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편집부
제자훈련을 오래 진행해 온 교회든 이제 막 제자훈련을 시도하는 교회든 훈련생 수급과 소그룹 리더들의 매너리즘은 항상 고민하는 문제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생명력 있게 움직이고, 소그룹 리더뿐만 아니라,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뜨거운 신앙으로 한 방향 정렬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다음의 3개 교회의 사례를 통해 새롭지는 않아도 우리 교회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편집자 주>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한 양육이 교회를 활력있게 만든다”
- 푸른초장교회
다년간 제자훈련 해 온 교회들이 침체를 겪는 이유 중 하나는 제자훈련을 단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만 보고 실행했기 때문이다. 푸른초장교회(담임: 임종구 목사)에 있어서 제자훈련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넘어선 본질이자 목회 철학이므로, 그 아래에 다양한 목회적 도구들이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교회 모든 양육 프로그램들을 정비했다. 실제로 푸른초장교회는 제자훈련 전후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자훈련을 건강하게 확장시키는 훌륭한 도구로 삼고 있다.
교회를 신선하게 변모시키는 교육 프로그램들
먼저 제자훈련 토양 작업을 위해 푸른초장교회는 지난 3년간(2015~2017) 개혁 교회 표준 문서를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 웨스트민스터소요리, 대요리문답,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벨직신앙고백서를 다뤘고, 전교인이 칼뱅의 『기독교 강요』 2판을 강독했다. 임종구 목사는 “다양한 목회 상황에 서 있는 지역 교회들에는 때로 한시적이면서 교회 전체가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이런 프로그램들은 교회의 근육을 단련시켜 더 먼 길을 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하며, 공동체를 더 신선하게 변모시킨다”고 말했다.
테마별 순장반, 즐거운 축제로 활력을 불어넣다
제자훈련 목회자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연장 프로그램일 것이다. 훈련에 진액을 쏟은 후, 사역의 현장에서 사명을 따라 헌신하고 있는 순장들을 지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푸른초장교회는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순장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순장반의 테마를 정한다. 인문학, 미술 감상, 역사 기행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테마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교역자와 순장들이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함께 체험하는 것이다. 또 분기별로 순장반을 축제의 장으로 꾸며 회복의 시간을 갖는다. 요리경연대회나 단체 캠핑은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며,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주일, 하나님과 함께 열고 가족과 함께 닫다
마지막으로 임 목사는 “모든 문제의 해답은 ‘가정’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3년 전부터 주일 저녁예배를 가정예배로 전환시켰다”라고 전했다. ‘주일은 하나님과 함께, 가족과 함께’라는 구호에 따라 주일에 모든 세대가 한자리에서 단 한 번의 예배를 드리고,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교회는 일 년에 두 번 있는 ‘새생명축제’를 제외하고는 주일에는 그 어떤 행사도 진행하지 않고 사역 팀도 쉰다. 여기에는 사역자들도 예외가 없다. 그렇게 푸른초장교회의 주일 사역은 가족과 함께 예배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교회를 재활성화하기 위해 단지 또 하나의 코스워크를 만드는 것은 자충수를 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앙의 기초를 단단하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순장을 격려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단단히 꾸려 가고 있는 푸른초장교회와 같이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목회 핵심 가치로 삼되, 성도들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을 적절히 마련해 더 많은 교회가 생명력 넘치는 목회 현장의 모습으로 회복하길 바란다. <김미은 기자>
“보냄받은 제자의 삶 통해 회복의 기쁨을 제공하다”
- 사랑의교회
많은 목회자들이 열정과 헌신이 사라진 교회를 재활성화시키기 위해 교회 내부에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교회는 한 명 한 명의 성도들로 이뤄진 유기체다. 따라서 성도들 한 사람의 전인적인 회복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교회의 재활성화에 불붙기가 어렵다.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는 재활성화를 위해 가정에서의 신앙 계승과 일터에서의 소명 의식, 교회의 공동체성을 새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신앙 계승의 비결, 토요일 새벽 시간을 하나님께!
사랑의교회는 봄과 가을에 특별새벽부흥회(이하 특새)를 갖고, 매주 토요비전새벽예배(이하 토비새)를 드리고 있다. 새벽예배는 교회의 재활성화에 큰 몫을 담당한다. 6일간 진행되는 특새는 매년 10만 명의 성도가 모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또한 토비새는 가정에 초점을 맞춰, 다음 세대에 신앙을 계승하는 장으로써 기능한다. 부모와 조부모가 자녀·손자·손녀들과 함께 토비새에 나옴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신앙의 본을 보이고 교회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물려주자는 취지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토비새에서 전 세대가 매주 한 구절씩 더해 총 72구절의 성경암송을 통해 말씀의 생활화를 실천할 방침이다.
