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야기

2023년 03월

성암교회 -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며 예수님처럼 사는 제자 공동체

현장이야기 조충현 목사

임종훈 목사는 연세대학교 신학과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사랑의교회에서 부교역자로 11년 동안 사역하다가 2018년에 인천 성암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해 인천 서구 지역에서 제자훈련으로 건강한 교회를 세워 가고 있다.



1777년 10월, 사라토가 전투(Battles of Saratoga) 당시 미국 독립군 지휘관인 대니얼 모건은 오합지졸의 농부로 구성된 ‘모건 소총부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전투 전날 밤, 그는 부하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일당 6펜스를 벌려고 싸우는 놈들에게 총알을 낭비하지 말라. 어깨에 견장을 단 사람들만 조준해서 맞춰라.”

독립군에게는 실탄이 부족했다. 그래서 모건은 영국군의 장교들, 곧 어깨에 장교 견장을 단 지휘관에게만 조준 사격을 할 것을 요구했고, 그들은 그날 전투에서 장교들에게만 집중 사격을 했다.

전투 이틀째가 되자 영국군 장교들 가운데 태반이 죽었다. 영국군에게는 여전히 병사와 화기와 보급품들이 많았으나 그들은 결국 독립군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전투가 끝났을 때 영국군에게는 장교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작전으로 독립군은 영국의 대부대를 무찌를 수 있었고, 독립전쟁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전쟁은 지휘자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사건이었다.

고도로 발달한 현대 경쟁 사회에서는 인적 자원을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꼽는다. 건물이나 재정 같은 다른 자원과는 달리 인적 자원은 쉽게 찾아지거나 길러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느 조직이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모든 공동체는 지도자가 성장한 만큼 성장하고, 지도자의 역량만큼 앞으로 나아간다.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적 전쟁의 현장에서 악의 세력은 교회의 지도자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고 집중 공격해 오고 있다. 우는 사자와 같이 영적 지도자들을 삼키려고 으르렁거리는 영적 전쟁의 현장에서 건물이나 프로그램은 힘을 쓰지 못한다. 오늘 우리에게는 준비된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제자훈련은 영적 지도자를 세워 가는 성경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접근이다. 제자훈련은 단순히 교회 안에서 일하는 일꾼을 세우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교회 성장을 위한 방법도 아니다. 세상 속에서 영적 전투를 승리로 이끌 영적 지도자를 세워 가는 과정이다. 어떤 영적 지도자를 어떻게 세우느냐가 우리 교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이에 서울의 관문이며, 서해안 제일의 무역항이 있는 항구 도시인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성암교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성암교회를 담임하는 임종훈 목사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세우는 제자훈련 목회를 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예수님처럼 되고 예수님의 인격을 닮아 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무엇을 하라고 가르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희미한 목회에서 분명한 목회로

임종훈 목사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중에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에 비하면 늦게 신앙생활을 시작한 거죠. 이후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삼수를 했는데, 어느 날 예배를 드리는 도중 콜링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기도하는 중에 가슴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에 제 삶을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서원을 하게 됐습니다.”

목회자로 서원한 임 목사는 1992년에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해서 4년의 대학 생활을 마친 후 바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하 신대원)에서 목회자로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는 학사 장교로 3년 3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하며 대한민국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1999년에 육군 중위로 전역한 후 바로 2000년에 신대원 1학년으로 복학한다.

임 목사는 현재 담임하는 성암교회에 오기 전까지 인천에 위치한 부평동부교회를 시작으로 광주 태전리교회, 용인 예수중앙교회와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했다. 그는 부교역자 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경험과 노하우가 현재 제자훈련 목회를 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저는 신대원 때 파트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해서 담임 목회를 시작하기까지 18년 동안 부교역자 생활을 했습니다. 예배와 기도가 중심이 되는 전통 교회도 가 보고, 제자훈련의 본산지인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11년 동안 사역했어요. 사랑의교회에 부임해서 한 해도 쉬지 않고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의 실제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목회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사랑의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하는지 분명한 기준을 갖게 됐습니다.”

