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캠페인 김익겸 기자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산성교회(담임: 최영환 목사)는 장년만 1천 명이 출석하는 교회다. 하지만 전체 교인의 60~70%가 50, 60대인 고령화된 교회이자 어떤 행사든지 적극적인 참여가 없고 생동감이 없는 교회였다. 각종 기도회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성도는 늘 그 얼굴에 그 얼굴이었다. 그런 성도들을 향해 실천하는 신앙을 강조하던 최영환 목사는 교회의 체질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67기 CAL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리고 제자훈련 목회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체질 변화의 일환으로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을 결심했다.
우려반 기대반으로 시작된 캠페인
산성교회는 2006년 10월 진행을 목표로 6개월 전부터 캠페인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40일 캠페인을 진행했던 국내와 미국 교회 홈페이지를 찾아가 캠페인이 진행된 동영상과 각종 자료를 챙겼다. 캠페인을 진행한 교회는 홈페이지에 각종 자료를 잘 구축해 놓았기에 가능했다. 캠페인 동영상은 선교 박람회와 사역 박람회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밑그림을 선명하게 그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3개월 전부터는 교역자와 평신도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40일 캠페인 무료 설명회에 함께 참석해 캠페인에 관한 일체를 공유했다. 그리고 캠페인을 함께 이끌어갈 당회, 중직자, 구역장 등을 대상으로 매주 순차적으로 설명회를 가졌고, 한 달 전부터는 타 교회와 자체 제작한 홍보 동영상을 상영하고 교회 주보의 광고 효과가 가장 좋은면에 40일 캠페인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역자나 평신도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과연 얼마나 참여할지를 걱정했다. 장년만 1천 명이 넘고 주일학교까지 캠페인에 참여시키고자 했지만 ‘잘해야 100명 정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 정도도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당시 산성교회의 모습이 어땠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캠페인 동안 책을 읽어야 하는데 독서는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하나님의 계획이었는지 1년 전 바꾼 구역 공과가 『목적이 이끄는 삶』과 내용이 똑같은 『영적으로 성공하는 인생』이었기에 캠페인은 낯설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조현상도 좋았다. 캠페인 기간 동안 릴레이 금식기도자를 모집했더니 교회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지 한 끼마다 4~5명씩 참여했다.
‘어떻게 이처럼 변할 수 있을까’
막상 뚜껑을 열자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열기가 대단했다. 새벽예배를 중심으로 진행된 40일 캠페인에는 평소 30명 내외가 모이던 시간에 10배 이상이 모여든 것이다. 게다가 교회와 거리가 먼 일산 등지에 사는 성도들은 40일 동안 저녁마다 교회에서 기도하고 잠을 자며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또한 캠페인 기간 동안 문화금식을 선포했는데 열기가 뜨거워지자 골프, 해외여행 등으로 외유가 많던 성도들이 예약한 것들을 취소하며 발길을 되돌렸고, 영화, 공연 등도 자제하며 캠페인에 집중했다. 사회 지도층에 속하는 성도들도 직장에서 직원에게 커피 타주는 것에서부터 집 주변 골목 청소 등 자기 주변을 캠페인 실천사항에 적극 동참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교회 출입이 어려운 와병 환자, 임산부, 수험생 등을 특별 초청해서 함께 기도하고 축복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뇌졸중으로 쓰러져 교회 출석이 어려웠던 중직자가 초대된 날에는 참석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성도들은 예배당에 나올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새삼 확인하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캠페인을 통해 산성교회가 얻은 큰 수확은 성도들의 내적 변화다. 성도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핀 것이다. 평소 찬양을 하면서도 표정이 없고 박수치기에도 인색했던 냉랭한 성도들이 눈물을 흘리며 뜨겁게 찬양하고 기도하기 시작했던 것. 전도주일에는 노방전도를 나갔는데, 열매는 많지 않았지만 노방전도를 반기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낯을 가릴 것 같던 성도들이 ‘왜 그동안 전도를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전환점이 됐다.
“캠페인을 통해 양적 수치로 내세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의도대로 내적 변화가 대단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모두 대단한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참여했던 대부분이 내적인 모습이 바뀌고, 교회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는 최영환 목사뿐 아니라 캠페인을 준비했던 준비위원회와 직접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사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로 보면 전체 교인수에 비해 최대 350여 명이 참여한 40일 캠페인은 실패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산성교회 성도들에게 이 수치는 교회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숫자였다. 또한 캠페인을 통해 풍성한 감동과 은혜를 경험한 성도들에게 이미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평소 예민한 성격이라 잘잘못을 잘 따졌다는 이영삼 장로는 “지금껏 사람의 기준으로 생각했던 일이 많았는데, 캠페인을 하다 보니 불평할 일이 사라졌다”며 “이제는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성도들의 내적 변화는 사역과도 연결됐다. 캠페인 이후 새로운 사역 지원자가 50명 가까이 늘었다. 기존 사역자들도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한 캠페인 이후 첫 공동 사역이었던 김장김치를 담그는 시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성도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교회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연세 많은 분들도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로 자신도, 다른 성도들도 많이 바뀌었다.
공동체 40일 캠페인으로 다시 한 번 도약을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캠페인을 통해 그동안 소그룹이 없었던 남자를 중심으로 소그룹 15개 정도가 추가로 시작됐지만 그리 활발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오픈이었다. 신생 소그룹은 가정 오픈이 어려워 대부분 교회에서 진행됐다.
소그룹을 교회에서 진행하자 개인의 삶을 나누고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도 남자 소그룹은 캠페인 이후에도 최소 월 1회 모임으로라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소그룹은 ‘공동체를 세우는 40일 캠페인’을 통해 다시도전할 예정이다.
산성교회는 교회를 새로 건축해서 입당하는 2008년 말 즈음 ‘공동체 40일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이때는 이미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성도들과 입소문으로만 듣고 참여하지 못한 성도들의 기대가 어우러져 더 큰 동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최영환 목사는 “더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교회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며 “공동체를 세우는 40일 캠페인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 문의(국제제자훈련원 행정팀)
전화 : (02)3489-4202
홈페이지 : www.purposedriven.co.kr
이메일 : 40days@sara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