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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를깨운다 신재원 목사_ 새춘천교회
나는 요즘 말을 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기도를 한다. “주여! 말할 때마다 꼭 필요한 말만 하는 지혜를 주시고, 해서는 안 될 말은 절제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때로는 말로 인해 주책바가지가 되기도 한다.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다음의 수칙을 지키기를 권면한다.
주제 파악 잘하고 주제에 맞는 말만 하는 지혜를 구하자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말의 주제를 생각하고 말해야한다. 주제가 분명하면 그 주제와 관련된 유머도 나오고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주제 파악을 하는 것은 생명이다. 목회자는 무슨 말이든지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방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를 때는 알 때까지 질문 외에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말귀가 어두워진다는 것이다. 소리가 분명하게 들리지 않아, 남들이 웃을 때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게다가 살아온 연륜이 있다 보니 배우려는 마음은 없고 가르치려고만 한다. 주책 전조 단계다. 남들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
자신이 괜찮은 대화를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은 가족이다. 가족에게 말할 때 그들이 얼마나 내 말에 귀 기울이는지 살펴보라. 특히 아내의 반응 점수가 가장 정확한 점수다. 설교자에게 아내가 소중한 이유는 내가 하는 말의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해 주는 최고의 저울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여자에게 이 능력을 주셨다. 아내가 가진 이 능력을 잘 활용해 보라. 같이 살아온 아내의 잔소리는 남편의 거울이고 자화상이다. 항상 주제에 맞게 말하고, 그 외에는 조용하자.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절제를 구하자
목회자가 강단에서 설교할 때 힘써야 할 일은 하나님 말씀을 성도들의 가슴에 새겨 주는 일이다. 설교자는 이를 위해 부름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 일에 가장 큰 방해자는 설교 시간에 조는 성도도, 스마트폰 만지는 사람도, 잡담하는 사람도 아니다. 바로 설교자 자신이다.
설교 도중 주제에서 벗어난 말을 할 때마다 가족들이 가슴을 졸이고, 성도들의 마음이 불편해진다면 그보다 나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복음은 기쁜 소식이거늘 설교 후 성도들의 얼굴에서 기쁨을 찾아볼 수 없다면 이보다 큰 직무 유기가 어디 있겠는가?
꼭 해야 할 말인지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설교가 화근이 된다.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말한다면서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면, 그건 성령 모독죄를 추가하는 것이다. 성령님은 주책의 영이 아니시다. 성령은 절제의 영이시다. 사랑도 기쁨도 절제가 필요하다. 절제의 성령께서 기뻐하시는 설교자가 되자.
겸손한 설교자를 꿈꾸다
설교자 중에 소위 자뻑 설교자가 있다. 스스로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설교는 수준 있는 설교라고 여기며, 청중의 수준을 운운한다. 예수님과 선지자와 사도들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설교하셨다. 설교자에게는 누구든지 알아듣게 말해야 할 책임이 있다. 목회자는 말할 때마다 두 가지를 기도해야 한다. 주제 파악을 잘하는 지혜를 구하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절제를 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겸손을 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