임 목사는 11년 동안 사랑의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면서 제자훈련의 목회철학과 전략을 배웠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제자훈련 목회의 큰 틀인 정착, 양육, 훈련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번에 걸쳐 듣게 된 CAL세미나

임종훈 목사는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이하 CAL세미나) 수료증을 두 개나 갖고 있다. 2003년도에 광주 태전리교회에서 사역할 때 처음으로 제57기 CAL세미나에 참석했고, 이후 2007년 3월에 제73기 CAL세미나에 두 번째로 참석했다. 그는 세미나 첫 시간인 고(故) 옥한흠 목사의 ‘광인론’부터 시작해서 모든 강의를 들을 때 한 말씀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했다고 한다.

“광주 태전리교회에서 사역하던 2003년 6월에 CAL세미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 2007년 사랑의교회에 와서 다시 한번 CAL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두 번이나 세미나에 참석한 거죠. 두 번에 걸쳐서 세미나를 듣다 보니 제자훈련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습니다. 이후에도 제자훈련의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CAL세미나가 열릴 때면 안성수양관으로 내려가서 여러 번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간들이 한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세우는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더욱 확고하게 갖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CAL세미나를 통해 분명한 교회론과 제자도를 알 수 있게 된 거죠.”

임 목사는 CAL세미나에 참석하기 전까지만 해도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으면 당연히 전통 교회에서 배웠던 대로 말씀과 기도, 심방 사역을 주로 하는 목회를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두 번에 걸쳐 CAL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지금까지 생각했던 목회에 대한 모든 틀이 바뀌고 제자훈련 목회에 대한 흔들림 없는 비전과 사명을 다지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다시 불길로 타오르게 하소서

목자의 심정으로 사랑의교회 부교역자로 11년 동안 전심전력으로 사역을 하던 임종훈 목사는 하나님의 전적인 섭리와 역사로 2018년 성암교회 담임으로 오게 된다.

“성암교회와 인연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부교역자로 사역하다가 하나님께서 담임목회에 대한 비전을 주셔서 기도하는 중에 아는 분의 추천도 있긴 했지만, <기독신문>에 나온 담임목사 청빙 공고를 보고 기도하며 이 교회에 지원했습니다.”

성암교회는 원래 1974년에 인천 부평구 갈산동 194번지에서 개척된 교회다. 이후 1995년에 서구청이 세워지면서 서구 지역에 개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때 지금 위치한 서구 심곡동으로 이전했다. 성암교회 주위는 인천 서구청을 시작으로 주변에 공공 기관이 많이 있다. 교회 구성원들은 대부분 교회 주위에 거주하고 있는데, 교회를 이전했던 95년도부터 함께 정착한 성도들이 대부분이다.

성암교회에 부임해 주변을 돌아보던 임 목사는 성암교회 주변에 점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어린이, 청소년을 둔 30~50대 젊은 세대가 이곳을 떠나 신도시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성암교회가 위치한 심곡동을 기준으로 지도를 펼쳐 보면, 북쪽으로는 7만 5천 세대가 밀집해 있는 검단 신도시와 7천 세대가 검암 지구에 들어서고, 서쪽으로 3만 6천 세대가 운집한 청라 국제도시가 있다. 그리고 남쪽으로는 경인 고속 도로 마지막 구간인 서인천 IC 주변으로 1만 세대 가까이 거주하는 루원시티가 있다.

“교회 주변으로 청라 국제도시와 검단 신도시가 들어서고 또 검암 지구가 생기면서 원도심에 살았던 젊은 세대들이 신도시 쪽으로 많이 갔어요. 이로 인해 이 지역 상인들을 비롯해서 저희 교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죠. 거기에 코로나19 사태(이하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주민들의 상심이 많이 커졌습니다.”

《다시 불길로 타오르게 하라》의 저자 해리 L. 리더는 침체된 교회가 회복을 넘어 부흥을 경험하는 교회로 재활성화(Reactivation)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세 가지 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회복(과거의 은혜)이고, 두 번째는 경건하지 않은 것과 세상의 욕망을 거부할 수 있는 제자훈련(현재의 은혜)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복스러운 소망(미래의 은혜)을 품는 것이다.

