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1년 04월

미나리 같은 생명력 ‘온라인 복음’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영화 <미나리>가 연일 화제다. 59개 세계 영화제와 비평가협회에서 수상하는가 하면 오는 4월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사실 영화 내용은 단순하다. 그런데도 영화 <미나리>가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개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고,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의 생명력과 적응력이 소재가 됐기 때문이다. <미나리>에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로 이민 간 한국인 가족이 등장한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다. 낯선 땅에서 한국 야채를 키워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남편. 그리고 그런 남편의 꿈 때문에 시골의 바퀴 달린 집(트레일러)에 살아야 하는 것이 못마땅한 아내.


부부는 낮에는 병아리 감별사로 직장에 다닌다. 그래서 심장이 안 좋은 장난꾸러기 아들과 의젓한 딸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친정엄마가 온다. 그러나 평생 일만 했던 한국 할머니는 요리도 못하고, 욕도 잘하며, 화투를 손주들에게 가르치는 등 그랜마(Grandma) 같지 않은 할머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손주와 함께 숲속으로 들어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을 물기가 있는 나무 주변에 뿌린다. 할머니의 미나리는 특별한 돌봄 없이 잘 자란다. 반면 사위의 채소 농장은 온갖 정성과 고생 끝에 제대로 된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런데 뇌졸중에 걸린 할머니의 실수로 사위의 야채 창고가 불타버린다. 반면 할머니가 뿌린 미나리는 스스로 싱싱하게 잘 자라 군락을 이룬다.


미나리는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적응력과 생명력이 특징이다. 물기만 있으면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악조건도 극복한다. 또 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고 이겨 내는 강인함을 지녔다. 그렇기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삶을 개척한 이민자들의 삶과 닮았다. 극 중 할머니는 손주에게 말한다. “미나리는 어디에 있어도 알아서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 줘.”


요즘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전 국민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빠져 사는 온라인족(族)이 됐다. 온라인이 없었다면 이 힘겨운 시대를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람도 많다. 이제는 유명 목회자도 유튜버로 활동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온라인 사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 교회를 세워 온라인 성도만 받는 교회도 생겼고, 온라인 예배는 물론 온라인 훈련, 온라인 심방, 온라인 전도, 온라인 선교까지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모이기를 힘쓰던 지상 교회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제는 온라인 복음 사역을 비상 대책용이 아닌 주 무기로 삼을 때다. 뒤늦게 시작했다고 두려워할 것도 없다. 복음은 미나리와 같이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번식력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복음은 생명력이 강하다. 온라인에서도 복음을 뿌려 놓으면 미나리처럼 번식할 것이다.


심방, 훈련, 전도, 선교까지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다. 복음은 2천 년 전에도 강했고, 오늘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강하다. 그것이 하늘과 땅에서든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든지, 성령님께서 역사하신다면 복음은 온라인에서도 개척될 수 있다.


이에 <디사이플> 4월호에서는 ‘비대면 시대, 온라인 바다에 복음의 그물을 던져라’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온라인 사역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온라인 선교, 온라인 전도, 온라인 양육과 훈련, 온라인 심방의 노하우와 교회의 대처 방안에 대해 짚어 봤다.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행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