제자훈련 2.0 비전, 일터에서 빛을 발하라
사랑의교회는 제자훈련 2.0시대를 맞아 일터선교사, 평신도선교사에 대한 비전을 선포했다. 특별히 하형록 목사(팀하스 대표)를 통해 직장에서의 소명의식을 도전받아 작년 1기 사랑 일터선교사 아카데미를 열었다. 미국 비브리컬신학교의 커리큘럼을 따라 1년 동안 진행하는 이 아카데미는 다양한 주제로, 일터 사역의 개념을 익히도록 하고 실천을 돕는다. 현재 1천여 명의 성도들이 이 아카데미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오정현 담임목사는 “일터 선교사 아카데미가 ‘순장반, 그 이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순장 재교육에 대한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공동체성을 다시 새긴 ‘나는 사랑의교회입니다’
2017년 3월 사랑의교회는 ‘생명의 공동체를 세우는 40일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령대별로 『나는 사랑의교회입니다』라는 묵상집을 발간해, 온 교회가 6주간 공동체 고백을 바탕으로 묵상을 이어 갔다. 이 묵상집은 한 주간 예배, 훈련, 전도, 치유, 화해, 소명이라는 주제를 묵상하도록 구성됐으며, 주일예배 설교는 물론 매주 다락방(소그룹)에서도 캠페인 주제로 말씀을 나눴다. 이를 통해 성도들은 교회의 공동체성과 정체성을 되새기고, 실천을 결단하는 기회가 됐다. 한편, 국제제자훈련원은 타 교회에서도 40일 캠페인을 진행할 때 이 묵상집을 활용할 수 있도록 『나는 사랑의교회입니다』 보완 작업을 통해 올해 외부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사랑의교회는 매년 성경·교리대학을 진행하는데, 이는 제자훈련 전 양육 과정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순장 재교육 과정으로도 손색이 없다. ‘한 영혼 철학’을 붙드는 교회는 결코 ‘부름받은 백성’을 길러 내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성도들을 ‘보냄받은 제자’로 세워 갈 때, 그들이 내뿜는 생명력과 회복의 기쁨을 통해 교회의 진정한 재활성화가 일어날 것이다. <백지희 기자>
“가장 강력한 무기, 전도로 교회를 새롭게 한다”
- 신일교회
오랫동안 제자훈련을 해 온 교회일지라도 훈련생이나 소그룹 리더의 신앙이 정체되거나 훈련이 프로그램화되고, 전도가 안 되는 등 성도와 교회 모두 신앙의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신일교회 이권희 목사는 지난 2002년부터 한 해도 쉬지 않고 ‘새생명축제’를 개최해 왔다.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와 제자훈련을 통한 성도들의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새생명축제’를 통해 성도와 교회가 재활성화되고 나아가 복음 전도가 재활성화된 신일교회의 사례를 들어보자.
교회 문화가 된 새생명축제
신일교회 새생명축제는 사역의 차원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매년 가을이 되면 전교인이 영혼 구원의 일념으로 하나가 된다. 이것은 참 중요하다. 교회에 ‘전도 문화’가 정착되면 성도들에게 전도가 의무가 아닌 생활이 돼 자연스럽게 전도하게 된다. 이때 ‘희노애락’을 느끼게 된다. 전도가 체질화된다. 새가족들도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2017년의 경우 476명이 참석해서 286명이 결신했다. 2016년에는 574명이 참석해 304명이 결신한 것에 비교하면 숫자적으로는 감소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팽배해서 전도가 예전처럼 쉽지만은 않은 연유다. 그러나 복음 전도는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쉬웠을 때가 없었다. 전도는 ‘하나님의 미련한 방법’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새생명축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도자인 기존 성도에게 신앙을 재점검하고, 새롭게 타오르게 하는 계기도 된다.
‘7주의 동행’, 세 겹줄로 단단히 묶어 주다
작년 신일교회는 새생명축제 후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했다. 바로 ‘7주의 동행’이다. ‘7주의 동행’ 캠페인은 통계적으로 새가족이 교회에 등록한 후 7주를 출석하면 정착할 확률이 높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새생명축제에 참석한 VIP들 가운데 결신한 후 신일교회에 방문(신일교회는 5주 새가족성경공부를 수료해야 등록 교인이 됨)한 분들을 인도자와 새가족 섬김이가 세겹줄이 돼 7번 예배에 참석하도록 독려하는 캠패인이다. 교회는 7주의 동행에 성공한 새가족, 인도자, 새가족 섬김이에게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사권을 부상으로 수여했다. 7주의 동행을 시작하는 첫 주일과 마지막 환영식이 있는 주일예배는 새가족이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는 형식으로 전환했다. 이 기간 동안 담임목사는 새가족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독교의 기본진리 시리즈’ 로 설교했다. ‘하나님은 누구신가?’, ‘인간은 누구인가?’,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신가?’, ‘성령님은 누구신가?’,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설교를 했다. 그리고 이 설교로 섬김이와 새가족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나눔지를 제공했다. 결론적으로 2017년 새생명축제가 열린 10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23명이 7주 출석에 성공했고, 9명이 한 번 결석했다. 작년 11월 5일부터 12월 31일까지 75명의 새신자 방문자 중 32명이 교회에 완전히 정착한 것이다. 얼마나 소중한 열매인가?
실패 없는 전도를 꿈꾸다
2018년은 ‘섬김의 전도’로 복음 전도를 재활성하려고 한다. 전도가 어렵지만 복음을 전해 보면 의외로 복음을 기다리고 갈망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주님이 필요하다. 이권희 목사는 “그들에게 다가가는 전도 전략을 ‘섬김의 전도’라고 생각하며, ‘섬김의 전도’가 관계 전도를 통해 사랑을 주변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 목사는 교인들에게 ‘복음 전도에는 실패가 없다’고 항상 강조한다. ‘복음 전도 불패’는 신일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가 붙잡아야 할 변치 않는 명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