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주일예배. 따뜻한 이부자리에서 겨우 나와 허겁지겁 교회에 도착한다. 그러나 예배는 이미 시작된 지 10분이 지났다.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대표기도와 찬양, 그리고 설교가 이어지지만, 머릿속은 설교에 집중하기보다는 오만 가지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축도를 받고 교회 문을 나서는 순간, 방금 들은 설교 말씀은 흔적조차 없이 금세 잊힌다. 그러다 어떤 목회자의 설교가 좋다고 하면 스마트폰으로 설교 클릭을 하곤, “음, 설교 잘 하시네” 하곤 만족해 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교회 성도들은 예배 시간에 와서 무언가를 받아 가려는 습성이 몸에 배어버렸다. 구원받은 성도로서 시간과 물질의 헌신을 드리고, 찬양과 기도를 통한 감사와 영광을 드리기보다는 설교와 찬양에서 은혜와 축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님께서 주신 물질의 일부를 헌금하는 것도,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예배로 보기보다는 내 것을 드리는 개념으로 여긴다. 어떤 사람은 설교를 예배의 모든 것으로 여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찬양에 예배의 모든 것을 건다. 또한 어떤 이는 자신의 갈급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간구의 기도만을 위해 예배에 참석하기도 한다. 급기야 하나님을 믿지만 주일예배는 생략하는 가나안(안나가) 성도들, 인터넷 예배족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일명 개인주의 주일예배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예배가 자신의 내면에 충족되지 않고 기쁘지도 않으면 곧바로 ‘예배 비평가’가 돼 버린다.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다.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그분을 기쁘시게 하려고 피조물인 우리가 신령과 진정으로 드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예배의 주인이자 관람객, 심지어 냉철한 비평가가 돼 버렸다. 이런 모습을 예수님께서 보신다면 아마도 슬픈 표정으로 ‘예배유감’(禮拜遺憾)이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이에 <디사이플> 3월호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예배 관람객과 비평가로 전락한 오늘날의 한국 교회 성도들의 예배 태도를 진단하고, 진정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가 되기 위해서 어떤 설교를 해야 하고, 어떤 찬양을 준비해야 하며, 어떤 마음을 지닌 예배자가 돼야 하는지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