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양세엽 목사 _ 양산 제자교회
양산 제자교회를 개척한 지 2년, 오직 제자훈련 중심의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일념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우는 일을 위해 부족하나마 나름대로 몸부림치는 과정을 겪고 있다. 내가 제자훈련에 눈을 뜨게 된 것은 4년 전의 일이다. 10년째 부교역자 생활을 해오던 2006년 봄, CAL세미나의 참석은 나의 인생과 목회의 크나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전까지 나는 여러 전통 교회에서 교역자 생활을 해왔었다. 그러면서 나의 마음속에 계속해서 일어나는 질문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과연 교회는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 물론 신대원에서 배운 교회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경험해오며 자연스레 터득된 교회상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답답함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런 시기에 CAL세미나를 참석하게 됐다. 세미나를 참석하게 된 과정도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였다. 도저히 세미나에 참석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거의 기적적(?)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하심이 분명하다. 그렇게 참석한 세미나는 첫 ‘광인론’ 강의부터 나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진행되며 교회의 사도성에 대한 강의를 듣던 중 마치 큰 해머로 얻어맞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바로 이것이다’라며 무릎을 쳤다. 그 속에서 교회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물론이고, 내가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목회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롭고 분명한 확신과 이유를 발견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제자훈련’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미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확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열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길은 제자훈련 중심의 교회를 개척하는 일임을 확신했기에, 1년여의 준비의 과정을 지나 동역자 한 가정과 함께 교회 개척을 향한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예배 장소를 얻지 못해 아파트 거실에서 시작된 예배는 몇 개월간 노인 복지 시설에서 장애우 복지 시설로, 임시 예배 장소를 전전해 가면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 그때는 길을 지나다가 상가건물에 십자가가 걸려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기간은 하나님께서 나의 제자훈련을 향한 열망을 시험하시고, 더욱 온전하게 하시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2008년 드디어 현재의 예배 장소를 얻어 십자가를 우뚝 세우고 간판을 걸어 비로소 어느 정도 교회의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기도와 고민 끝에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쳐 제자훈련 시스템을 수립하고, 토양을 다지기 위해 훈련 전 양육 단계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확신반과 성장반을 거쳐 작년에 1기 제자반을 감격과 은혜 가운데 수료하고, 1기 수료생을 중심으로 목장(소그룹) 인도자를 세워 목장사역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얼마 전 2기 제자반을 시작했고, 1기 사역반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각각의 과정을 거칠 때마다 변화되고 성숙되는 교인들의 모습 속에서 보람과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마냥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제자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맛보지 않아도 될 낙심과 절망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러나 오직 제자훈련 중심 교회를 향한 열망을 품고, 제자훈련을 함으로 결국 맛보게 된 열매와 그 보람으로 인한 흥분이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날도 많다. 어쨌든 제자훈련으로 살려는 목회자는 이래저래 밤잠을 설치게 되는가 보다.
나의 제자훈련에 대한 열망과 그런 교회를 이루고자 하는 열심은 CAL세미나를 통해 깨닫게 된 교회론의 확신으로부터 나오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부족함이 많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는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많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확고하게 마음을 다잡는다. 오직 제자훈련의 한 길만이 내 인생과 목회가 걸어가야 할 분명한 목적지를 향한 길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