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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여름에 거두는 자는 지혜로운 아들이나…”(잠 10:5). 잠언의 말씀이다. 거둠은 심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만산(滿山)이 짙어 가는 나뭇잎으로 무거워지는 여름, 그리스도인의 심고 거둠을 생각한다. 좋은 거둠은 마음밭에 땀 흘리며 일구는 자의 열매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심어야 하는 것은 배움과 훈련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 말씀과 하나님 백성의 도는 물론이요, 세상의 지식을 배워야 하고, 진리를 행하며, 성령을 좇아 행하고, 믿음으로 행하는 것을 훈련해야 한다.
마음에 영적인 갈망으로 가득한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으로 채우게 하시고”, “하나님을 아는 것에 자라게 하시고”라는 성경 말씀처럼 아는 것으로 채우고, 아는 것에 자라는 것이 진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신앙생활은 일평생 배움의 과정이다.
반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개는 예배드리고, 신앙 모임에 잘 참석하는 것만으로 배움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 허락되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는 것이 허락됐지만, 아는 것을 소홀히 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비밀의 문을 열지 못한 채 그저 문 앞에서만 서성이다가 잠자리에 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일이어야 한다. 취미 독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독서는 기획해서 씨름하는 일이다.” “책을 있는 힘을 다해 끝까지 읽으면 어느 순간 그 주제가 내 지식의 영토 안으로 들어온다.”
근래에 읽었던 책에서 그리스도인의 배움을 생각하며 가슴에 새겨진 인상적인 글귀들이다. 위의 글을 내 식으로 풀어서 생각한다.
교인들에게 성경을 읽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성경 읽기를 강조하면서도 교인들이 큐티 정도만 해도 잘하는 것으로 여기지는 않았는가? 교인들이 성경을 대할 때 성경의 어려운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고, 이해하기 쉬운 말씀을 읽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지는 않았는가? 조금 어려운 신앙 서적을 읽게 하는 것을 주저하지는 않았는가?
세상의 책도 있는 힘을 다해 끝까지 읽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때 지적인 영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면, 진리의 말씀인 성경은 어떻게 읽어야 하겠는가? 소위 말랑말랑한 신앙 서적만을 읽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으로 채우게 하시고, 하나님을 아는 것에 자라게 하시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목회자로서 직무 유기와 다를 바가 없다.
이번 여름이 교회와 공동체가 정말 한계를 돌파하는 공부의 시간이 되게 하자. 어떡하든지 예수님을 아는 것을 위해 성도들이 치열하게 말씀을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참된 목회자의 성도 사랑이다. 이것이 “너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에 게으르지 않고 열매 없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니와”(벧후 1:8)는 말씀의 진의(眞意)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