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지난 4월 초, 총회가 전 교단적으로 힘을 모으는 ‘은혜로운 동행 전국기도회’에 참석했다. 집회 일부를 인도하면서 깊이 느낀 것은 한국 교회의 연합의 절실함과 더불어, 어떤 시선으로 주님의 몸 된 공동체를 바라봐야 하는지였다. 교회와 성도를 향한 단장지애(斷腸之哀)의 마음은 상황과 처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복음주의 단체지 《Walk thru the Bible》의 편집자이자 선교사요, 목사인 크리스 티그린(Chris Tiegreen)은 교회 공동체의 성장을 연구한 후 조금 뜻밖의 주장을 했다. 그는 교회의 제일 중요한 목표인 “복음전도를 잘하기 위해 가장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통적으로 중시되는 개혁 운동이나 선교, 그리고 삶을 통한 전도보다 ‘성도들의 순수한 연합’이 복음전도를 위해 우리에게 주신 가장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 이것을 외면한 채 하나님 나라를 위한 다른 방법을 찾지 말라고 그는 경고했다.
그렇다면 교회(성도)의 연합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사탄의 필사적인 방해가 있기 때문이다. 사탄은 그리스도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연합하는 곳에 하나님께서 권능으로 응답하심을 알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리스도인의 연합을 깨뜨리려고 한다. 그렇기에 성도의 연합과 교회의 온전한 연합은 하나님께서 개입하시고 역사하셔야 가능하다.
최근에 마음에 남겨진 글이 있다. 한 여자의 아버지가 한국 전쟁 때 공산당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 여자는 아버지를 죽인 공산당은 용서해도 자신의 남편은 용서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이었다.
이토록 상처받은 아내의 마음을 녹이고 남편과 하나 되게 하는 일은 인간의 의지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오늘날 교회 내에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족을 죽인 원수는 용서해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연합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하나 될 수 있는 최고의 길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가정이나 공동체에 가장 깊이 개입하시고, 크게 역사하실 수 있는 시간과 방식, 자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예배다. 세상의 논리나 상식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하나 됨의 비결은 예배를 통해 결정된다. 하나님만 예배하는 시간이 하나님께서 가장 깊이 개입하시는 시간이요, 하나님만 예배하는 자리가 하나님께서 가장 크게 임재하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에서도 예배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고, 공동체에서도 최고의 예배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윗은 광야 같은 삶을 살았다. 그의 고백대로 천만 인이 그를 둘러치는 것 같았다. 젊어서는 장인인 사울, 나이 들어서는 아들 압살롬이 그를 대적했고, 아히도벨같이 뛰어난 모략가가 온갖 술수를 쓰며 공격했다. 그러나 결국 다윗은 승리했다. 그 이유는 다윗이 참된 예배자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하나님의 능력과 개입만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경험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가정의 달인 5월이다. 하나님의 임재가 충만한 예배를 통해 부부 사이에 뿌리내린 서로 간의 원망과 불신을 넘어서고, 한국 교회에 스며든 반연합적 이념이나 작금의 교회가 당면한 모든 어려움을 타파해 신앙의 전진을 이루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