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큐티

2017년 09월

느낀 점 쓰기 훈련

훈련큐티 박희원 목사_ 큐티연구소

D형 큐티는 내용관찰, 연구와 묵상, 느낀 점, 결단과 적용이라는 네 부분으로 나뉜다. 그러나 태도라는 기준에서 보면,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다뤘던 내용관찰과 연구와 묵상은 객관적 태도를 가지고 해야 할 부분이다. 그것이 잘됐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설득력이다.
그에 비해 느낀 점과 결단과 적용 단계에서는 주관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 즉 ‘내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앞에서는 성경을 관찰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려 했다면, 이제는 묵상하는 자신의 삶을 관찰하고,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단, 이는 어디까지나 앞에서 묵상한 성경의 메시지에 비춰 관찰하고, 숙고하는 과정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할 때 묵상자의 삶이 성경 메시지에 의해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


느낀 점, 큐티의 핵심
느낀 점은 큐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디사이플> 3월호에 소개한 ‘큐티분류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표에서는 A, B, C, D의 네 가지 형태로 큐티를 분류하는데, 이 네 가지 형태의 큐티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느낀 점이다.
만약 큐티훈련을 ‘위에서 아래로’ 즉 A형에서 D형으로 훈련하고 있다면, 훈련생은 느낀 점만 네 번을 써 보게 된다. 그냥 성경을 읽기만 한 상태에서 느낀 점을 쓰는 A형의 느낀 점과 성경을 관찰한 후에 쓰는 B형의 느낀 점은 분명 그 깊이가 다르다. 이렇게 A형에서 D형으로 진행해 가다 보면 느낀 점의 내용이 더욱 풍성해지기에, 결국 느낀 점의 발전이 곧 묵상과 성찰, 큐티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느낀 점 쓰기, 훈련이 필요
느낀 점이란 앞서 이뤄진 내용관찰과 연구와 묵상을 통해 깨달은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반응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적는 것이다. 평소에 일기를 쓰며 자신을 성찰해 온 사람이라면 느낀 점 쓰기는 특별히 훈련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일기는 오늘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고, 큐티의 느낀 점은 성경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다.
보통 일기는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내용이 그 주축이 되게 마련이고, 큐티의 느낀 점은 성경의 메시지를 살펴보고 반성(회개)하는 내용이 주축이 된다. 무엇을 바탕으로 하느냐가 다를 뿐, 어떤 변하지 않는 사실(과거, 성경)을 기초로 해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쓴다는 점에서 일기와 느낀 점은 그 성격이 동일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성도가 어쩌면 대부분의 성도들이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일기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쓰기’를 그만둔다.
직업상 무엇인가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을 주제로 하는 글을 쓰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생들에게 ‘느낀 점은 그냥 여러분들 자신에 대해서 자유롭게 쓰시면 됩니다’라며 맡겨 놓을 수만은 없다. 훈련생들 중에는 ‘글쓰기 교실’과 같은 기초적인 지침이 필요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동기 부여, 기록의 중요성
느낀 점 쓰기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훈련생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록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글쓰기를 싫어한다.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 담긴 글을 쓰는 데에 큰 부담감을 갖는다. 매일 큐티를 해 왔다는 훈련생들 중에서도 그저 성경 본문과 그에 대한 해설을 읽고 수긍한 후 간단한 기도를 하는 것이 큐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다. 말씀을 읽고 묵상했으면 됐지, 그것을 왜 굳이 문자로 남겨야 하는가라는 의구심을 품은 사람도 상당수일 것이다.
그러나 문자로 남기는 것과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문자로 남겨 두지 않은 결심은 금방 잊히고, 단지 생각만으로 한 아침 묵상은 정오만 돼도 흔적 없이 사라진다. 묵상을 할 때에는 반드시 펜을 들고 글로 써야 한다, 어떤 생각이나 묵상을 문자화할 수 없다면, 그것은 별 가치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느낀 점 쓰기의 지침
느낀 점 쓰기를 어려워하는 훈련생들에게는 몇 가지 지침을 주고, 그에 따라 연습해 보게 하는 것이 좋다. 우선 ‘나’를 주어로 한 문장을 쓰게 한다. 이때 배우자나 가족, 친지, 동료 등을 주어로 해서는 안 되며, 무조건 ‘나’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해야 한다.
‘나는’이라고 종이에 써 놓고는 다음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훈련생도 있을 수 있다. 그들에게는 내용관찰과 연구와 묵상을 다시 한 번 보라고 하고, 그것을 보고 떠오르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거리, 감사의 제목, 회개해야 할 잘못은 없는지 생각해 본 후, 그것에 대해 부담 없이 써 볼 것을 권해야 한다.
이처럼 찬양, 감사, 회개의 제목을 짧은 문장으로 쓰면, 그것이 ‘주제문’(Topic Sentence)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이후 써야 할 내용들이 이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주제문을 처음에 쓰는 두괄식 문단 쓰기를 연습하다 보면 쉽게 자신의 묵상을 써 내려갈 수 있게 된다.
쓰다보면 아무래도 찬양이나 감사의 제목보다는 회개의 내용이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회개야말로 삶의 변화를 일으키기에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말씀에 비춰 자신이 그에 걸맞지 않게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써 볼 때, 무엇을 결단하고 적용해야 할지를 찾기가 훨씬 쉬워진다.

D형 큐티의 네 단계는 모두 의미가 있지만, 느낀 점을 쓸 때야말로 큐티가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이라는 의식을 갖게 된다. 느낀 점을 쓰면서 큐티가 진정 하나님과의 교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간증도 상당히 많다. 느낀 점 쓰기 훈련을 한 후에는 자신이 쓴 내용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훈련 시간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