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를깨운다

2020년 05월

설교자의 회중 이해

목사를깨운다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설교자에게 회중은 누구인가

설교자에게 회중은 어떤 대상인가? 나는 설교자가 설교 본문과 씨름하지 않고 회중과 설교 내내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설교자는 회중을 적(敵)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치 갈멜산의 엘리야 선지자처럼 1명 대 850명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늘의 불을 내려 회중을 타 죽게 만드는 설교를 한 시간 내내 했다. 회중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런 담임목사 밑에서 배운 교역자는 이런 설교를 “카리스마 있다”, “리더십이 있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담임목사 밑에서 배우면 목소리만 커지고 강단 언어는 거칠어지며, 설교자가 아닌 차력사, 검투사가 된다.
또 한번은 마치 교장선생님처럼 회중을 타이르는 설교자를 본 적이 있다. 이 설교자는 회중을 학생(學生)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회중은 설교가 아닌 교장선생님의 훈시, 혹은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이런 경우 설교자에게 회중이란 모름지기 어리석고 무식하며, 열등생이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답답한 학생들인 것이다.
어떤 설교자는 회중을 고객처럼 이해하고 설교한다. 그는 한 사람의 고객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치를 본다. 고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너무도 자상한 언어를 쓴다.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그의 설교 목표다. 죄라든가 징계와 같은 부담스런 말을 빼고 높은 수준의 얼음 냉수 같은 예화를 준비한다. 그는 설교 중에도 실시간으로 고객들의 얼굴 표정을 빠르게 살피면서 설교의 강도를 조율한다.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20년 05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