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생간증

2014년 07월

고난을 위해 준비된 제자훈련

수료생간증 고효정 집사_ 화평교회

아파트 담벼락에 빨간 장미가 피어 있다. 바쁜 출근길이지만 그냥 지나치지 않고 향기를 맡아본다. 어쩌면 내년에는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꽃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한다. 그렇다. 나는 암환자다. 꼭 작년 이맘때에 의사는 내게 “당신 몸속에 암이 있다”며 발가락의 무좀에 대해 말하듯이 무심하게 얘기했었다.
나는 화평교회에서 남편을 만났고 아이를 낳았다. 가정을 꾸린 후의 가장 큰 변화는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식의 변화였고, 제자훈련의 시작도 이 변화의 연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버트 테일러의 잘생긴 얼굴이 떠올라 <쿼바디스>라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그 영화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로마 광장에서 십자가형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다면 예수님을 위해 저렇게 죽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몰라. 며칠만 고생하면 되잖아. 아니야, 우리 보영이를 키워야 해서 안 될 거야….’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의 마음은 혹독하리만치 비참했다. 통제할 수 없이 날아가는 생각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듯한 절망감, 하나님과 분리된 것 같은 고독감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는 제자훈련을 통해 삼위일체의 하나님과 십자가 사랑에 젖어 있을 때였는데,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제자훈련을 병행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제자훈련은 독한(?) 목사님과 전우애로 뭉친 제자반 동기들의 배려로 암센터와 우리 집 거실에서까지...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14년 07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