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리더십

2015년 06월

소그룹 안의 부정적인 말의 때를 벗기기

순장리더십 이혜정 집사_ 천안온누리교회

원고를 부탁받고 지난 10년간 목자로 섬겨 온 날들을 돌아봤다. 부족한 내가 목자로 섬기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어려운 일도 많았음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때마다 주님께서 도와주시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도움받게 하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부정적인 말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다
목자로 섬기던 초반에는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위로해 준답시고 맞장구를 쳐 주고, 또 계속 듣다 보면 그 사람의 말이 맞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같이 부정적으로 말하게 됐다. 원래 사람이란 비판하기 좋아하고 남의 얘기하기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서 남의 얘기, 혹은 부정적인 얘기를 듣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말을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내가 바른말을 하면 상대방이 나를 싫어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신나게 얘기를 들어주고 같이 대화를 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겁고 힘이 들었다. 그리고 내 딴에는 열심히 들어주고 위로해 준다고 했는데, 상대방에게는 전혀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그의 부정적인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는 것을 보게 됐다. 
그렇게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느 순간 깨달았다. ‘아…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그 사람을 위해서 했던 말과 행동이 오히려 그 사람과 공동체에 해가 되는구나.’ 이렇게 깨달은 뒤 하나님께 지혜와 담대함을 달라고 기도했다.

 

부정적인 사람도 변할 수 있다
보통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또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하게 잘 사는데 자신만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비교 의식이 강한 것이다. 그리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에 쉽게 상처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변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를 위해 기도하고 참고 기다려 줄 때 반드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나는 깨달음을 얻은 뒤, 공동체(목장)안에서 부정적인 말이 나올 때 결코 맞장구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 사람을 비판하거나 정죄하지도 않았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을 비판하거나 그들의 잘못을 지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 하지만 너무 인정만 해 주고 칭찬만 해도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리 목장에는 매사에 부정적인 말을 하는 자매가 있었다.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것, 자녀 양육에 너무 지쳐 있고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 등 항상 불평불만이었다. 그래서 그 자매가 불평의 말을 하면 “자매님, 많이 힘드시겠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저 같으면 그렇게 못했을 텐데…. 그래도 남편의 좋은 점도 있잖아요. 남편이 술 안 먹고 담배 안 피고, 교회를 같이 나가진 않아도 못 나가게 반대하지는 않잖아요. 그것만 해도 감사하죠”라고 말하며, 자꾸 남편의 좋은 점을 생각하게 했다. 물론 단번에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그 자매도 “그렇게 생각하니 또 그렇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그리고 나는 목장에서 부정적인 얘기를 절대 하지 않았다. 목자라고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되도록 부정적인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이러저러해서 힘들었는데,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편해지더라’, ‘하나님께서 이렇게 해결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리고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면, 그 얘기가 길어지지 않도록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또 습관이 돼 버린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바꾸도록 도움을 줬다. 예를 들면, “남편하고 싸워서 이렇게 말하고 나왔다”라고 말하면 “속상했겠네. 그런데 그때 이렇게 말하면 감정이 상하지 않고 더 좋지 않았을까? 다음엔 이렇게 얘기해 봐요”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알려 줬다.
그리고 그 자매가 목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따로 만나서 얘기를 들어주고, 어느 정도 친분이 생기자 목장 분위기를 위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자매에게 특별한 미션을 준 셈이다. 그랬더니 부정적이었던 자매가 점점 긍정적인 말을 하게 되고 목장 분위기도 좋아졌다. 뿐만 아니라 자매의 남편도 점점 변화돼 갔다. 지금은 남편도 집사님이 돼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하며, 교회에 덕을 세워 나가고 있다.
사실 나도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천안온누리교회에서 말씀으로 훈련과 양육을 받으며, 말씀에 반응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때가 벗겨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기도와 사랑으로 참고 기다려 준 분들이 계심에 감사드린다. 힘들고 긴 싸움이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예수님의 제자의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확신한다. “수고하는 순장 여러분, 힘을 내십시오. 우리에게 맡겨진 영혼 하나하나가 천국에서 받을 우리의 면류관임을 확신하며….”

 

 

이혜정 집사는 2004년 천안온누리교회에 등록했으며, 일대일양육, 성장반, 제자훈련, 중보기도학교를 수료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목자로 섬기며, 현재 주일예배 반주와 바나바 사역자, 일대일 양육자로도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