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소식 우은진 기자
“최첨단 챗GPT 활용과 금요기도회 회복 노하우 소개”
서울 CAL-NET 지역 포럼 결산
깊어져 가는 가을 한가운데 서울 CAL-NET 지역 포럼이 지난 11월 7일 하남시에 위치한 정윤교회(담임: 유성택 목사)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서울지역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수료한 50여 명의 목회자, 전도사, 사모들이 참가했다.
이날 포럼의 주 강의 주제로는 최첨단 챗GPT를 목회자의 설교 도우미로 활용하는 법과 한국 교회의 전통적인 금요기도회를 살려 교회 안에 기도 사역을 통한 성령 충만을 성도들의 신앙에 접목하는 방안들이 논의돼 눈길을 끌었다.
챗GPT 활용해 설교 아이디어 얻기
올 초부터 챗GPT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정부와 학교는 물론, 한국 교회 강단에까지 불어닥쳤다. 챗GPT를 어떻게 설교와 목회 현장에 접목할 것인지, 어느 정도 선에서 활용해야 목회자의 도덕적 윤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실제적인 설교 아이템 찾기 등의 활용법을 궁금해 하는 목회자가 많았다.
이에 서경원 목사(미래목회전략연구소 대표)는 ‘설교와 제자훈련의 챗GPT 활용’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출시 후 두 달 만에 6억 명이 사용할 정도로 핵폭탄급의 반응이 일었으며, AI 기술의 인계점을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사문, 리포트, 칼럼뿐만 아니라 설교문까지 챗GPT가 다 작성해 주기 때문에 이 챗GPT라는 불을 누가 먼저 사용할 것인지가 앞으로 포교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서 목사는 특히 “목회자는 반드시 기술과 윤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며, “설교와 목회 행정, 제자훈련과 상담, 심방과 교회 브랜딩 등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도 서 목사는 “한국 교회 목회자가 챗GPT를 활용할 때 프롬프트(명령)를 대화형과 절차형 등으로 나눠 잘 질문하고 설교 본문의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에서 활용해야지, 설교 본문을 치고 맞춤형 설교 준비의 비서로 설교 전체 텍스트를 챗GPT로전부 활용하는 것은 윤리적 측면 이전에 신앙적 양심에서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자훈련을 인도할 때도 챗GPT를 활용할 수 있는데, 서 목사는 “훈련 인도 시 어떤 질문을 할지와 큐티 과제물을 내줄 때 묵상과 성경 배경 설명, 적용 질문 등을 만드는 데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생들의 참여로 금요기도회 살린 비법 소개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유성택 목사(서울 CAL-NET 총무)는 ‘제자훈련과 기도 사역의 연계’라는 주제에 대해 오랜 목회 경험을 토대로 요즘 한국 교회에서 점점 사라지거나 침체해 있는 금요기도회와 제자훈련을 연계해 살리는 비법을 전수했다.
유 목사는 “현재 한국 교회의 금요기도회가 마치 ‘오래된 액자’와 같고, 실제로 금요기도회에 참석하는 성도들의 비율은 전체 성도의 10%도 안 된다. 심지어 기도의 중요성을 절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교회들은 금요기도회가 있던 시간에 순모임이나 다락방 같은 소그룹 모임으로 대체하는 교회도 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목사는 자신의 목회 경험을 토대로 금요기도회를 살린 노하우를 전수했다. 첫째, 금요기도회는 영적 유니티(단합)를 경험하는 장이다. 같은 찬양과 같은 기도문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라는 영적 유니티를 느끼도록 해 준다. 둘째, 금요기도회는 제자훈련생들의 장이다. 훈련생들에게는 과제물로서 기도훈련이 있는데, 개인기도와 새벽기도뿐 아니라 금요기도회를 필수로 참석하게 해 앞좌석에 앉힌다. 또 제자반과 사역반 훈련생들은 후집회도 가지며 주일예배를 위한 강단기도회를 드리는데, 반별로 뜨겁게 통성으로 기도하며 동지애를 다진다.
셋째. 금요기도회는 다음 세대와 함께하는 장이다. 금요기도회 찬양 인도는 청년부에서 담당하면서 청년들의 참석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안내는 30대 부부들로 구성된 로뎀 공동체에서, 유년부와 초등, 중고등부 훈련생들도 앞자리에 앉게 한다. 그러면 부모들이 따라서 금요기도회에 나오게 된다.
넷째, 금요기도회는 새로운 찬양을 배우는 시간이다. 주일예배 때는 새로운 찬양을 부르기가 부담스럽지만 금요기도회에서는 새로운 찬양을 배우는 유용한 시간이 되며, 이렇게 배운 찬양을 주일예배 때 부르면 익숙한 찬양이 된다.
다섯째, 금요기도회는 광고판이다. 현재 교회가 무슨 사역을 하고 있는지 영적 의미를 담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 금요기도회이다. 여섯째, 금요기도회는 친교의 장이다. 개인기도를 마친 성도들을 위해 커피와 티, 비스킷을 준비해 교회 마당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늦은 시간까지 교제한다.
일곱째, 금요기도회는 전도의 장이다. 금요기도회의 존속을 고민하는 교회가 있다면 꼭 존속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전도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이사를 오거나, 시험 들었거나 교회에 문제가 생기거나 예수님을 처음 믿기로 한 사람이 금요기도회를 통해 교회와 접촉하면서 우리 교회만의 영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 목사는 “지역 교회가 금요기도회라는 오래된 액자에 맞출 것이냐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것이냐는 각자의 몫이고 교회의 영적 상황에 맞게 선택할 사안이지만 오래된 액자가 꼭 나쁜 액자가 아니며, 잘 다듬고 색칠하면 새로운 사진과 교회가 추구하는 영성을 담기에 손색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유 목사는 “무엇보다 훈련받고 있는 제자반과 사역반 훈련생들에겐 기도의 야성과 성령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는 기도의 장이 필요하며, 말씀과 예배, 실천과 봉사훈련, 말씀 묵상과 부르짖는 기도를 통해 제자훈련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후 강의를 들은 참가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눠 조별 나눔의 시간을 통해 제자훈련의 가능성과 목회 현장에서의 고충을 나눴으며, 행운권 추첨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앞으로의 목회는 과거 선배 세대와 달리 개인화로 인해 더 힘들어질 것이며, 사역자들도 새로운 가치관을 지닌 MZ 세대가 등장함으로써 헌신의 개념도 달라지겠지만, 정윤교회가 오래된 액자와 같은 금요기도회를 제자훈련에 접목했듯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봤다”라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