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2025년 10월 30일, WEA 서울총회의 마지막 순서였던 성찬식을 앞에 놓고 감사 인사를 했다. “여러분을 섬길 수 있는 것이 축복이었습니다.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와 여러분을 섬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세계 각지의 복음적인 교회에서 오신 분들을 환영하고 섬기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것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예수님을 섬기는 것과 같았다.
WEA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외부의 반대와 오해에 직면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우리는 왜 이 길을 가야 하는가?’를 깊이 고민했다. 안팎의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했다. WEA와 협력하면서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붙들었던 것은 이번 서울총회의 주제인 “The Gospel for Everyone”이었다. ‘WEA 서울총회를 통해서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한국교회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올라가, 이제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세계 복음주의교회와 세계 선교를 견인하는 역량을 가질 수 있는가?’였다.
WEA 서울총회는 세계 교회를 잇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네트워킹을 공고히 했고, 거대한 선교의 청사진을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됐다. 제자훈련과 지속 가능한 선교 전략, 창의적 접근법과 파트너십, 특히 이슬람권 등 반기독교적인 사회를 변혁시키는 실제적인 복음의 능력을 통전적으로 살폈다. 그 과정에서 마지막 때 아무도 셀 수 없는 큰 무리, 이슬람과 힌두교, 불교와 유교, 무속 신앙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비기독교 사회’(Pagan Society)를 뛰어넘는 각 족속과 민족 방언 가운데 주님을 머리로 삼는 공동체, 협력자가 세워져야 한다는 선교적 방향성을 확립하게 됐다.
이번 WEA 서울총회에서 OM 국제 총재인 Iain Pickett의 연합에 대한 통찰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연합은 공간을 공유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무엇인가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가 마련된다고 했다. 참된 기독교적 연합은 복음 안에서 어느 한편의 희생이 아닌, 양편 모두 승리하는 거룩한 상생의 길을 걷는 것이다.
그러나 WEA 서울총회의 가장 가슴 아픈 지점은 ‘내 영역 지키기’, 소위 ‘영역주의’(Territorialism)의 배타적 태도였다. 자기만의 성(城)을 쌓는 방식으로는 복음의 연합을 이룰 수 없으며, 특히 비기독교 사회(Pagan Society)의 높은 허들을 넘을 수도 없다.
영역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창의성과 혁신의 부재이다. 창의적인 전략과 혁신적인 시도 없이 어떻게 견고한 이슬람이나 힌두 사상의 벽을 뚫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사람이지, 자기만의 왕국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다.
비기독교 사회(Pagan Society)의 선교는 WEA를 통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 WEA의 핵심 주제가 “제자훈련의 국제적인 네트워킹”이었다. 이를 위해 2026년 3월 19~21일에 카타르에서 제자훈련 파일럿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이다. 카타르에 있는 목회자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CAL세미나)에 참석하기가 어렵기에 우리가 가서 세미나를 인도하게 된 것이다.
사랑의교회 국제제자훈련원이 세밀히 준비해 이 일을 도울 것이다. 또한 작년 1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WEA에 속한 카타르복음주의연맹이 주관하고, 카타르 정부가 후원하는 기독교 예배당 기공식이 열렸다. 이번 기공식은 카타르의 복음주의권 교회가 17년간 기도한 결실이다. 3년 전 WEA 의장이 직접 카타르 정부에 부지 제공을 청원하는 서신을 보내고, 카타르 외교부의 협력을 통해 18,000㎡의 부지를 제공받아 기공식을 하게 된 것이다. 카타르에서 일하는 수백만의 외국 노동자를 위한 예배를 위한 장소다. 이 모두가 WEA의 서울총회 주제인 “The Gospel for Everyone”이 실현되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WEA 서울총회는 선교의 주체가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전 세계 복음주의교회 지도자들이 ‘선교적 혈연 동맹’을 맺은 현장이요, 순전한 복음을 수호하는 연합이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선포하는 격정의 시간이었다. 이제 우리는 영역주의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열심에 온전히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