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김선희 사모 _ 청주 꿈이있는교회
존경하는 목사님! 이런 날이 온 것이 꿈만 같습니다. 남편과 함께 개척 교회 세미나에 참석하여 열심히 배우고 돌아간 날이 엊그제 같은데, 그 자리에 남편이 간증자로 다시 서게 되니 꿈만 같습니다. 제자훈련 간증자로, 또 개척 교회 세미나 간증자로 다시 불러주신 것이 어느새 세 번째입니다.
남편 혼자서 CAL세미나를 다녀온 후, 청소년만 있던 열악한 목회현장에 제자훈련 목회를 접목하느라 남편 혼자서 외로운 씨름을 했던 날이 바로 어제 같습니다. 지하 교회 어둠침침한 벽에 풍선을 달아 놓고 드렸던 제자훈련 개강예배가 떠오릅니다.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저는 훈련이 있는 날에는, 도대체 왜 이렇게 늦는 거냐고 아이들과 함께 아우성치며 남편을 구박했습니다. 연년생 네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남편마저 귀가가 늦어지는 것이 화가 나서 남편을 원망하게 되었습니다.
답답했던 남편은 제가 직장을 그만 두자마자 CAL세미나에 접수를 시켜 제자훈련 속에 저를 밀어 넣었습니다. ‘세상 밥줄’이었던 직장을 버리고, 저는 51기 CAL세미나를 받았습니다. 옥 목사님의 ‘광인론’을 들으며 ‘아, 목회는 이 길밖에 없구나. 이 길만이 살 길이구나’를 마음에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또 사모님의 간증을 들으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다락방 탐방 때 2층에서 떠나는 목회자들을 바라보며 우셨다는 사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저 역시 철철철 울었습니다. 목사님을 내조하시느라 외로우셨던 사모님의 외로움이 가슴 절절이 전해지고, 장차는 나의 모습도 그와 같아야만 목회현장이 살아날 것을 가슴으로 절감할 수 있어 울었습니다.
그랬던 날이 엊그제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날이 오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청소년들만 데리고 외롭게 씨름해온 남편의 목회를 위로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그 이후로 ‘한 영혼’에 미친 사람이 되어 목회의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한 영혼’을 세우기 위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남편이 교육하는 청소년 제자훈련 속에 같이 들어가 교육을 받고, 그 이후에는 저도 ‘새가족 교육책’을 들고 자식들 넷이 다니고 있는 학교 문 앞을 요일마다 돌아가며 찾아가 내 자식부터 말씀으로 교육을 했습니다.
교회에 새가족으로 찾아온 중고생은 자율학습 시간에 학교로 찾아가고, 대학생은 대학 캠퍼스로 찾아가서 잔디밭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어른은 1대1로 만나 구역예배 형식으로 ‘새가족 교육책’을 들고 교육 겸 예배를 드렸습니다. 나름대로 ‘텃밭 다지기’ 사역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열악한 지하 교회를 지나가듯 거쳐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욕심내지 않고, 떠나가면 또 다른 ‘한 영혼’을 낙심하지 않고 붙들고 씨름하다 보니 제 자신이 커져갔고, 영혼을 향한 마음이 달라져 갔습니다.
이웃집을 가가호호 방분하며 인사를 드리며 전도하고, 두부 한 모를 사러가도 전도하기 위해 출근할 때처럼 정장을 입고 시장을 가다보니 모두가 전도 대상이 되었고, 당당하게 전도하게 되었습니다.
‘한 영혼에게 미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모두가 다 떠나도 한 영혼을 끝까지 돌보고, 한 명이 남아도 끝까지 교육하고,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하는 정신으로 목회를 하는 남편을 불평 없이 내조하게 되었습니다.
뒤돌아보니 제가 CAL세미나에 참여했을 때, 남편은 청소년 목회를 하며 몸을 돌보지 못해 탈진 상태로 링거를 맞으며 몸져 누워있었습니다. 아내마저도 이해해주지 않는 목회를 혼자 외롭게 하며 기력이 다 떨어져 시력까지 가물가물하여 누워 있던 지경이었습니다.
직장을 내려놓기 전까지 저는 일로 바빴고, 은연중에 ‘목회는 남편의 일이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직장을 버리고 나니, ‘이 길밖에 없구나’가 보였습니다. 힘 되는 어른 한 사람 없는 어려운 목회를 하며, 진이 빠져 쓰러질 수밖에 없었던 남편의 외로움을 이제야 비로소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길을 포기하지 않고 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한 길’을 걸어가신 옥 목사님께서 남편의 마음속에 지주처럼 계셨기 때문입니다. 알아주는 이 없는 캄캄한 지하의 세월을 보내며 오직 바라본 분은 하나님과 옥 목사님뿐이었습니다. 옥 목사님의 올곧고 강직하심을 사모하며 홀로 외로운 목회의 길을 뒤따라 걸어왔습니다.
