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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국제제자훈련원
-제자훈련 국제화를 다시 생각하며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금도 세계적인 확산의 우려 속에서 뉴스의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나의 관심을 끈 기사가 있다. 올해 33세의 의사 켄트 브랜틀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이 운영하는 해외 선교기관인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 소속으로 의료선교를 위해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로 가게 됐다.
당시 라이베리아는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일로에 있었다. 그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치료했는데, 그 와중에 자신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또한, 미국 SIM 선교단체에 소속된 낸시 라이트볼 간호사도 환자들을 돌보느라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후 이들 두 명의 선교사는 치료를 위해서 미국으로 귀국했다.
이들이 돌아오자 “왜 그렇게 위험한 곳에 선교를 가서 나라를 어려움에 빠뜨렸느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나는 이 질문에 주목했다. 이 물음의 바닥에는 선교에 대한 본질적 태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복음적 그리스도인의 생각은 어때야 하는가? 이것은 우리의 선교와 제자훈련의 국제화에 대한 대답까지도 담보하고 있다.
이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미 오래전 우리나라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선교 사고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된 바 있다. 위의 질문처럼 급진적인 것은 아니지만, 교회 내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질문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국내에도 할 일이 많고 전도 대상자가 많은데, 왜 엄청난 비용을 쓰면서까지 해외로 나가야 하는가?
켄트의 선교 방식에 불만을 품은 미국 보수계의 한 논객은 켄트를 “자아도취와 소명 영웅주의에 빠진 얼간이”라고 비난하면서 “대체 왜 아프리카에 간 것인가? 치사율 90%의 에볼라의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아프리카로 간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에서는 매년 15,000명이 살해되고, 38,000명이 약물 과다로 죽는다. 그럼에도 켄트가 아프리카에 간 것은 더는 미국에서 그리스도를 섬길 수 없었기 때문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
선교 전략의 측면에서는 다른 여러 가지 해법이 있을지 모르나, 본질적으로 선교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교회가 걸어왔던 방식이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방식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 역사의 터닝 포인트마다 순교의 피로 엮어져 온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늘 동시적으로 인식했고, 또 실천해 왔다.
제자훈련의 국제화에 대해서도 비슷한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필요한 곳이 많은데 해외로까지 나가서 자원을 소진할 필요가 무엇인가? 남침례교 신학교 총장인 알버트 몰러는 켄트에게 가해진 비판에 대해서 “그들은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해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제자훈련의 국제화를 주창(主唱)하는 우리의 대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