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07년 10월

성령과 진리로 드리는 우리 시대의 예배

특집 마르바 던Marva J. Dawn 교수

예배의 본질은 무엇인가? (시편 95:1~9)

 

한국 교회의 예배와 기독교 영성에 대한 관점은 지난 30년간 빠르게 변화되어 왔다. 교회와 기독교인의 숫자가 감소하고,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이 세상 가운데서 줄어들고 있는 이때에 온전한 예배를 회복하고, 또 우리의 삶 가운데 온전한 기독교 영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것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국제제자훈련원과 IVF, 한국기독교학회는 8월 16, 17 양일간 세계 각지에서 예배와 영성에 관해 탁월한 저술로 기여하고 있는 마르바 던 박사를 초청해 예배와 영성 공개세미나를 사랑의교회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성령과 진리로 드리는 우리 시대의 예배’와 ‘변화하는 세상을 위한 기독교 영성’이라는 두 개의 큰 주제 아래 진행됐으며, 전체 강의 중에 마르바 던 박사의 예배와 기독교 영성에 관한 주옥과 같은 강의를 <디사이플>에서 게재하고자 한다.

 

1강. 예배의 본질은 무엇인가?
2강. 예배 지향도 그리기
3강. 보다 큰 이야기
4강. 멈추지 못하는 삶과 안식
5강. 약함의 영성
6강. 공동체 영성

 

마르바 던Marva J. Dawn 교수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Regent College와 Christian Equipped for Ministry에서 영성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신학자, 저자, 음악가, 교육가로서 세계 각지에서 예배와 영성에 대한 강의를 해왔다. 한국에도 『안식』, 『고귀한 시간낭비』, 『희열의 공동체』, 『껍데기 목회자는 가라』, 『연약할 때 기뻐하라-약함의 신학』, 『우물 밖에서 찾은 분별의 지혜』 등의 책이 번역되어 있다.


 

삼위의 하나님은 예배의 중심이십니다(시편 95:1)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부르자.”
  여기서 ‘여호와’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춥시다. 이 여호와라는 말은 언약의 하나님, 자기가 하신 약속을 끝까지 충실하게 지키시는 하나님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바로 그 하나님이 우리 예배의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즉, 우리를 예배로 초대하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우리가 예배하는 대상도 이 하나님이십니다. 또한 그분은 우리 구원의 반석이 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의 어원인 조슈아(Yeshua)는 ‘구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너무나 귀중한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즐겁게 그분을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배를 드리러 올 때는 우리가 하나님에게 호의를 베풀거나 내가 어떤 욕망이 생겨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체가 되어서 우리를 초대하셨기 때문에 예배에 참여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배를 통해서 은혜를 받는 건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예배의 목적은 아닙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배하러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드리러 올 때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모든 일을 생각하면서 감사하기 위해서 나오는 것입니다.
  예배의 첫 번째 핵심은 바로 하나님이 누구신가 하는 것과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을 점점 더 알아가게 되고, 그 결과 하나님에게 합당한 반응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잘못된 동기로 예배드리러 나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송축하기보다는 복을 받기 위해 예배드리러 나오는 때가 많습니다. 예배를 통해서 복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님이 누구인가’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시편 95편 2절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시편 95:1~2)
시편 95편 2절을 보면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고 나와 있는데, 그것은 히브리어로 보면 ‘힘찬 소리로 외쳐라’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말이 마구간 문이 열리자마자 힘차게 뛰어나가며 몸을 역동적으로 흔드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때의 소리가 여기 나오는 히브리 단어입니다. 예배드릴 때 하나님을 기쁘게 찬양한다고 하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완전히 해방되어 감당할 수 없는 큰 기쁨에 차서 하나님께 환호를 올린다는 뜻입니다. 1절에서 두 번째 표현을 보면 “기쁘게 외치라”라고 나옵니다. 이 단어는 전쟁에서 승리를 했을 때, 외치는 기쁨의 외침입니다.
  그 다음 표현을 보면 “그의 면전에 오라”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우리는 죄인이기 때문에 거룩한 하나님 앞에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나와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 앞에 나올 때는 정말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동시에 아주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 구절은 “기쁘게 외치라”고 되어 있는데, 그것은 온갖 시와 찬미와 노래로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보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와서 즐거이 외치고 찬양하는, 하나님에게 초점을 둔 예배의 언어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편 95편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기쁨’입니다. 물론 시편 전체를 보면, 거기에는 기쁨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정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편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상관없이 늘 하나님의 임재 앞에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찬양해야 할 이유 - 하나님의 주권(시편 95:3 ~4)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을 찬양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하나님은 주권자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인간이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 우주의 모든 것을 다스리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최대한 확장시켜서 위대하신 하나님, 우리를 초월해 계신 하나님, 광대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언약의 하나님으로서 이 지구상의 어떤 것보다 더 위대하시고 더 높으신 분이십니다. 한국 역사의 초창기를 보면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들을 섬겼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저의 가족의 역사를 봐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섭리의 손길을 펼쳐 저와 여러분이 바로 그 삼위의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그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땅의 구석구석까지 모두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시편을 보면 산의 가장 높은 꼭대기까지도 모두 하나님의 손 아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그 어떤 것도 하나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하나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하나님이 이 우주를 다스리시는 주권자라는 것, 바로 주님이 되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찬양해야 할 이유 - 하나님은 모든 것의 창조자(시편 95:5)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하나님은 모든 것을 창조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이 부분의 강조점은 바로 ‘그분’이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어로 보면, 이 대명사가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될 자리인데도 일부러 이 대명사를 사용한 것은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셨다는 것과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창조자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다가 그의 것이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라고 대조법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강조했습니다.
  시편 기자가 여기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이 위대한 창조 세계를 볼 때, 이것을 만드신 위대한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거대한 은하계도 연구하고, 아주 작은 미생물도 연구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모두 뛰어넘는 하나님이십니다. 무한한 하나님이 이 엄청난 우주를 만드셨다는 사실, 바로 그것을 인식하면서 하나님을 예배해야 합니다.