임 목사는 성암교회에 부임하자마자 회복을 넘어 부흥을 경험케 하기 위해 목회의 본질인 제자훈련 목회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암교회는 예배와 기도 중심의 교회였습니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예배와 기도는 너무나 중요한 신앙의 유산입니다. 그에 비해 정착과 양육, 훈련이 미약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분들이 계셨지만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을 세우기 위해서 양육과 훈련 과정을 도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부임하자마자 바로 새가족 모임과 큐티세미나, 신구약파노라마 등 양육 과정을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제자훈련에 대한 토양 작업과 비전 공유를 하며 그다음 해에 제자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성암교회는 반백 년이 넘은 전통적인 장로교회다. 성암교회 성도들은 제자훈련 목회를 접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제자훈련 목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제자훈련을 접목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임 목사는 성암교회가 전통적인 예배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성암교회를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제자훈련 목회이며 이를 통해 성도들이 세상으로부터 부름받은 하나님의 백성이자, 세상으로 보냄받은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집중했다.

“기성 전통 교회를 제자훈련 교회로 탈바꿈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부임해서 지금까지 성도님들께서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을 존중해 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순수하게 따라오셨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를 세우는 제자훈련 목회가 잘 뿌리내릴 수 있었습니다.”


첫 기수에 사활을 걸어라

임종훈 목사는 제자훈련을 처음 시작할 때 장로 제자반과 여자 제자반을 동시에 진행했다. 장로들을 대상으로 먼저 제자훈련을 했는데, 3개월 동안 제자훈련 교재의 중요한 주제를 나누면서 장로들부터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로 세웠다. 임 목사는 처음에 장로들에게 제자훈련을 하자고 요청했을 때 모두가 마음을 열고 담임목사의 뜻을 따라줘서 지금까지 제자훈련을 순조롭게 해왔다며, 장로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제자훈련 목회를 처음 시작하는 목회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목회자는 교회의 모든 정책을 담당하는 당회원인 장로들을 ‘사역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그들과 소통하며 교회의 방향성을 잡고 나가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비전을 나누며, 교회의 리더인 장로들이 먼저 영적으로 건강하고 헌신된 제자로 세워지게 만들어야 한다.

임 목사는 2018년에 부임해서 바로 다음 해부터 1기 장로 제자훈련과 여자 제자반을 시작으로 2023년 3월 현재까지 제자훈련 4기 26명, 사역훈련 1기 10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현재 제자훈련 5기로 여직장인 제자반 3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 임 목사는 성도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음에도 제자훈련을 하면서 극복해야 할 한계들이 존재했었다고 말한다.

“제자훈련은 훈련생들 각자의 신앙 성향이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처음에 제자훈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훈련에 대한 분위기가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훈련을 해 오는 과정에서 성도님들도 제자훈련을 이해하게 되고 훈련에 대한 교회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는 서로 모일 수 없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면서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대로 모일 수 없기 때문에 교회적으로나 목회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베드로가 풍랑 이는 바다를 걸어갈 때 예수님만 주목하며 걸어갔던 그 상황을 떠올리며 갔습니다. 베드로가 바람 소리와 거센 풍랑 때문에 빠지자 예수님께서 의심하지 말고 나만 바라보라고 하셨잖아요. 코로나의 길고 긴 터널 속에서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집중해서 나아갔는데, 오히려 그 시간이 예수님께서 저를 훈련시키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제자훈련을 진행하면서 또 하나의 어려웠던 점이 제자훈련의 분위기를 잡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사랑의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했을 때는 교회 안에 훈련받아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지만, 성암교회는 오래된 전통 교회다 보니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었다. 제자훈련을 왜 받아야 되는지, 훈련을 받기 위해 어떻게 훈련에 참여해야 하는지 등 제자훈련의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제자훈련 목회를 해 나가는 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는지 임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교할 때마다 제자훈련에 대한 강조를 많이 했고, 특별히 제자훈련 첫 기수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첫 기 훈련생 한 영혼 한 영혼의 삶에 집중하며 전력 질주했습니다. 첫 기수는 주로 구역장들이 중심이었습니다. 구역장들이 교회의 핵심 리더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회 분위기를 잡아 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현재 성암교회 구역장으로 섬기는 최춘녀 권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는 제자훈련을 1기로 수료했습니다. 처음에는 제자훈련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들뜬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훈련받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훈련받고 나니 신앙생활에 견고함이 생기고 마음의 평안을 찾았습니다. 저는 제자훈련이란 ‘나의 신앙 다지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왔지만 막연하게 예수님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복음도 온전히 정립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었는데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복음을 확실히 깨닫고 단단한 신앙인이 됐습니다.”


