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A to Z

2019년 03월

이곳이 바로 천국이다

영단어 A to Z 소문수 목사 (사랑의교회)

하늘 천(天): 하나님이 계신 하늘
예수님의 사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천국’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천국은 한자어로, 하늘 ‘천’(天), 나라 ‘국’(國), 곧 ‘하늘의 나라’라는 뜻이다. 마태복음을 제외한 다른 복음서들은 대부분 천국을 ‘하나님의 나라’라고 표기한다. ‘천국’이라는 단어는 마태복음에만 등장한다. ‘천국’이란 표현에 대해 이해하려면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신실한 유대인들은 ‘하나님’이라는 거룩한 이름을 차마 부를 수 없었다. 성경을 필사하다가도 그 단어가 나오면 붓을 빨거나 더 엄격하게는 목욕을 하고 와서 쓸 정도였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을 ‘아도나이’(나의 주인) 혹은 ‘하늘’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썼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를 하늘나라로 불렀고, 한자 문화권에서 천국(天國)으로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번역으로 인해 우리에게 한 가지 고정 관념이 생겼다. ‘나라 국’(國)이라는 글자가 함의하고 있는 영토적, 공간적 개념으로만 천국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천국’ 혹은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할 때, 죽어서 가는 어떤 곳, 어느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됐다.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개념인 ‘천국의 현재성’은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현재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멀리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천국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천국’의 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우선 나라의 3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나라 국(國): 나라의 3요소
나라를 이루는 3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이다. 천국의 개념도 국민에서 시작한다. 구약의 전체 내용은 어떻게 하나님 나라가 태동됐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죄로 오염된 인류를 바라보시며 자신의 국민을 만들기 원하셨다. 그래서 아브라함을 지목하셨고,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된 사라를 통해 은혜로 태어나는 세대를 일으키겠다고 약속하셨다. 생명이 끊어진 세대 가운데 오직 은혜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 즉 국민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신 것이다.
한 명으로 시작된 천국의 국민은 애굽에서 그 수가 나라를 이룰 만큼 성장했고, 가나안으로 인도됐다. 하나님께서는 십계명과 율법을 통해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고, 그들을 ‘내 백성’으로 확정하시며 하나님의 주권을 세우셨다.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님의 통치
그렇다면 가나안 땅인 이스라엘이 천국의 영토인가? 우리가 영원히 살아야 할 천국이 이 땅 위에 현존하는 나라란 말인가? 헬라어로 나라를 뜻하는 ‘바실레이아’는 공간적 개념보다 ‘통치’적 개념이 더 크다. 다시 말해 그 영토가 어디 있느냐보다는, 누구의 주권 아래에 있는가에 따라서 그 나라의 정체성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이 있는 곳이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이며 세상의 권세가 주관하는 곳이 지옥, 사탄의 나라인 셈이다.


천국: 하나님의 통치가 임한 곳
그런데 세상의 권세가 지배하는 이곳에 예수님께서 오셨다. 그리고 그 권세를 포박하시며 진정한 치유와 회복을 허락하셨다. 이것이 예수님을 통해 천국이 현재 임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1세기 유대인들도 천국을 장소적 개념으로 이해했다. 그런 그들을 향해서 예수님께서는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눅 17:21)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그들 가운데 계신 예수님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 나라가 예수님을 통해 이 땅에 임했고, 그 통치와 다스림 안에 있는 자들은 영원한 천국과 맞닿은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믿음은 죽은 후에나 갈 수 있는 천국을 위한 티켓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하나님과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우리가 가는 모든 곳은 곧 하나님의 나라가 된다. 이 얼마나 위대한 부르심인가? 그 거룩한 사명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매개체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