 

 

우리가 찬양해야 할 이유 - 하나님은 모든 역사를 주관하고 계십니다.(시편 95:5b)
그 다음 대목을 보면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해야 될 세 번째 이유는 하나님은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5절을 보면 마른 땅도 손으로 빚으신 것이라고 나오는데, 여기서 마른 땅이라는 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를 건너는 장면을 염두에 두고 쓴 것입니다. 즉 하나님은 홍해를 건너게 하시려고 마른 땅을 내셨습니다. 요단강을 건널 때도 하나님께서 마른 땅을 만드셨습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는 하나님께서 이 역사 전체를 섭리하시고 주관하신 분이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예배 시간에 성경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는데, 왜냐하면 이 역사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일하신 하나님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 개인의 역사 속에서도 오늘의 여러분이 있기까지 하나님이 어떤 놀라운 방식으로 삶 가운데 역사하셨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속해 있는 교회에도 이 질문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예배드릴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서, 또 초대 교회 역사를 통해서 어떻게 역사를 주관하셔서 여러분이 하나님을 믿게 되기까지 흘러왔는지 상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배는 우리를 완전한 복종과 경외의 공동체로 만듭니다.(시편 95:6~7)
6절을 보면 “오라” 즉, 우리를 먼저 초대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그 다음 “굽혀 경배하자”, 바로 우리가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엎드리라는 말은 우리가 바닥에 완전히 엎드려서 경배하는 모습입니다. 그 다음 문장을 보면 구체적으로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하나님 앞에 우리가 경외심을 품고 그분을 경배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나오는 하나님은 우리와 언약의 하나님, 우리와 아주 가까운 하나님인 동시에 우리를 모두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 즉, 하나님의 대조적인 양면성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를 만드신 분이고 초월적인 분이면서 우리에게 약속을 주시고 약속을 지키시는 언약의 하나님이시기도 합니다. 이 둘 다 진리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쪽만 갖고 있으면 하나님에 대해서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이유는 그런 요소가 우리의 믿음 안에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저 기쁨만 충만히 누리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 예배 시간에는 슬픔도 때론 필요합니다. 그냥 찬양만 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정말 슬퍼하고 한탄해야 될 때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면을 우리는 둘 다 꼭 붙들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공동체에 부르셨기 때문에 우리가 다함께 예배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너무 개인적으로 각각 따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배와 관련해서 제일 첫 번째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예배의 두 번째 핵심은 우리가 공동체로서 함께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예배는 우리를 완전한 복종과 경외의 공동체로 만듭니다.
  그것은 서로 주 안에서 복종하는 관계를 말하고 또 우리가 공동체로서 우리보다 약한 사람을 붙들어 주고 또 강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관계입니다. 물론 우리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실 공동체로서 우리가 함께 찬양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바로 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형성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를 드릴 때 ‘어떻게 예배드리는 것이 우리 공동체를 더 강하게 세워 주는가’ 하고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예배드리는 시간은 자기중심적인 경향을 상쇄시키는, 공동체로서 함께 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 예배에 참여하는 순간 우리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의식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예배는 우리를 회개로 이끈다(시편 95:7b~9)
예배는 우리 개개인으로 하여금 회개로 이끕니다. 개개인에게 주는 말씀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동체에 속한 개개인을 말합니다. 이 시편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마음을 강퍅하게 하지 말라’고 나와 있습니다. 8절을 보면 “너희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아라” 할 때는 복수형 “너희”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개인으로서 회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로서 회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세상에 있는 죄들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예배드리러 나올 때는 전 세계의 죄를 생각하는 동시에 우리 자신의 죄를 의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매순간 이 두 가지 중의 하나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하든지, 아니면 반대로 하나님에게 등을 돌리고 이웃을 섬기지 않는 일을 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우상을 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우상을 갖고 있습니까? 공동체의 각 개인이 우상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배의 세 번째 핵심은 바로 우리가 그와 같은 우상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공동체를 이루고, 그분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