청소년들을 데리고 애처로우리만큼 ‘한 영혼의 원리’를 붙들고 씨름하며 걸어왔습니다. 목사님의 뒤를 따라 ‘제자훈련 오직 한 길’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가는 남편을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셔서 오늘과 같은 날을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2008년은 저희가 잊을 수 없는 해입니다. 어른 한 명 없이 훈련된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데리고 지금의 교회를 눈물로 건축했는데, 지난해에는 장년의 부흥을 주시어 제자훈련으로 훈련된 장년들이 주축이 되어 다시 또 성전 부지를 구입하는 기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저희 ‘꿈이 있는 교회’를 건축하기 위해 땅을 계약해 놓고, 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추운 겨울 길거리에 나가 청소년들과 옷 장사를 했던 생각이 납니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아침부터 거리에 천막을 치고 옷 보따리를 풀면, 신고가 들어가는 날은 이리저리 쫓겨 다녀야 했습니다. 제자훈련을 수료한 청년 순장들이 아니었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예쁘게 보신 하나님께서 마침내 기적의 건축을 하게 하셨지요.
그런데 2008년에는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받으며 깨어난 장년들이 청년, 청소년들이 지어놓은 교회에 와서 누리기만 하는 것이 죄스럽다며, 비좁고 공간이 부족해져 가는 성전을 우리가 짓자고 마음이 모아졌습니다.
지금의 교회를 청년 교회가 되게 하고, 장년이 다시 교회를 건축하자고 마음을 모아 성전 부지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성전 부지를 구입하고 교회의 온 성도는 축하잔치를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한 영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들고 씨름하며 키운 제자훈련 목회가 이루어낸 기적입니다.
아이들만 데리고 꿈같은 기적의 건축을 하면서 너무도 힘들었던 세월을 보상이라도 해주시듯 순식간에 엄청난 또 한 번의 기적을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목사님! 저희 교회는 참으로 건강한 교회입니다. 이토록 건강한 교회를 이룰 수 있었던 모든 기초에는 목사님의 ‘한 영혼’ 철학과 평신도를 일깨워 동역자로 세워 가시는 원리가 저희 목회현장에도 그대로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키워진 청년들이 전도사로, 사역자로, 간사로 동역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감격인 것은 ‘설마 이 교회가 지어지랴?’ 하며 “너희 교회가 지어지면 내가 교회에 가지”라고 말했던 오랜 친구가 지금은 저희 교회에 순장이 되어 있습니다. 11년 동안 절을 다니며 불심이 깊었던 친구였습니다. 도저히 불가능으로 보였던 저희 교회가 지어지는 기적을 지켜보며 제 발로 하나님 앞에 온 것입니다.
목사님! 청소년 목회를 하며 남편이 많이 외로웠습니다. 연년생 4명의 자녀를 힘들게 키우며 청소년 목회를 하다 보니 “네 자식이나 잘 키워라” 하며 가슴에 못을 박았던 사람도 있었고, “그게 목회냐” 하며 비웃음 당하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좋은 날 주시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하게 하시고, 자녀도 말씀으로 잘 양육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니 너무나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제자훈련을 통해 제가 깨어나니 제가 지혜로워질 뿐만 아니라 자식을 말씀으로 양육할 줄 아는 어미가 되었습니다. 가장 큰 감사입니다. 올해는 네 명의 자녀가 모두 하나님께 부름을 받아 눈물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목회현장에서 모델들이 되어 외로운 아버지에게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대학생인 큰 아들은 청년 리더로 사역하고, 둘째 딸은 영어예배의 영어 설교자로, 아동부 공동체 영어사역으로 동역을 하며, 셋째 아들은 영어 찬양 리더로, 중고등부 교사로, 막내아들은 청소년부 찬양단 리더로 사역을 하며 모두가 장래의 목회자를 꿈꾸며 든든한 동역자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가정이 탄탄하게 서 가는 것도 제자훈련의 정신인 한 놈 한 놈을 붙들고 말씀으로 자녀를 교육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다시는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CAL세미나를 받기 전 열악한 목회 환경을 뛰어넘지 못해 남편 몰래 ‘수험정보센터’를 기웃거리고 돌아온 기억이 납니다. 다시 시험을 쳐서라도 베드로처럼 다시 세상으로 고기 잡으러 가고 싶은 유혹이 한때는 너무도 컸습니다. 현실이 너무 어려웠고 어린 네 자녀가 고몰 고몰 어렵게 자라는 것을 보며 어미로서 마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우유 배달이라도 해야 하나’, ‘공부를 다시 해야 하나’ 등. 두툼한 책들을 뒤적이며 갈등할 때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호통을 치셨습니다. “네가 목회에 미쳐보고 여길 왔느냐?”고 하셨습니다. 수험정보센터 문을 닫고 나오며 “하나님, 제가 목회에 미쳐보겠습니다”라고 다짐했던 그날의 결심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목사님, 목회의 지주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외롭게 걸어온 남편의 목회현장에 보이지 않으나 보이는 분처럼 또 하나님처럼 계셔 주셨던 것, 눈물로 감사드립니다. 우직하게 세상과 짝하지 않고 오직 한 길 갈 수 있도록 지지대처럼 계셨던 것 그 자체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세미나에 저희보다 더 어렵게 개척의 길을 가고 계신 목사님들께 무슨 도움을 드릴 수 있을 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귀한 자리에 남편을 세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부족하나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를 바라고, 이 땅의 목회자를 세워가는 일에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