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집콕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부모들의 이중고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정은 학교, 직장, 교회, 놀이터, 헬스장 등 다양한 역할까지 감당하게 됐다. 이는 고스란히 모두 부모의 몫이 됐다. 자녀들의 식사도 더 자주 챙겨야 하고, 학교 공부는 물론, 신앙 교육마저 떠안게 됐다. 빈 시간에는 자녀들이 게임에 중독되지 않도록 건전한 놀이 문화까지 제공해야만 한다. 이 중 어느 역할도 완벽하게 갖춰 자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갑자기 떠안은 무거운 짐에 허덕이는 부모들을 위한 교회의 협력과 지혜가 절실한 때다.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와 입을 맞추고
상자를 덮고 강가에 띄우며 간절히 기도했겠지…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그가 널 구원하시리 그가 널 이끄시리라
그가 널 사용하시리 그가 너를 인도하시리.
이 가사는 ‘요게벳의 노래’라는 복음 성가다. 애굽의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말살하기 위해 히브리 여인이 아들을 낳으면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히브리 여인 요게벳은 모세를 낳고 석 달간 숨겨 오다가 더는 감출 수 없게 되자, 갈대 상자를 만들어 모세를 담아 나일강에 띄운다. 이 노래에는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의 모정과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담겨 있다.
갈대 상자는 히브리어로 ‘테바’로, 구약성경에 두 번 등장한다. 하나는 모세의 갈대 상자이고, 또 하나는 노아의 방주다. 테바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즉 하나님께만 맡길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아기 모세가 담긴 갈대 상자는 나일강 갈대숲 사이를 유유히 흘러간다. 강풍을 만나 상자가 뒤집히는 위험한 상황도 있을 수 있기에, 요게벳과 뒤따르며 지켜보던 누이 미리암의 마음은 애가 탔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 역시 마찬가지다. 노아는 대홍수로 죄에 빠진 인간들을 멸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방주를 만들어 가족들과 생물 암수 한 쌍씩을 태운다. 이후 40일간의 대홍수가 일어난다. 노아는 150일 동안 폭우를 견디며, 언제 어디에 도착할지 모른 채 하나님께 앞일을 맡긴다. 이처럼 모세의 갈대 상자나 노아의 방주는 악한 세상 속에서 내 힘과 계획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만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 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시대의 가정이 바로 갈대 상자이고, 노아의 방주와 같다. 집 밖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위험한 상황이고, 가정은 우리 자녀를 지켜 주는 마지막 방주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악해진 세상에서 부모들은 이 시대의 갈대 상자를 만들어야 한다.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갈대 상자를 만들 때, 삶의 참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자녀의 삶을 직접 인도하실 것이다. 이에 <디사이플>에서는 ‘다시 가정이 중심된 시대, 지친 부모들을 위로하고 가정을 세우자’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교회가 부모와 협력해 자녀에게 신앙을 계승하는 방안과 집콕 시대 골칫거리가 된 자녀들의 미디어 중독에 대한 교육, 부모의 영적 재충전과 위로를 위한 제안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더 숨길 수 없게 되매 그를 위하여 갈대 상자를 가져다가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고 아기를 거기 담아 나일강가 갈대 사이에 두고 그의 누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고 멀리 섰더니”(출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