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03년 11월

제자훈련 교회의 영권 회복

발행인칼럼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의 목적은 평신도의 재발견과 교회 본질 회복, 그리고 건강한 교회상의 확립이다. 이러한 제자훈련의 목적과 그 철학을 통해서 많은 교회들의 체질이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제자훈련 철학을 날마다 되뇐다 해도 제자훈련의 커튼 뒤에 있는 영적 현장성을 보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제자훈련이 갖는 태산 같은 영적인 무게를 절감하지 못한다면, 울타리에 갇혀 정형화된 제자훈련, 결국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제자훈련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

 

제자훈련하는 교회에 대한 통념들이 있다. 그 중 흔히 지적되는 것으로 “제자훈련하는 교회는 성경공부를 강조하다보니 이지적인 면은 강한데, 뜨거운 것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오순절 계통의 교회에 비해 성령 사역에 대한 상대적인 소극성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제자훈련을 하는 사역자 중에도 이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성령 사역에 대해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창세기 1장 26절 말씀과 마태복음 28장 18~20절 말씀을 먼저 헤아려보아야 한다. 창세기 1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세상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셨다. 이것이 마태복음 28장에 와서는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는 영적 권세로 이어진다. 이것은 영적인 권세가 없이는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는 사역도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제자훈련이 영권 회복의 알파와 오메가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성경적인 지식과 인간적인 노력에 의지하여 하나의 철학이나 훈련으로만 이해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흔히 제자훈련 사역을 ‘목숨 걸고 해야 하는 사역’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만약 우리가 제자훈련이 영적 전쟁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임을 절감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제자훈련 사역은 언제까지나 산 아래에 머무는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날 수가 없다. 제자훈련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영적 권세가 없이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전쟁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보내면서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모든 권세를 말씀하시고 각인시키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적전쟁에서 지면 모든 것을 잃고 떠나야 한다. 제자훈련에 임할 때, 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영적전투의 절박성을 체감한다면 우리의 제자훈련이 결코 안일할 수가 없으며, 기계적일 수가 없을 것이다.

 

진정 평신도 지도자들이 온실 속의 열매가 아니라 비바람 치는 광야에서 맺혀야 할 생명이라면, 제자훈련은 영적 야성을 지닌 전방위적 삶이 되어야 한다. 제자훈련이 영적전쟁의 일선에서 벌어지는 생명을 건 전투라면, 훈련하는 우리의 자세는 방어적이고 수세적인 입장을 벗어나 적극적이고 공세적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영권을 가져야 한다. 제자훈련과 영권 회복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이제 제자훈련하는 교회는 성령의 강권적이고 구체적이며 체험적인 놀라운 능력에 사로잡힌 교회라는 소문들이 온 땅에 퍼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