훈련의 열매와 변화, 교회를 생동감 있게 만든다

제자훈련은 훈련생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삶의 현장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변화로 이어져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 사역의 적극적인 주체로 변화된다. 많은 성도가 훈련을 받기 전에는 교회를 내 교회로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제자훈련 이후에 교회를 내 교회로 인식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 은사를 갖고, 사역의 동역자로서 교회를 섬기게 된다.

그렇다면 성암교회의 제자훈련은 어떻길래 지금까지 변함없이 교회 공동체와 성도들이 하나님의 가슴에 기억되고, 이 땅에서 거룩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 공동체와 성도로 세워 갈 수 있었을까?

제자훈련을 2기로 수료하고 구역장, 청년부장으로 섬기는 우미화 권사는 자신에게 제자훈련이란 충전기였다고 말한다.

“저는 어렸을 때 감리교회를 다니다가 직장 때문에 이사하면서 성암교회에 왔습니다. 제자훈련을 받기 전에는 말씀을 읽고 연구하는 시간을 거의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훈련이 시작되면서 말씀을 연구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시킴으로 일상을 말씀으로 충전하게 됐습니다. 또한 훈련 전에는 매일 기도하는 습관이 없었는데, 매일 기도해야 하는 훈련을 통해서 교회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매일 아침에 기도하는 습관을 갖게 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며 영적으로 충만한 상태가 됐습니다.”

그리고 현재 교회에서 구역장으로 섬기고 있는 임진우 집사는 이렇게 고백한다.

“목사님과 아내의 권유로 제자훈련을 받았습니다. 일을 하면서 제자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시간이 모자라서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신앙의 많은 부분이 정리되며 신앙의 기초를 튼튼히 세우는 시간이 됐습니다.”

임 목사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은사대로 교회를 섬기게 된 두 성도의 사례를 소개했다.

“김영종 집사님은 전기 공사 전문이신데, 교회의 전기 공사를 손수 담당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가구 공장을 운영하시던 박선순 집사님은 1층 강단 공사와 4층 식당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데 적극적으로 섬겨 주셔서 공사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성도님들이 제자훈련을 통해 본인이 가진 영적 은사대로 교회에 헌신하고 있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임종훈 목사는 특별히 제자훈련을 진행되는 과정에서 감사했던 일에 대해 덧붙였다.

“성암교회는 2021년 12월 11일에 헌당 감사 및 임직헌신예배를 드렸습니다. 우리 교회가 심곡동으로 와서 건축한 이후에 계속해서 부채가 있었는데, 어떤 장로님 부부가 이 부채를 해결하고 헌당예배를 드릴 수 있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장로님 부부는 다른 교회에서 은퇴하시고 교회 가까이에 있는 시니어 타운에 입주하셔서 교회를 찾다가 제가 부임한 해에 성암교회에 출석하게 되셨습니다. 이분들이 교회에 출석하면서 헌당예배를 드리는 것이 성암교회가 부흥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셔서 헌금을 하셨어요. 참 놀라운 일이죠.”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다. 어쩌면 헌당 감사예배가 임 목사와 성암교회의 터닝 포인트일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이 일을 계기로 임 목사가 제자훈련 목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목자의 심정으로 제자훈련 목회에 전력하려는 그를 어여쁘게 봐주셨던 것 같다.

