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생간증 임창숙 집사_ 수원제일교회
사역훈련의 마지막 날은 시원섭섭하고 부담 백배가 느껴진 날이었다. 제자훈련과 사역훈련 기간 동안 총 2년을 함께한 목사님, 집사님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엔 섭섭했고, 이제 숙제 끝이란 생각엔 시원했다. 그다음부터 내게 주어질 교회 사역을 생각하니 부담이 됐다. 그리고 그 모든 생각과 감정을 넘어 이제까지 훈련받은 과정들이 하나님의 은혜이며 세심하게 살펴 주시고 인도해 주신 덕분임을 고백한다.
잘못된 겸손으로 훈련을 피하던 자
사역훈련을 받기 전에는 여러 가지 부담감으로 그만둘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제자훈련에 이어서 사역훈련에 들어가려고 교재를 살펴보니, 훈련을 마친 후에 열심을 넘어 특심으로 교회를 섬겨야 하는 내용이 있었다.
또한 평신도 지도자로서 소그룹을 인도할 때에 말씀 사역을 맡게 될 텐데, 이와 같은 말씀 사역을 내가 감히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무거운 짐처럼 눌렸다. 혹여나 내가 성경 말씀을 삶에 적용할 때 잘못 전달하거나, 부족한 표현으로 돌봐야 할 영혼에게 상처를 주진 않을까 염려됐다.
지난 훈련 시간 동안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이 죽어 가던 영혼, 병들었던 영혼을 새롭게 하시는 것과 가난한 영혼이 하늘의 부요함을 맛보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을 경험했기에 더 부담이 컸던 것 같다. 또 혹시 아직도 부족한 주님의 신실한 제자답게 낮은 자리에서 섬기지 못하고 거만한 마음을 갖게 되지는 않을지 떨리기도 했다. 평소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내 성격의 연약함도 발목을 붙잡았다.
하나님의 이끄심과 인도하심에 순복한 자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내가 기도할 때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렇게 인간적인 부담감은 내려놓고, 말씀에 순종하는 자세로 사역훈련에 임했다. 은혜로 이끌어 주신 덕분에 사역훈련 모임의 모든 시간은 매번 은혜와 감사가 넘쳤으며 나도 모르게 훈련 모임이 있는 매주 목요일을 기다렸다.
훈련 모임 때마다 오늘은 어떤 영의 양식을 먹고 돌아오게 될까 설레기도 했다. 성경 말씀을 통해 교회에 세워져야 할 리더십이 무엇인지, 특히 성령 충만함을 입어 예수님을 닮은 인격을 가지고 나만의 은사로 어떻게 봉사하고 섬겨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제자훈련에 이어 계속해서 경건의 습관을 다져가며 성경을 읽으니 말씀의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을 다시 정리하고 새겨 볼 수 있는 것도 감사했다. 성경 말씀의 지식이 부족하던 내 눈이 밝아지는 시간이었다.
섬기러 오신 주님의 겸손을 배운 자
사역훈련의 과정들은 나를 더 낮아지고 겸손하게 했으며, 모난 부분들을 세심하게 다듬어 주시는 주님의 손길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님께서 지극히 낮은 자리에 임하셔서 수치과 고난을 감당하시고, 십자가의 귀한 피로 죄인인 나를 구원하신 것을 묵상하며 나눌수록 나 역시 주님처럼 낮아져 섬기고 싶어졌다.
또한 사역훈련을 통해 수원제일교회의 방향성과 담임목사님의 목회철학을 알게 되고 공감하게 됐다. 섬김의 마음의 자세가 처음부터 완전히 바뀐 것이다.
훈련을 받던 중 다락방 인도 실습 과제를 하게 됐다. 순장반에 참여해 교재에 대한 강의와 메시지를 듣는데, 주일예배와 금요배때 느끼지 못하던 또 다른 은혜를 받고 누리는 것 같아 너무 좋았다. 물론 다락방 인도에 대한 부담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다락방 인도 실습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실습이 끝난 후 한 권사님께서 칭찬과 함께 은혜가 가득했다는 격려를 해 주셨다.
그런데 갑자기 하나님께서 마음에 찔림을 주셨다. 다락방 교재를 통해 여호수아서 말씀으로 ‘절대 순종’에 대해 전했는데, 말씀을 전한 너는 절대 순종과 믿음으로 살고 있느냐는 음성을 주셨다. 그저 교재를 전하는 데 급급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먼저 은혜를 받고 깨져야 하는데 입술로만 전한 것을 깨닫고 회개했다. 말씀대로 살고 전하는 자가 돼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 주 금요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남편에게 선포했다. 다음 해에 교회에서 어떤 사역을 맡게 되든지 순종하겠다고 다짐했다. 받은 은혜를 쏟아버리지 않는 삶을 살기로 결단했기 때문이다.
십자가 은혜를 사명의 동력으로 삼는 자
지난 2년간의 훈련에서 가장 내게 남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율법의 완성을 이루셨고, 죄인인 나를 제자 삼으시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사명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 것이다. 일상에서 복음을 전하는 삶이 되도록, 또 예수님의 사랑을 닮아 가도록 더욱더 노력하고,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훈련시켜 주신 목사님과 동역자들을 부끄럽게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매일 순종의 삶에 도전해 본다.
사역훈련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이 배움에서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제자도를 실천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실제 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주님께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고 섬기러 오셨다고 하신 것을 기억하며 나아간다.
그러면서 중보기도를 통해 사랑하는 수원제일교회의 성도들 가운데 너무 힘들어 울 수도 없는 힘든 성도님들을 위해 기도하고, 대신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함께 울어 주는 눈물의 기도 동역에 힘쓰고 있다. 주님께서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함께 나누도록 날마다 은혜를 더해 주신다. 앞으로도 모든 과정에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하실 하나님께 오직 믿음과 순종으로 나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