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소식 백지희 기자
제자훈련 정신의 수선대후(守先待後)
지난 3월 23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생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2012년 신학생을 위한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93기)가 개최된 이래로 신학생들과의 접촉점이 없던 상황에서, 이번에 열린 DMI 토크 콘서트는 제자훈련 정신을 공유하는 기회가 돼 더욱 의미있었다.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키워 가는 참가자들의 진지한 눈빛과 경청이 엿보인 토크 콘서트 현장을 소개한다.
제자훈련의 목표는 ‘재생산’
조철민 목사(국제제자훈련원, <큐틴> 디렉터)의 사회로 시작된 토크 콘서트는, 강명옥 전도사(국제제자훈련원 부원장)가 신학생 시절 고(故) 옥한흠 목사와 제자훈련을 만났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강의를 열었다. 이어 강 전도사는 제자훈련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목회 본질”이며 “목회자를 변화시키고 영적 권위를 새롭게 하며, 성도들을 헌신하게 하고, 교회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 전도사는 “제자훈련의 목표는 변화가 아닌 재생산의 능력을 갖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강명옥 전도사는 제자훈련 정신을 도전하다가 “여러분은 스스로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정말 믿는가?”라고 물어 일순간 청중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고, 앞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목회를 감당할 후배들을 향한 애정과 눈물을 감추지 않았다.
평신도에게 말씀 사역을 위임하라
강의를 이어간 박주성 목사(국제제자훈련원 대표총무)는 제자훈련 목회와 사역의 실제를 다뤘다. 박 목사는 특히 귀납적 소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직 한국 교회는 귀납적 소그룹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목사는 “보통 목회 모델은 목회자가 양육을, 평신도가 전도를 담당한다. 그러나 제자훈련은 귀납적 소그룹을 이끌 수 있는 작은 목회자를 길러 내는 과정, 즉 평신도에게 말씀 사역을 위임하는 강한 훈련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실제로 제자훈련을 진행할 때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 ‘교재’, ‘환경과 티칭 스타일’, ‘성령의 임재’에 따라 열매가 천차만별”이라면서 과정마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전했다. 한편 박 목사는 후배 목회자들을 향해 “영성은 노가다”라고 말하며, “아무리 좋은 재료가 많다 해도 목회자는 성령에 붙들려야 한다”라고 강하게 도전하기도 했다.
제자훈련 정신과 사역의 실제를 신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한 강의들은 참가자들에게 많은 도전과 위로를 동시에 전했다.
제자훈련의 동기 부여, 어떻게 하는가?
박희원 목사(국제제자훈련원, <날샘> 디렉터)는 국제제자훈련원과 다양한 세미나를 소개한 뒤, <디사이플>, <날마다 솟는 샘물>, <큐틴>, <큐티프렌즈>, <큐티하니> 잡지 콘텐츠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미취학 아동부터 청소년, 장년에 이르기까지의 성도들에게 어떻게 맞춤별 제자훈련과 큐티훈련을 진행하고, 동기 부여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
이에 박주성 목사는 “동기 부여의 단계마다 필요한 자료들이 국제제자훈련원 홈페이지에 업로드 돼 있다. 결국은 자료나 현장 모델이 없어 제자훈련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목회자가 제자훈련에 목숨을 걸지 않기 때문에 제자훈련이 안 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강명옥 전도사는 ‘제자훈련이 목회자 개인의 제자를 기르는 훈련으로 변질되는 경향’에 대한 질문에 “지도자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가 중요하다. 지도자가 먼저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예수님께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제자훈련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실패담을 나눠 달라는 요청에 강 전도사는 “훈련을 양육으로 해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제자훈련을 마치고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약한 자들이 돼 있더라. 하는 수없이 1년 동안 후속 훈련을 진행했다”라고 고백했다.
다시 한 영혼을 향한 열정으로!
참가자들은 강의가 마친 후에도 강사와 큐티 디렉터들에게 개인적으로 질문하는 등 열정과 관심을 내보였다. 이번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신학생 가운데, 제자훈련 동아리 VIP 회장을 맡고 있는 임대영 전도사는 “강의를 통해 제자훈련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하고, 한 영혼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준비와 노력, 갖춰야 할 인성과 덕목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히 모교회인 평택대광교회에서 1기 제자훈련을 받은 어머니를 통해 ‘한 영혼을 제자 삼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임 전도사는 “제자훈련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여전히 하나님께서 놀랍게 역사하시는 것을 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제자훈련 동아리 VIP에서 제자훈련을 본격적으로 배웠다는 김유석 전도사는 강명옥 전도사의 강의가 인상 깊었다고 꼽았다. “강명옥 전도사님의 목회 철학과 영성,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단 한 명의 영혼을 귀히 여기는 마음이 목회의 본질임을 깨달았고, 제자훈련의 방법론이나 기술보다 목회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주성득 전도사 역시 제자훈련 동아리 VIP에서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접했다. 주 전도사는 “강명옥 전도사의 강의에서는 구령의 열정과 초기 제자훈련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해결점들을 알 수 있었고, 박주성 목사의 강의에서는 제자훈련의 전체적인 틀과 교회와 성도들이 나아가야 할 성경적 방향을 듣고 느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단순히 제자훈련의 방법론이 아닌, 앞으로 제자훈련 목회 현장을 일굴 후배들을 향한 격려와 도전이 가득했던 토크 콘서트는 130여 명의 신학생들과 함께했다. 한편 국제제자훈련원의 주최로 오는 5월 10일 광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는 DMI 토크 콘서트 “제자훈련을 말하다”, 5월 18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는 큐티 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