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13년 12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2013년도 이제 한 달 남았다. 1년을 쉼 없이 제자훈련과 교회 사역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달려온 사역자들에게 12월은 한숨 돌리며, 모처럼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이다. 아마 지난 1년간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아쉬웠던 점들이 가슴 속으로 밀려들어 올 것이다.

 

훈련의 강도를 좀 더 세게 해서 성과가 알차게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을 것이고, 사역자 스스로 먼저 준비된 후 훈련사역을 시작했더라면 하는 후회스러움이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리더인 사역자 입장에서는 전체 그림을 그리며 열심히 달리다 보니, 한 영혼의 가치에 집중하지 못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부딪힘과 갈등도 있었을지 모른다.

 

제자훈련 과제물과 훈련 교재의 수준을 못 따라와 힘들어하던 훈련생, 개인 사정으로 훈련을 중도 포기해야만 했던 훈련생, 훈련을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훈련생 등 사역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주고 따라와 주지 않는 평신도들로 인해 서운할 때가 많았을 것이다.

 

연초에 계획한 대로만 진행됐으면 좋았을 텐데, 연말 수료식을 앞둔 훈련의 결과물은 그렇지 못해 속만 끓이고, 사역자 스스로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일 수도 있다. 이제 곧 다음 해 제자훈련 훈련생을 모집해야 하고, 사역훈련을 하는 교회는 제자훈련에 이어 사역훈련으로 평신도들을 연결해 줘야 한다. 훈련은 잠시 쉬지만 올 1년 사역을 거울 삼아 내년 사역의 방향을 그리고, 단점들을 개선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낫다는 의미다. 그리스도의 제자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명과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혼자서 빨리 가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늦더라도 멀리 가기 위해 함께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자훈련은 시간과 인내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영혼이 변화돼 예수의 강력한 군사로 서기 위해서는 기다려줘야 하고, 참아줘야 할 때가 참 많다.

 

밥 버포드의 저서 『하프타임의 고수들』에서는 “내가 하는 일의 열매는 다른 사람의 나무에서 열린다”라는 말이 나온다. 한 명의 사역자가 땀과 눈물의 기도로 흘린 사역의 열매는 적게는 12명, 더 많게는 여러 사람의 삶의 열매로 나타난다. 즉 훈련 사역자 그 자신의 나무에서 열리는 게 아니라, 다른 나무에서 열릴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지금은 2013년 사역을 반면교사 삼아 2014년 사역을 위해 기도하며 준비해야 할 시기다. 멀리 가기 위해 좀 기다려주고 인내하며 함께 가야 한다는 것과 훈련사역의 열매가 꼭 내 나무에서 열리지는 않더라도 이 길 을 계속 걸어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