동 경기 같아요. 영적 근육 늘리기, 담대 기량 늘리기, 마음 용량 늘리기, 지혜 간구 기술 늘리기 같은 운동 말이에요. 난동을 피우는 환자를 마주할 땐 ‘하나님~ Shall we go!’라며 잠시 기도해요. 때론 실패감이 들어도 그냥 ‘Go 하자!’라고 생각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 내 약함이 하나님의 다이너마이트를 경험하는 통로임을 늘 깨닫고 주님께 힘과 위로를 받아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간호사가 되려면 일단 간호대학교에 진학해야 해요. 이과 계열이지만 업무는 문과와 이과의 복합력이 요구되고요. 엔터테이너의 기질이 있다면 어느 병원, 어느 분야에서도 동료, 환자들과 화합하며 보람을 느끼는 전문인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직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삶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는 간호사를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에는 요양원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내 연령 변화에 맞는 부서에서 일하다가 마지막 퇴직을 앞두고는 요양원을 운영하고 싶어요. 내 일생을 마감하는 곳, 그곳에서 멋지게 천국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거죠. 이 땅에서의 행복한 삶(well-being)뿐 아니라 아름다운 죽음(well dying)을 지향하며, 기회가 되면 그러한 정책이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에서 쓰임받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요양원 중에서도 특별히 일평생 한 영혼에게 헌신한 목회자, 선교사님들을 위한 요양원을 기대하고 있어요. 한 영혼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평생 진액을 쏟고 사신 분들을 섬긴다면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것 같아요. 매주 그곳에서 목사님들이 주관하시는 예배를 드리며, 설교를 듣고 찬양할 것을 상상하면 천국이 아마 그곳이 아닐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조언 한 마디 부탁드려요
간호사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은 어렵고 힘들어요. 의미 있는 일들은 더욱 힘들죠. 그러니 첫째, 건강하세요. 둘째, 악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을 지니세요. 마지막으로 비전과 전공을 위해 기도하며 준비하세요. 그리고 기도할 때 건강, 담대함, 전공 이 순서를 바꾸지 마세요. 친구들보다 조금 더 길게 인생을 살아 본 제가 느끼기에 이 세 가지는 어떤 직업에도 적용되는 3대 전략이에요. 무엇보다 이 모든 준비와 더불어 우리 인생의 우선순위는 항상 하나님과의 친밀함임을 기억하세요. 매 순간 나의 주인이 주님이심을 고백하며 그분의 능력을 누리세요. 그분은 우리를 힘들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는 분이에요. 주님의 능력 안에서 자유함을 누리며 꿈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큐틴> 친구들이 되길 기도할게요!Q


간호사(Nurse)

하는 일
의사의 진료를 돕고 의사의 처방이나 규정된 간호 기술에 따라 치료함
업무 수행 능력
기억력, 순발력, 정교함, 말하고 듣고 이해하기, 배려심 등
되는 길
간호사가 되려면 정규대학 간호학과(4년제)나 간호전문대학(3년제)의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간호사국가시험을 통해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해야 함
지식
심리, 해부, 생물, 의료, 외국어, 법 등
관련 학과
간호학과, 간호과
관련 자격증
간호사 면허, 보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