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5년 01월

성령으로 인도받는 제자훈련

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국제제자훈련원

새로운 제자훈련생을 모집하는 겨울방학이 되면 설렘과 긴장이 교차한다. 교회는 제자훈련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기대에 차고, 제자훈련을 신청한 평신도의 마음은 설렘과 다짐으로 가득 찬다. 그러면 교회의 기대와 평신도의 다짐의 교차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처한 상황은 저마다 다를지 몰라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것은 예수님의 작은 제자가 되는 것이리라.
제자훈련 현장에서 오래 사역하는 동안,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원(願)함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인 성령으로 인도함을 받는(롬 8:14) 제자훈련이다. 훈련을 인도하는 사역자나 참여하는 훈련생의 성격, 성향에 따라 수많은 색깔과 모양의 제자훈련이 있을 수 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보아도 누구 한 사람 비슷한 점이 없었다. 베드로와 요한이 달랐고, 야고보와 도마가 달랐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로서 예수의 영인 성령으로 인도받는다는 이 한 가지는 동일했다. 교회, 혹은 인도자의 기대나 훈련생의 다짐의 교차점에 있어야 할 것은 바로 성령님이다.
내게는 이것이 한 해의 제자훈련의 출발점에서 가장 큰 평가의 기준이다. 그럼에도 인도자와 훈련생 사이의 교차점에 성령님이 없이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겉으로는 신앙적인 무엇이 그들을 인도하는 것처럼 보이고, 성경지식이나 삶의 고민, 즐거운 교제는 있었지만, 성령님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신앙서적도 읽고, 같이 기도도 하고, 성경도 암송하고, 문제도 진지하게 풀었지만, 성령님의 인도가 부재하거나 무시되는 관계가 있는 것이다.
성령으로 인도받는 제자훈련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것이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인 이유는 ‘인격’의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제자훈련은 기술훈련이 아니라 인격훈련이다. 제자훈련이 성령님의 인도를 받는 인격훈련임을 우선으로 생각할 때, D형 큐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제자훈련 스킬은 부차적인 것이 될 수 있다. 훈련을 마치고 순장이 된 이후에 일어나는 많은 문제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스킬은 있는데 신앙인격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에 소리가 나는 것이다.
신앙인격훈련의 처음과 끝은 성령님께 있다. 성령님은 인격이다. 그렇기에 제자훈련을 받았지만, 신앙인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훈련 과정에서 인격이신 성령님의 인도함으로 훈련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자훈련 후에 오히려 신앙의 등걸이 생겨서 시야가 좁아지는 사람들, 제자훈련 후에 제자훈련을 무슨 완장처럼 여기는 사람들, 제자훈련 후에 제자훈련을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비판의 저울로 삼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제자훈련은 성령으로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 모두가 잘 아는 진리지만, 훈련 과제 등의 긴급함에 집중하느라 정작 제자훈련을 왜 하는지 모를 수 있다. 제자훈련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도자나 훈련생은 날마다 물어야 한다. 오늘 나의 제자훈련은 성령께서 인도하시고 있는가? 이것이 2015년 제자훈련 기간에 매일 상기하고 품어야 할 우리의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