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백지희 기자
한국 교회를 살리는 거룩한 바보가 되자!
지난 2월 16일 사랑의교회에서 전국 CAL-NET이 주최하고 국제제자훈련원이 주관하는 2016 CAL-NET 전국 평신도지도자 컨벤션이 개최됐다. CAL-NET은 국내외에서 제자훈련 목회 철학으로 평신도를 깨우는 사역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네트워크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목회자와 교회를 섬기던 CAL-NET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평신도지도자 컨벤션은 1999년, 2011년, 2015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건강한 지역 교회, 섬기는 제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컨벤션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94개 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 제자·사역훈련생 4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는 컨벤션에 대한 제자훈련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관심과 기대를 보여 준 것으로, 지난해보다 한층 더 풍성해진 시간들로 참가자들의 영혼과 삶을 깨웠다. 이번 컨벤션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먼저 낮아지고 섬기신 예수님을 따라
컨벤션의 포문을 연 개회예배는 전국 CAL-NET 이사 최상태 목사(경기 CAL-NET 대표, 화평교회)의 사회로 시작됐다. 또 광주 CAL-NET 총무 강정원 목사(만남의교회)가 대표기도로, 전국 CAL-NET 이사 한태수 목사(서울 CAL-NET 대표, 은평성결교회)가 설교로, 전국 CAL-NET 이사장이자 대표인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가 환영사로, 전국 CAL-NET 자문 신재원 목사(새춘천교회)가 축도로 각각 섬겨 CAL-NET의 끈끈한 동역을 엿볼 수 있었다.
‘거룩한 바보, 그 이름 제자’라는 제목으로 마태복음 20장 20~28절 말씀을 나눈 한태수 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는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폭넓게 섬기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세상적으로 어리석어 보이는 예수님의 가치관, 즉 ‘겸손’, ‘섬김’, ‘나눔’을 실천하는 제자가 돼야 한다고 도전했다.
또 이어서 한 목사는 “침몰하는 배 같은 한국 교회를 살리는 길은, 우리가 역청처럼 짓이겨져 사회의 벌어진 틈을 메우는 것”이라며 “오늘 이 시간이 거룩한 바보의 행렬에 동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에게 제자 됨의 본질을 도전하기에 충분했다.
다윗처럼, 그리고 ‘진짜’ 제자로의 부르심
이번 컨벤션에는 두 번의 주제강의가 열려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 모두에게 강력한 영적 도전을 전했다. 개회예배 이후 이어진 첫 번째 주제강의는 부산 CAL-NET 대표 박성규 목사(부전교회)가 사회자로,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가 강사로 섬겼다.
오정현 목사는 ‘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의 심정’이라는 제목으로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께서 다윗을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자세히 소개했다.
오 목사는 “다윗은 많은 실수와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는 도구로 하나님께 쓰임받았다”라면서 ‘참된 예배자’, ‘참된 회개자’, ‘참된 목자’였던 다윗처럼 우리도 목자의 심정을 갖고 하나님 앞에 서자고 권면해 참가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두 번째 주제강의는 전국 CAL-NET 감사 오주환 목사(전북 CAL-NET 대표, 예안교회)가 사회자로, 코어커뮤니티교회 김원기 목사가 강사로 섬겼다. 김원기 목사는 핍박이 없어 순수함과 진실함을 잃어버린 한국 교회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설파했다.
김 목사는 “핍박이 오면 가짜 그리스도인은 사라진다”라고 일침을 놓으며, ‘죽으면 죽으리라’라는 정신으로 예수 믿는 데 생명을 걸라고 강력히 도전했다. 이는 안일함과 풍족함에 젖어 있는 한국 교회를 향한, 그야말로 ‘래디컬(radical)’한 부르심이었다.
소그룹, 영성, 제자도에 집중한 선택강의
또한 이번 컨벤션에도 두 차례의 선택강의가 제공돼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개 교회에 적용 가능한 가이드와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직분별로 진행된 첫 번째 선택강의는 임종구 목사(전국 CAL-NET 사무총장, 푸른초장교회)의 ‘칼빈의 제네바 목회에서 배운다’, 오정호 목사의 ‘섬김의 제자도’, 박희천 목사(내수동교회 원로)의 ‘제자의 말씀 사랑’, 권중우 집사(은혜의교회)의 ‘광야로 내몰린 순장’, 강명옥 전도사(국제제자훈련원 부원장)의 ‘제자훈련의 ABC’로 각각 진행됐다.
모든 강의가 큰 호응을 얻은 가운데, 특히 9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단에서 열정을 토한 박희천 목사의 강의는 은혜채플을 참가자들로 가득 채울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또 “성경 읽기에 졸업식은 없다. 성경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라는 박 목사의 단호한 외침은 참가자들을 겸손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두 번째 선택강의는 주제별로 진행됐다. 제자도는 박정식 목사(은혜의교회), 큐티 사역은 박명배 목사(송내사랑의교회), 기도 사역은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 소그룹 인도법은 박주성 목사(국제제자훈련원 대표총무), 소그룹 사역은 김진미 권사(새로남교회)가 각각 강사로 나섰다.
특별히 소그룹과 영성, 제자도에 집중된 이번 선택강의들은 참가자들에게 각 주제의 실질적인 가이드와 함께, 현장의 은혜를 나누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또한 이번에도 두 선택강의에 평신도지도자가 강사로 나서 좋은 반응을 얻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컨벤션에 참가한 CAL-NET 교회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서로를 축복하고, 다시금 하나님 앞에 헌신을 결단하며 모든 순서를 마무리했다.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과 사모함으로 나아왔던 참가자들의 마음은 어느새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 채워진 듯했다.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나라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섬기는 제자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