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행전

2006년 04월

세족식 - 남편의 발을 닦으며 예수님의 사랑을 느낀다

전도행전 디사이플

예수님의 낮아짐을 보면서 가족들을 위해서 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섬길 것인가 고민하게 됐다. 특별히 제자훈련 시간에 ‘세족식’을 꼭 하라는 과제를 받고, 의문과 교만한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작년 제자반 때 내 발을 안 씻겨 줬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물어 보니 숙제가 있었다고 말한다. 은근히 얄미운 생각이 들었다. 남자의 자존심이랄까, 너무 미안한 게 많아 오히려 쑥스러웠을 것이다 하고 짐작했다.
난 가끔 남편에게 이런 농담을 한다. 난 평생 베풀 사랑 다 주었고, 인제부터는 받을 거밖에 없다고 말이다. 이 정도면 잘 섬기는 편이지, 더 이상 어떻게 섬기냐고 말이다. 그런데 발을 씻기면서 오히려 내 마음에 감동의 물결이 일더니 주 안에서 지나간 8년의 은혜가 밀려왔다.
택할 만한 가치도 없었고, 택해서 영광 받으실 일도 전혀 없는 나를 기꺼이 찾아오시고 삶의 위기 때마다 말씀으로 찬양으로 기도로 붙드시며, 내 영혼을 내 발을 씻기시고 또 씻기신 주님의 사랑이 밀려왔다. 그 사랑은 결국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범사가 형통하기를 간구하시는 주님을 알게 하셨고, 나에게 허락된 모든 것이 다 주님께서 준비하신 나를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라고 믿고 감사하게 하신 주님이셨다.
남편이 나에게 해 준 거에 비해서 잘 섬기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님이 낮아지셔서 나를 만나 주신 그 사랑을 얼마나 마음 깊이 진심으로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나의 가장 필요한 낮아짐, 섬김은 무엇일까? 남편에게도 아들에게도 100% 믿어 주는 것이란 마음이 들었다.
남편 뒤에 서 계신, 아들 뒤에 서 계신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다림질을 잘해 주고 반찬을 잘해 준들  믿지 못하여 걱정하고 잔소리하고 신경질 내고 원망하고 한숨을 쉬며 소망을 잃는다면 무슨 진정한섬김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지금 당장 보이진 않지만 끝까지 믿어 주시는 신실하신 주님 때문에 결국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긍정적인 말들을 주고받는 것이다.
나는 남편이 나에게 지어 준 ‘곰자’라는 별명을 좋아한다. 단순하고 무식하게 믿는다고 지어준 별명. 나는 ‘곰자’를 사랑한다. 다시 한 번 결심하기를 꿈에서라도 나는 과거를 돌아보며 남편의 실패를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주님께서 이루실 소망도 절대로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만 인정하고 바라볼 것이다. 남편과 아들을 응원하고 또 응원할 것이다. 주님께서 나를 응원해 주신 것처럼 말이다. “여호와께서 이틀 후에 우리를 살리시며 제 삼 일에 우리를 일으키시리니 그 앞에서 살리라”(호6:2).
나는 남편에게 발을 다 닦고 ‘뭐 섬겼으면 좋겠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화장대 정리 좀 하고, 침대 커버 좀 바꾸었으면 좋겠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쯤이야! 오우 케이”라고 씽긋 웃어 주었다.

 

Comment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을 섬기면서 이전보다 더 큰 사랑과 감사가 샘솟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제자훈련을 통해 예수님을 닮고자 힘쓸 때 내 주위의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됩니다. 오늘 남편의 발을 씻어주시는 그 사랑이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기도합니다. 사랑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섬길수록 더 큰 사랑이 샘솟으니 말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