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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반세기 전, 우리나라 산등성이의 바위는 성도들의 무릎 기도로 닳아 있었다. 골짜기마다 부르짖는 소리로 가득 찼고, 한반도의 새벽은 교회의 새벽 제단과 기도원의 구국 제단에서 부르짖는 기도로 동이 텄다. 산에서 밤새워 기도하고 내려오는 성도들의 어깨에는 이슬이 내려앉아 있었다. 그만큼 절박함과 간절함이 진액처럼 성도들의 혈관을 타고 흘렀고, 교회의 심장은 기도의 맥박으로 고동쳤다.
사랑의교회는 지난 10여 년 동안 광복절 주일에 청계산에서 산상기도회를 개최해 왔다. 무더운 여름 오후에 수천 명의 성도가 산에 올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마음을 모아 부르짖었다. 이제 청계산 구국기도회는 교회의 혈맥에 흐르는 거룩한 문화가 됐다.
우리는 자주 “이 민족의 오늘은 기도의 제단을 쌓은 선조들의 기도 때문에 보호됐다”라고 말한다. 이 나라가 북한의 침공을 받지 않고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근간에 새벽마다 부르짖는 성도들의 기도가 있었음은 한국 교회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자녀들도 한 세대가 지난 후, 자신들의 나라와 생명을 지킨 것이 부모 세대의 기도 덕분이라는 고백을 할 수 있을까?
기도는 행동이고 체험이다. 기도의 ‘행위’를 통해 창조의 문이 열리고, 죽어 버린 것이 살아나며, 잠자던 것이 깨어나는 것이 기도의 응답이요 체험이다.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현재 명령형’이다. 계속 구하고 계속 찾고 계속 두드리되, 혼자서 열지 못하면 함께하는 기도로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랑의교회가 청계산 구국기도회를 통해 선조들의 기도를 기억하고 그 기도에 동참하며, 거룩한 문화로서 몸에 새기는 이유이다.
지난 8월에도 사랑의교회는 청계산 구국기도회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전심으로 함께 기도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이곳 청계산 산상에서 주기도문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렸습니다. 우리의 힘과 능력으로 이 자리에 올라온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올라오게 하셔서 올라왔습니다. 오늘 저희의 기도를 통해 이 민족이 보호될 줄로 믿습니다. 이 자리가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는 놀라운 장소가 된 줄로 확신합니다. 수많은 기도의 응답을 서로 간증할 수 있도록 표가 나는 은총의 대상자로 삼아 주시옵소서. 오늘 청계산 산상 구국기도회에서 주님 앞에 올려 드린 수많은 기도의 씨앗에서 아름답게 싹이 돋고 순이 나며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게 하여 주옵소서. 오늘 이 기도의 자리에 나온 모든 성도를 성삼위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과 은혜를 받아 누리는 영광스러운 대상자로 삼아 주시옵소서. 우리의 생명과 소망이 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받들어 간절히 기도 올리옵나이다.”
앞으로도 청계산 구국기도회는 성도들의 기도의 눈물이 고인 자리이자, 이 민족이 보호받고 우리 자녀 세대에 통일의 길을 여는 기도 응답이 축적되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