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1년 05월

지금은 부모가 ‘갈대 상자’를 만들 때!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집콕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부모들의 이중고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정은 학교, 직장, 교회, 놀이터, 헬스장 등 다양한 역할까지 감당하게 됐다. 이는 고스란히 모두 부모의 몫이 됐다. 자녀들의 식사도 더 자주 챙겨야 하고, 학교 공부는 물론, 신앙 교육마저 떠안게 됐다. 빈 시간에는 자녀들이 게임에 중독되지 않도록 건전한 놀이 문화까지 제공해야만 한다. 이 중 어느 역할도 완벽하게 갖춰 자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갑자기 떠안은 무거운 짐에 허덕이는 부모들을 위한 교회의 협력과 지혜가 절실한 때다.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와 입을 맞추고

상자를 덮고 강가에 띄우며 간절히 기도했겠지…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그가 널 구원하시리 그가 널 이끄시리라

그가 널 사용하시리 그가 너를 인도하시리.


이 가사는 ‘요게벳의 노래’라는 복음 성가다. 애굽의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말살하기 위해 히브리 여인이 아들을 낳으면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히브리 여인 요게벳은 모세를 낳고 석 달간 숨겨 오다가 더는 감출 수 없게 되자, 갈대 상자를 만들어 모세를 담아 나일강에 띄운다. 이 노래에는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의 모정과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담겨 있다.


갈대 상자는 히브리어로 ‘테바’로, 구약성경에 두 번 등장한다. 하나는 모세의 갈대 상자이고, 또 하나는 노아의 방주다. 테바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즉 하나님께만 맡길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아기 모세가 담긴 갈대 상자는 나일강 갈대숲 사이를 유유히 흘러간다. 강풍을 만나 상자가 뒤집히는 위험한 상황도 있을 수 있기에, 요게벳과 뒤따르며 지켜보던 누이 미리암의 마음은 애가 탔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 역시 마찬가지다. 노아는 대홍수로 죄에 빠진 인간들을 멸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방주를 만들어 가족들과 생물 암수 한 쌍씩을 태운다. 이후 40일간의 대홍수가 일어난다. 노아는 150일 동안 폭우를 견디며, 언제 어디에 도착할지 모른 채 하나님께 앞일을 맡긴다. 이처럼 모세의 갈대 상자나 노아의 방주는 악한 세상 속에서 내 힘과 계획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만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 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시대의 가정이 바로 갈대 상자이고, 노아의 방주와 같다. 집 밖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위험한 상황이고, 가정은 우리 자녀를 지켜 주는 마지막 방주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악해진 세상에서 부모들은 이 시대의 갈대 상자를 만들어야 한다.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갈대 상자를 만들 때, 삶의 참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자녀의 삶을 직접 인도하실 것이다. 이에 <디사이플>에서는 ‘다시 가정이 중심된 시대, 지친 부모들을 위로하고 가정을 세우자’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교회가 부모와 협력해 자녀에게 신앙을 계승하는 방안과 집콕 시대 골칫거리가 된 자녀들의 미디어 중독에 대한 교육, 부모의 영적 재충전과 위로를 위한 제안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더 숨길 수 없게 되매 그를 위하여 갈대 상자를 가져다가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고 아기를 거기 담아 나일강가 갈대 사이에 두고 그의 누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고 멀리 섰더니”(출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