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1년 05월

실패를 통해 얻게 된 제자훈련의 행복

교회와제자훈련 이동명 목사 _ 충주 함께하는성결교회

나는 나 자신이 ‘부름 받고 보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믿는다. 또한 목회란 하나님의 백성이 “봉사의 일”을 할 수 있도록 “온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엡 4:12). 그러기에 제자훈련은 하나님의 백성을 온전하게 하는 성경적 전략이라고 믿는다.
교회에 대한, 목회에 대한, 제자훈련에 대한 나의 이런 확신은 나 또한 제자훈련을 통해 성장한 목회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농촌, 중소도시, 대도시에서든 노인, 장년, 청년, 청소년이든 남자, 여자이든 고학력자, 저학력자이든 단지 장소와 대상만 바뀌었을 뿐 꾸준히 제자훈련 목회를 해왔다.
나는 국제제자훈련원의 CAL세미나를 통해 제자훈련 목회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2006년, 40대가 80%를 이루는 지금의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제자훈련 3기, 사역훈련 1기를 마쳤다.
사실 우리 교회 제자훈련은 임직훈련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장로, 권사, 안수집사 임직을 위한 조건부 제자훈련이었다. 그래서인지 1기 제자훈련은 예수님을 닮아가려는 열정과 헌신이 아니라 통과의례가 되고 말았다.
사람과 삶이 변화하기는커녕 1기 제자훈련생이라는 학력(?)만 달아 주고 말았다. 그렇게 제자훈련 과정을 마친 후 임직식을 했고, 그 대가를 지금도 고스란히 치르고 있다. 우리 교회 제자훈련 1기는 실패였다.
이렇게 실패로 끝난 1기 제자훈련은 2기, 3기까지 비슷한 패턴으로 계속되었다. 2기는 소그룹 지도자들의 보습교육으로, 3기는 언젠가 있을 임직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시도되었다. 많은 훈련생들이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식의 태도로 제자훈련에 참여했다. 당연히 제자훈련의 목적과 생명력은 사라지고, 제자훈련은 목회의 큰 짐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중에 매우 성실하고 열정적인 평신도도 있었다. 그들은 지금 사역훈련을 마치고 성숙한 평신도 지도자로서 사역 현장 곳곳에서 헌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다양한 평신도 훈련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제자훈련은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
처음부터 나는 몇 가지 중요한 제자훈련 규칙을 지키지 못했다. 우선 너무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훈련하려고 했고, 규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지도 못했다. 일주일에 3개의 제자반을 운영했다. 그것도 한 반에 10명이 넘어가는 훈련생들이 각자의 집이 아닌 교회에서, 주일 오후나 평일 밤에 모였다. 예습, 독서, 말씀묵상, 성경암송, 출석 등 지켜야 할 규칙을 훈련생들의 편의에 맞추어 타협했다.
결정적으로 내가 제자훈련에 미쳐 있지 않았다. 열정적인 찬양도, 뜨거운 기도도, 삶의 깊은 나눔도 없이 진도 나가기에 바빴다. 이어지는 다른 목회 일정도 소화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나와 성도들은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린 훈련 때문에 결국 지쳐버리고 말았다. 
물론 지금 우리 교회 제자훈련은 매우 행복하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실패를 통해서 얻게 되었다. 기본에 충실할 때 제자훈련은 성공할 수 있다. 고집스럽게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제자훈련이 목회의 본질이고 또한 전부이어야 한다. 비록 더디지만 제자훈련은 교회와 목회와 성도, 그리고 목회자 자신의 삶을 견고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