임 목사는 성도들이 제자훈련을 통해 가정과 교회와 일터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변화된 모습에 감사할 뿐 아니라, 목회자인 자신의 인격과 삶을 변화시키는 데 더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제가 제자훈련 인도자로 훈련생들을 지도하면서 실상은 저 개인에게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훈련생들과 함께 경건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게을러지거나 나태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훈련생들도 제자훈련을 통해서 예수님을 닮아 가고자 하는 신앙생활의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게 됐고, 사역훈련을 통해 교회론과 제자도를 이해하며 저의 목회 사역을 공유하고 함께 사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역 사회와 함께 가는 섬김 공동체

임종훈 목사는 제자훈련 목회에 대한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세 가지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성암교회 모든 성도가 함께 마음 모아 주님께서 주신 비전을 갖고 헌신하기를 바라고 있다.

“성암교회의 비전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지역 사회의 복음화입니다. 인천의 복음화율이 전국에 비해 높기는 하지만 아직도 미약합니다. 화요전도와 입주전도, 새생명축제를 통해 꾸준히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통일 한국의 비전입니다.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통해 육지가 영종도로 이어지고, 앞으로 강화도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그 도로가 앞으로 강화도를 관통해 개성으로 가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저는 성암교회가 지금부터 통일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금요기도회 때마다 복음적 평화 통일과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영적 용량을 키우면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사용하시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선교의 비전입니다. 인천공항이 가까이 있는데, 성암교회가 세계 선교 전략지를 중심으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런 세 가지 비전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임 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성도들과 공유하면서 한두 개씩 변화의 열매가 나타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2022년 8월에 성암교회 최초로 국내 단기선교를 충남 서천에 위치한 서천큰빛교회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작년 사역훈련 1기 훈련생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계신 선교사님을 재정 후원하기로 마음을 모았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습니다. 목회자가 하루하루 묵묵히 한 영혼을 말씀으로 세워 간다면 교회 안에 부흥이 일어날 것이며, 성령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임종훈 목사는 믿음의 지체들이 흩어져서 세상 속에 소금과 같이 녹아 세상을 변화시키고 어둠을 밝히는 역할을 감당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고자 성암교회는 해마다 성탄절 때 행정복지센터를 통해서 어려운 이웃에게 과일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헌당예배와 임직예배를 드린 후에는 임직자들이 자발적으로 헌금을 모아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장학금을 기증하고 있다.

또한 이제 올해 초부터 행정복지센터에서 추천받은 다섯 가정의 독거노인에게 반찬봉사를 시작했다. 반찬봉사가 교회에 잘 정착이 되면 더 많은 분을 도울 수 있도록 교회가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반찬봉사로 섬기고 있는 강성숙 권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제자훈련을 통해 말씀과 기도로 내면에 변화를 경험하고 예수님의 제자로 성장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무슨 일이든 솔선수범하며,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드리는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생명을 살리는 교회로 변화돼 기쁩니다.”


끝까지 본질을 붙잡고 가겠습니다

임종훈 목사는 누군가 제자훈련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한다.

“제자훈련은 한마디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시고, 이 땅에 오셔서 복음을 전하시고 가르치시며 치유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세우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자 하십니다. 성암교회는 이러한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따라 주님의 손과 발이 돼 한 영혼을 찾아가고,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고 실현함으로 성령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기쁨과 은혜와 소망을 함께 나누기 원합니다. 저는 일평생 한 영혼을 천하보다 소중히 여기고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제자훈련을 끝까지 할 것입니다.”

임종훈 목사는 매일 성도들에게 꼴을 먹이기 위해 설교 준비를 하는 책상 옆에 A4 용지로 한 성경 구절을 인쇄해서 붙여 놨다. 이사야 60장 22절 말씀이다.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

평신도들을 깨우는 가장 성경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제자훈련’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말하지만, 목회에서 소수를 대상으로 2년 가까이 목회자와 평신도가 씨름하는 제자훈련 목회를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목회자가 땀을 흘리며 한 영혼을 예수님의 인격을 닮은 제자로 성장시킨다면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고,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루는 놀라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될 것이다. 바라기는 오늘 성암교회 제자훈련 이야기를 듣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에게도 동일하게 제자훈련의 비전과 사명을 꿈꾸는 소망이 나타나기를 기도한다. <조충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