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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이야기 김우주 사모_ 대구 성덕교회
교회 테두리 안에서 자라다
초등학교 때인지 아니면 더 어릴 때였는지, 나는 경북 예안에서 목회하시던 외할아버지 교회에서 방학을 자주 보내곤 했다. 외할아버지의 교회에는 장애인 성도님들이 많이 계셨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장애인 특수목회를 하셨던 것 같다.
앞을 보지 못하는 나이 지긋한 분이 새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풍금을 치셨다. 또 뭉툭한 하반신을 검은 고무 밴드로 칭칭 감은 어떤 분은 반쪽짜리 여행용 캐리어에 몸을 담그고 두 팔로 땅을 노젓듯 하며 열심히 예배당 언덕을 올라오시던 모습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제 외조부모님 모두 천국에 가셨지만 어린 외손녀를 예뻐해 주시며 어디든 데리고 다니셨던 두 분의 기도로 지금 사모의 길을 감사함으로 걸어가고 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어머니가 비교적 큰 교회였던 모 교회를 떠나 작고 어려운 교회에서 반주자로 섬기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셨다. 이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신앙생활 하면서 믿음이 자라길 원하신 어머니의 큰 그림이었다. 나는 내심 부모님 눈 밖에서 자유롭게 교회에 다니고자 하는 마음에 순종했다. 같은 시기에 총신대학교 새내기였던 남편은 선배에게 붙들려(?) 전도사로 부임했고, 그렇게 지하의 작은 개척 교회에서 우리 부부는 만났다.